사위는 손님이니 이제 몸 조심 해야하나봐요.

뭐라고2019.07.16
조회998
여동생이랑 제부는 씨씨였어요.
제부는 여동생, 그러니까 사돈댁 처녀랑 아주 큰집에 자취했어요.
다들 학생이고 자취하는 애들이라 항상 돈이 좀 부족하죠.
그래서 돈 버는 제가..사돈댁 처녀나 여동생이 학식 질렸다하면 맛있는거 사주곤 했어요.
밥고나면 애들학교 근처 제부 집에 가서 (둘이사는 집이 여동생 집보다 훨씬 넓어서 거기가 아지트가 됨) 방바닥에 퍼져서 과일 깍아먹곤 했죠.
(자취하는 애들은 과일사주면 감동하죠)

여동생이 수업이 늦어지면 전 제부집에 가서 제부랑 같이 여동생을 기다리곤 했어요.
다 같이 밥먹으려고..
사돈댁 처녀가 없고 제부만 있으면 제부는 게임을 하고, 전 방바닥에서 퍼져서 졸면서 여동생을 기다리곤 했죠.
우리는 둘다 말도 안 섞고 조용히 각자 할일 하면서 여동생 기다림.
그게 어색해서가 아니고 ㅡㅡ 정말 너무 편해서 ㅡㅡ 말할 필요를 못 느껴서 그런거임 ㅡㅡ
사실 대학생 제부랑 제가 뭔 할말이 있겠어요.
사돈댁 처녀는 조금 신경이 쓰였지만 솔직히 제부는 너무 남동생같아서 ..긴장이 일그렘도 안돼서...
그러다가 동생이 오면 둘이 너무 편안하게 각자할일을 하고 있어서 여동생이..정말 현실 남매 같다고 했죠.

간단히 추리자면 제부는 저한테 진짜 남동생만큼 너무 편한 존재였어요.
제부가 결혼식장에서 저 못 알아보더라고요.
화장해서 ㅡㅡ
그정도로 저는 맨날 추레한 모습만 보여줬죠.

그러다가 여동생이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 갔다와서 부모님 집에 왔어요.
제가 마침 엄마집에 내려가 있었요 (부모님 지방에 계심)
엄마랑 열심히 상다리 휘어지게 차려주고..
신혼부부가 설거지하는거 뿌듯하게 지켜보고 분위기 좋았죠.

다음날 아침에 전 태고적 모습 그대로 ..할머니가 두고간 몸빼에 티입고 세수도 안 하고 소파에 발라당 널부라져서 신문 펼쳐서 보고 있었어요.
엄마한테 혼났어요 ㅎ
손님 와있는데 그게 뭐냐고.
제가..'에에~ ㅇㅇ 가 절 얼마나 많이 봤는데요'
엄마가 그래도 결혼했으니 이제 다르다고 손님이라고 생각해야한다고 했죠.

뭐..일어나서 세수하고 좀 덜 추레한걸로 갈아입었죠.

사위는 백년손님이라더니...아무리 오래 봤어도 제부가된 지금 긴장좀 하고 살아야하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