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은 있을까

2년2019.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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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 연애는23살 겨울 2월3일에 시작했다.
나름 연애를 하게 되면, 다른 여자랑은 절대 연락하면 안되며,
여자친구가 걱정하기 전에 항상 연락해줘야지 라는 가치관정도는 가지고 있는 나였지만, 이건 내가봐도 엄청 잘해준다 싶을 정도로 잘했다.
하루죙일 지겨울법도 한데 맛있는거 먹으면 공주가 좋아하겠다. 여기 같이가면 좋아하겠다. 이옷 참 잘어울리겠다. 꽃이 예쁘다고 생각들면 공주도 이뻐하겠다... 그땐 너무 좋았다. 이쁘고 너무 사랑스러웠다.

갑작스레 꽤나 먼 장거리가 되어서 붙잡고 싶었지만, 내가 멍청했던건지... 그 친구의 인생이 더 중요하고, 그 친구가 잘 되야 나도 잘되고 서로 좋지 라는 생각에 가지마라면 안간다는 그친구의 말을 부정하고, 웃으며 멀어도 우리가 서로 믿고 잘하면 된다고 보내주었다.

두어달 너무 이뻤다. 우린 누구보다 아름다웠다. 비록 자주봐도 한달에 세번이고, 매 데이트마다 교통비며 숙박비며 만만치않은 비용과 시간이었지만 가끔 보는탓에 더 애틋했다. 그래서 더 매순간이 그 친구생각뿐이었다. 밤마다 영통하며 하루를 공유하고, 같이 게임도 하고, 참 좋았다.

장거리인 탓에 우린 매 데이트마다 새로운 곳을 갔다. 남들이 기념일겸 가는 여행을 우린 매 데이트마다 했다. 대구의 동성로, 서울의 롯데월드, 용인의 에버랜드, 경기도, 김해, 해운대, 광안리... 매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5월5일 어린이날 연휴 목금토일 이라는 4일의 연휴가 생겨 나는 들떠있었다. 사실 수요일 하루 몸이 안좋대서 연락이 잘 안된탓에 몸 안좋으면 내가 올라갈까.. 싶기도 했지만 숙박도 다 예약하고, 100일 되기 7일전이었던 날이었고, 장유에서 놀고 거제도로 갈 계획이라 그 친구가 왔다. 그 친구가 4일전에 어렴풋이 얘기했던 바나나빵? 먹고싶다는걸 사들고 부산에 데리러갔다. 너무 좋았고, 그냥 4일동안 볼 수 있는게 너무 좋았다.

장유로 가서 술도 한잔하고, 방에서 티비보며 얘기하고..
다 좋았다. 내가 그 친구의 폰을 보기전까진 다 좋았다. 한번도 본적 없던 폰이 왜 보고싶던지 봤다
이게 왠걸? 10년지기 남사친이자 중고딩때 두번이나 사겼었던, 내가 싫다해서 연락안한다던 그 남사친이랑 연락을 하네..? 뭐지 싶어서 내용을 보니 그 남사친이 사랑해 라고 하고, 나를 욕하네? 공익이면 장애인 아니냐고..? 근데 왜 내 여자친구는 아무 반응이 없지?.. 내가 통풍말곤 건강하다는걸 뻔히 아는 내가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

어라 근데 또 이상한 카톡이 있네. 이게 왠걸... 월요일마다 학교가 멀어 친구네 자취방에 잔다더니 과 남자선배네 자취방이네..?
엥 근데 그자랑 잤네. 그리고 몸 안좋다던 그날 그 남자한테 고백받고는 나랑 그남자를 신명나게 비교했네. 뭐라더라... 그 남자가 집이 더 잘산다나.. 성격이 어쨌다나... 난 잘해준 죄밖에 없는데 그렇게 됐네

죄라면 죄인건 맞지 싶다. 그 후 헤어지는 과정에서 병신처럼 매달리고, 참 구질구질했다. 난 참 병신같았지. 너무나 사랑했고 믿었던 여자한테 살면서 가장 큰 상처와 배신을 동시에 받은탓에 그냥 정신이 나갔었지 뭐야.. 그대로 차단박히고는 두어달을 폐인처럼 살며, 안피던 담배도 물게 되더라.

하루일과는 새벽5시에 일어나서 울다가 7시에 나가서 할것도 없는데 그냥 울고 출근해서 울고 6시퇴근하자마자 집에서 씻고 나가서 그냥 뛰었다. 죽을듯이 뛰어버리니깐 생각이 안나고, 이상태로 집가면 지쳐서 자겠지 싶었다. 평소엔 없던 체력이 그때는 왜그리 쌔지던지 3시간을 뛰어도 잠이 안와 9시에 혼자 편의점을 가서 추파춥스에 소주세병 까버리고 집오면 11시. 또 잠이 안와.. 수면유도제먹고 잠들고 일어나면 또5시...

밥을 넘기면 바로 토해버려서 먹지도 않았더니 10키로가 빠지네.. 그와중에 전 여자친구는 잔 남자와 연애중을 올리네 나한테는 아빠가 뭐라한다고 안올리던 그 연애중을 보란듯이 올리네. 하하... 그날로 담배 물었지. 한모금 들이마시면 어지러워서 한5분 멍해지는 그 순간은 아무생각이 안나니깐...

이러고 나니 다음 연애도 다다음 연애도 그닥 감흥이 없다.
그 친구가 바람핀 이유는 내가 모자라서, 혹은 너무 잘해줘서 라고 생각되고 나니 잘해주기도 싫고, 나 좋다는 사람 구태여 찾고싶지도 않다.

2년이나 지났지만 상처는 여전한데 화가 나는건, 주변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얘기로 힘들어하면 난 그 친구와의 얘기를 예로든다는 것이다. 사랑했던건 맞으니깐, 그래서 더 슬프다.
사랑했던 사람에게 상처라.... 울적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