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제 잘못일까요..?

내가왜그랬을까2020.09.16
조회13,256
+추가글

안녕하세요!
글 쓰고 나서 잊고 지냈는데 많은 분들이 댓글 달아주시고 베댓도 생겼네요!
제 사연에 시간 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ㅜㅠ

몇가지 변명도 하고 싶고 댓글 보고 추가로 적어보고 싶습니다.

사람마다 다 각기 사는 모습이 달라 의견도 다를 수 있으니 싸우시지 마세요ㅜㅠ 흡..

변명부터 좀 해보겠습니다.
1. 쓰니가 식사준비하고 애쓴건 맞지만 남편도 숙소 예약 했으니 분담한거 아니냐
저희 남편이 여행 굉장히 좋아합니다. 평상시에는 1년에 2번 해외여행 1달에 1번 국내여행 갈 정도입니다.
물론 저도 놀러다니는거 좋아합니다. 그런데 애기 생기고 나서는 애기 짐 챙기고 이유식이며 먹을거리 다 챙겨서 다니는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출발하기 전에 에너지가 다 빠져나간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열심히 다녔습니다. 큰애가 여행 가는걸 좋아하더라고요. ^^ 애기가 좋아하는 모습 보고, 다녀와서 이렇고 저렇고 얘기 하는게 예뻐서 힘들어도 또 가게 됩니다.
본문에 썼던 예는 가장 최근에 있었던 일인데, 여행가고싶어진 남편이 회사 콘도 예약 가능한 곳을 쭉 뽑아와서 보여주더라고요.
장소(숙소)는 제가 정했고 날짜는 남편이 회사 업무에 지장 없는날로 자기가 골랐습니다. 저야 휴직중이니 아무때나 괜찮으니까요.
맞습니다. 예약은 남편이 했습니다. 회사 콘도니 제가 할수가 없어요.
그냥 저도 따라다니기만 하고 밥 좀 한거 가지고 생색내는게 아니라고 변명해 보는거에요.ㅜㅠ

2.카톡으로 의견 내지 말아라
저희 애들이 좀 늦게 자는 편이에요.
큰애는 10시반-11시 사이에 자고 일어나는 시간은 8시 20분 쯤입니다.
작은애는 10개월인데 누나 먼저 재운다음에 제가 재웁니다.
둘 재우고 거실 나와보면 남편은 작은방 들어가서 불끄고 자고 있어요.
(출근해야 되니까 푹 자라고 각방 씁니다. 큰애 어릴때도 이렇게 했어요.)
남편이 안대쓰고 귀마개끼고 잡니다.
이러니 얘기할 시간이 없어요.
큰애가 6살이라 말귀 다 알아듣고 끼고 싶어해서 애 듣는데서는 이야기 하기가 좀 그렇더라고요.
그래도 앞으로는 가급적 얼굴 보고 이야기 하려고 노력해보겠습니다.

3. 제가 제일 속상한게 있어요.
남편이 저한테만 그러면 되는데 애기한테도 그래요.ㅜㅠ
딸:아빠 우리 책보자 이거 보자
남:공놀이 할까? (공차면서 티비 봄)
이런식이에요..
큰애가 말도 잘하도 상냥한 성격이라 놀아주는게 어렵지 않거든요. 그냥 애기가 하는 얘기 들어주고 하자는대로 하면 되는데 그게 어려운지..
딸:아빠 이거 봐라 나 이거 한다~
남:...
딸:아빠 나 이제 이거 할줄 안다~
남:...(티비 채널 고르는중)
제가 대체 왜 그러냐고 했더니 자기가 봤는데 아직 보여줄게 준비가 안됐길래 기다리며 티비 좀 본거래요.. 과정까지 보면서 격려해주는게 부모 아닌가요?ㅜㅠ
이러니까 제가 너무 속상해요.
남편은 애 앞에서 제가 자기를 무시하니까 애도 자기를 막 대한다고 하는데..
전 다섯번 정도 참고 얘기하거나, 너무 좋지 못한 상황에만 개입하려고 하는건데 그걸 모르네요.
그리고 남편때문에 애가 속상해 하면 재울때 제가 다 풀어줘요..
아까 많이 속상했지? 아빠는 ~~해서 그런걸거야 아빠가 %%이 얼마나 사랑하는데~ 하면서 아빠얘기 좋게 해주고 칭찬도 해요..
이런 노력이 허무해지기만 합니다.

애 낳고 살면 같이 고생하며 더 끈끈해 진다는데 저는 그냥 하숙생이나 룸메 하나 끼고 사는 기분이 들어요.
더 슬픈건 남편도 그렇게 대해주면 더 편하고 좋다고 느낄 것 같다는 점입니다. ㅜㅠ
잔소리 안하고 밥이나 차려주고 그럼 만족스럽고 행복하겠죠?

저랑 비슷하다고 하시는 분들 댓글 보니 마음이 아프네요..ㅜㅠ 뭐라고 위로를 해드려야 할지..

결혼은 안하는게 답인가 싶다가도 잘 사는 친구들 보면.. 그냥 내가 잘 못 고른거구나 싶어요!
모든 남편이 다 이런건 아닐거에요!
혹시 미혼이신 분이 이 글을 읽고 결혼 생각을 접거나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부디 좋은 남자 잘 고르시길 빕니다.

코로나 시국에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재밌을것도 없는 사연에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하 본문-

안녕하세요.
마음이 허하고 어디부터 문제인지 답답해서 글 올려봅니다.
많은 분들 이야기가 들어보고 싶어서요.
긴 글이 되겠지만 내 친구다 생각하고 댓글 부탁 드립니다.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보는게 좋겠지만, 우선 제 입장을 적어볼게요.
미리 감사합니다.

저는 30대 중반 남편은 40대 초반으로, 6살 2살 된 남매 키우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육아휴직중이며 내년 1월에 복직합니다.
첫째때도 16개월 휴직하고 복직했습니다.
큰애는 남편이 등하원합니다.

연애 2년됐을때 결혼 이야기가 오가기 시작했고 결혼식 올릴때가 3년 됐을때입니다.

저희는 대학 동문인데, 제가 갓 졸업했을때 우연한 모임 자리에서 처음 보게 되었고, 남편이 호감을 표시해서 만남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우직하고 듬직해 보이는 면이 저도 맘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당시 구직 중이던 저에게 이미 사회 생활을 하고 있는 선배의 모습에 끌렸던 면도 있습니다.
연애할때는 다정하다 느꼈고, 성격이 안맞는다 느낀적이 별로 없었던것 같은데, 결혼하고 나서 제가 미처 몰랐던 성격이 있었구나 놀라게 되고 배신감 내지는 속은 기분까지 느껴졌습니다.

최근 있었던 몇 가지 일화입니다.

1. 고마움을 표현할때 꼭 자기의 노고를 끼워 넣는 대화 습관
저도 사람이라, 종종 제가 식사나 가족 행사 준비할때, 고맙다 잘했다 좋다 이런 얘기 듣고 싶은데, 하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간혹 "내 덕에 잘 먹지? 준비하느라 힘들었어~" 이런 얘기를 하면 남편은 "ㅎㅎ 그래, 내가 숙소 예약을 잘한 덕분이지" 이런식으로 받아쳐서 맥빠지게 합니다.
"아내 잘 얻었지?" 하면 "우리 서로 잘 만난거지." 이런식입니다...ㅜㅠ
그래서 제가 가끔 기분 좀 맞춰주려 "맞아 내가 남편을 잘 얻어서 이런데도 와봤네^^" 하면 돌아오는 얘기 없이 그냥 가만히 있습니다.
아! 얼마전엔 큰애가 엄마아빠는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 궁금해 해서, "아빠가 엄마 좋아한다고 자꾸 만나자고 하더라? 그래서 만났지~^^" 했더니 "ㅎㅎ서로 좋아한거지~" 이러더라고요..
갑자기 옛날일도 생각나네요!
남편의 이종사촌 형이 저 새댁때 본인의 친가 외가 통틀어서 제수씨 중에 제일 미인이라고 칭찬을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는데, 나중에 둘이 있을때 이 얘기를 했더니, "그렇지~ 키 말고는 뭐.. "이러더라고요.. 제 키가 160입니다. 남편은 172인가 그렇고요.
그때는 그냥 넘겼는데.. 생각할수록 섭섭했습니다.
온전한 칭찬이나 감사의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것 같아요ㅜㅠ

2. 자기 방어적인 태도, (내 기준에는 너무 심한)자기애
얼마전에 남편이 젖은 발로 돌아다니다 흘린 물을 큰애가 밟아서 넘어진 일이 있었습니다.
애가 머리를 문 틀에 찧는 바람에 머리에 혹이 나고, 꿰맬 정도는 아니지만 조금 터져서 피가 났습니다.
저는 넘어지는 소리에 놀라서 바로 뛰어갔고 바닥에 물이 있는걸 보고 "여기 물!"이라고 남편한테 말했는데, 남편은 "왜 나한테 화를 내!"라고 하는데..
머리가 멍해지면서 어떻게 저런 반응이 나올수 있는지 제 머리로는 이해가 안돼 마음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 일로 더 얘기해봤는데, 남편 말로는 자기가 일부러 그런것도 아니고 애가 다친줄도 몰랐는데 제가 본인을 나무라서 기분이 나빴다고 합니다. 나쁜 일이 생기면 제가 늘 자기 탓을 한다고 합니다.
애가 꽝 소리를 내면서 넘어졌고 자기도 근처에 있었으면서 모르는게 말이 안되고, 이런 상황에서 웃으면서 상냥하게 얘기를 해야되냐고 했더니, 그건 아니지만 언제나 자기한테 신경질적이라고 제 탓을 하더라고요..
저도 알아요 일부러 물 흘린거 아니라는걸.. 저도 부주의하게 애기 다치게 할 수 있는걸요.
하지만 이 상황에서 저런 남편 반응이 일반적인가요?
제가 아직 결혼을 한번 밖에 못해봐서.. 다른 댁 남자분들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3. 대화 단절
이게 제일 큰 문제 같아요.
섭섭했던 일이나 매듭지고 싶은일이 있으면 카톡으로 남겨놓고는 하는데, 카톡 주고 받으면 싸움이 커질때도 있고 사과 받을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집에서 만났을때, 입을 꾹 닫아요.
그럼 저는..아까는 미안하다고 해놓고 아직 불만이 남았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회사에서 무슨일이 있었나 혼란해집니다.
제가 바라는 건, 그럴 때 일수록 귀가해서 밝은 분위기로 대화도 좀 하고.. 그러고 싶은데 굳은 표정으로 있는 남편을 보면.. 마음이 다시 굳어버리는 기분입니다.
니가 먼저 다가가면 되지 않냐 하실수 있지만, 이미 남편 표정이 어두워 저도 말꺼내기 싫어질 때도 있고, 어떨땐 말을 걸어도 시큰둥하게 단답만 하는 남편을 보면 저 역시 말문이 닫힙니다.ㅜㅠ
그리고 큰애가 말귀도 다 알아듣고 눈치도 빠른데, 대화하다보면 목소리가 커질수도 있고 하니까..
카톡으로 차분하게 하고 싶은 말 적을수 있어서 좋은데, 오늘 남편이 그러더라고요, 할말 있으면 직접 하라고 무시당하는 기분이라고.. 그리고 회사일도 힘든데 양쪽에서 자기를 벼랑으로 몰아 세우는것 같대요.
보통 제가 저녁 준비해놓는데, 밥 먹으면서 오늘 있었던 일 얘기라든지, 10개월된 둘째 돌보면서 별일은 없었는지 얘기하고.. 그러고 싶은데.. 남편은 벽걸이 TV를 식탁 쪽으로 돌려놓고 뉴스나 야구를 보면서 밥을 먹습니다.
뉴스를 볼때면 핸드폰으로 야구를 틀어놓고 봅니다.
이럴 땐 가정부가 된 기분이 들어요.. 몇번이나 얘기했는데도 안고쳐지네요. 저한테 궁금한것도 없고 저랑 할 얘기가 없어서겠죠? 제가 귀찮은가봐요..
너무 슬프네요..ㅜㅠ

저 너무 외롭습니다.
가끔 제가 이야기 했을때 대답을 못들어서 다시 물어보거나 하면 남편은 알았다고~ ㅇㅇ했다고~ 이런식으로 말하는데.. 꼭 사춘기 자식이 귀찮게 말거는 엄마한테 대답하는 상황 같습니다.
듬직하고 다정한 남편이랑 사는게 제가 원하는 결혼 생활인데.. 많은걸 바라는 걸까요?
결혼생활의 기쁨이라고는 애들 건강하게 크는 모습 보는게 전부인것 같습니다.
남편이 주는 행복함은.. 글쎄요.. 잘 기억이 안나네요..
남편은 저에게 늘 그래요.. 자기가 잘한것도 많은데 왜 못한것만 기억하고 이야기 하냐고요..
제가 심하게 부정적인 성격이라 그런걸까요?
아니면 집에서 애만 보다가 정신이 이상해진걸까요?
비슷한 갈등 패턴이 반복될때마다 노력을 안하는거 같아서 그게 화가 납니다.
성의 없이 느껴지고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고 하찮은 존재가 된것 같아서 너무 슬퍼요ㅜㅠ

제가 남편에게 나한테 원하는게 뭐냐고 했더니 그냥 자기한테 말 한마디라도 다정하게 해주면 그걸로 됐다고 하는데..
저도 그걸 바라는거거든요..
저희 부부는 왜 이렇게 된걸까요?
세상 고분고분하고 사근사근하고 다정하고 애교 넘치는 아내를 원하는것 같아서, 내가 그렇게 돼 볼까 싶다가도 왜 나만 잘해줘야하지? 이런 생각 들어요.. ㅜㅠ

저처럼 자식 둘인 제 절친이 아무리 자식이 예뻐도 남편이 최고라고 하는데 너무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럽더라고요..
저는 자식이 최고 인데..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죄송하고 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쓰고 싶은데 그럼 끝이 없을것 같네요.
모두 편안한 밤 보내시고, 모두 건강+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