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고 얘기해도 괜찮을까요

쓰니2020.11.25
조회3,698
인터넷에 글 올리는 거 싫어해서 보기만 하고 써본 적은 없었는데,
문득 속상해서 처음으로 올려봅니다.
저는 30대 초반 여성입니다.
아버지가 제가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와 다툼이 생길 때나 화가 날 때 쌍욕을 하고 종종 엄마를 때리곤 했습니다.
평소에는 자상한 아빠같습니다.
엄마가 아빠를 옹호하는 이유는 그것입니다. 평소에는 괜찮지 않냐고.
그런데 아빠가 화가 나면 욱하면서 온갖 쌍욕을 하시고 손들 들어 때리려고 하는 시늉을 하고
무섭게 위협하듯 달려들어 바싹 다가서고 하십니다.
아빠가 키도 183 정도로 크셔서 그러시면 훨씬 더 무섭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아빠가 평소에 잘해주고 다정한 게 있어도 어느 정도 한계가 느껴집니다.
저러다가도 아빠를 화나게 하면 아빠가 또 쌍욕하고 때리려고 달려들 거라는 두려움이 기저에 깔려있습니다.
얘기하다가 서로 접점이 안 맞으면 합리적인 대화로 풀어나가는 게 아니라 욱하면서 그 때는 화 내면서 이년 저년 쌍욕하고 거기에 굴복하고 꼬리내리지 않으면 때리려고 하시고 그러십니다.
그래서 평소에 아무리 잘해주더라도 그게 진짜라고 느껴지는 게 아니라
아빠를 화나게 건드리면 큰일난다는 느낌이 들어서 정말 편하게 맘 놓고 느껴지는 분이 아닙니다.
어렸을 때는 제가 맞는 말이라고 생각돼도 아빠의 그런 반응에 더이상 대들지 못하고 분해서 울면서 문 닫고 방에 들어가 있거나, 그래도 제가 정말 맞다고 생각돼서 말을 끝까지 하면 아빠한테 쌍욕을 듣거나 맞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엄마도 화가 나실 때 분이 풀릴 때까지 저에게 쌍욕하고 마구 때리곤 하셨습니다.
어렸을 때는 엄마, 아빠 말대로 응당 부모는 자식한테 그렇게 해도 되는 줄 알고 살았네요. 다른 집들도 다 그러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가정폭력이었고, 아동학대였던 것 같습니다. 그건 약자에게 함부로 대하는 행동이었습니다. 그걸 성인이 되고 나서 알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제가 성인이 되고 난 이후에는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약자에게 함부로 해도 된다는 논리로 대하시는 방식으로 지금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성인이 되고 20대 초반 동안 대학에서 철학을 접하고, 점점 사고가 확장되면서 인문학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인간의 권리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다 보니, 부모는 자식한테 욕하고 함부로 막말해도 되는데, 자식은 부모한테 그래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똑같은 사람인데, 그건 부당한 가부장적 사고밖에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식이 부모에게 그러면 안 되듯이, 부모도 자식에게 욕이 되었든 막말이 되었든 하면 안 되는 건 똑같이 동등한 권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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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엄마와 아빠가 집에 와서 갈라서겠다고 하셔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
엄마가 아빠가 자기에게 이년, 저년 욕하는데
이 나이 먹고도 아직도 남편에게 그런 욕을 듣고 살아야겠냐고
아빠에게 욕 안 하겠다고 하지 않으면 이혼하자고 하셨습니다.
아빠는 굽히지 않고 너가 나가라고 하면 내가 못 나가냐 하면서
엄마 친구들이 엄마에게 남자를 소개시켜주겠다고 했나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사과할 생각을 절대 안 하셨습니다.
그래서 거의 일주일을 그런 냉전 상태로 아슬아슬하게 있어서
엄마도 속상할 것 같고, 아빠도 막상 돈 못 벌고 계시는데 엄마가 나가라고 하니까 걱정하시는 것 같아서
두 분을 화해시켜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아빠에게 엄마한테 욕하지 마시라고 사과하시도록 두 분을 잘 양쪽에서 풀어드린 뒤
결국 아빠가 더이상 욕하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두 분이 화해하셨습니다.
그리고 저도 아빠에게 앞으로 저에게도 욕을 하시면 저도 이제는 똑같이 할테니 저한테도 더이상 화가 난다고 해서 욕을 하지 말아달라고 약속해달라고 했습니다.
아빠는 알겠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 아빠가 욕을 안 하지 않으셨습니다.
제가 정말 아빠에게도 화가 나고, 엄마에게도 더 억울한 건 아래와 같은 상황입니다.
아래와 같은 상황이 종종 있는데 어떤지 한 번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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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있었던 일입니다.
아버지 부탁으로 복사를 해드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방에서 제가 싫다고 하는 행동을 아빠께서 계속 하셨습니다.
제가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고 했더니 아빠가 처음에는 미안하다고 안 한다고 해놓고서도
같은 행동을 하기를 몇 번 반복되다 보니 저도 점점 짜증이 났습니다.
그래서 5번 정도 반복이 되어서 저도 짜증이 난 상태에서
복사도 잘 안 되고 토너도 부족해서 "아, 토너도 부족한데"
이 한마디를 했더니 아빠가 갑자기 복사하지 말라고 하면서 종이를 가지고 나가시길래
저도 알았다고 그럼 하지 마시라고 짜증섞인 목소리로 말했더니
아빠가 나가서 거실에서 "저 개같은 년이 어디서 성질을 내고있어 저 __이(매번 반복되는 욕 레퍼토리입니다)" 라면서 쌍욕을 시작하셨습니다.
저는 위에서 말한대로 부모든 자식이든 함부로 쌍욕을 하면 안 되는 건 동등한 것이지, 부모는 괜찮고 자식은 그러면 안 된다라는 논리가 부당하다고 생각이 되어 지난 번 아빠와 했던 약속대로 아빠가 저에게 하신 욕을 말그대로 똑같이 미러링해드렸습니다.
아빠가 어디 자식이 부모에게 욕을 하냐 난리난리 치시는 건 당연한 것이고,
근데, 제가 더 억울한 건 엄마의 반응입니다.
엄마는 아빠와 같이 합세하시면서 부모는 자식한테 욕할 수 있지만 어떻게 자식이 부모한테 욕을 하냐면서 아빠가 욕한다고 똑같이 욕을 하면 저에게 나가라고 하십니다.
저는 엄마에게 자식이 부모에게 욕하는 건 안 되고 왜 부모는 자식에게 욕해도 괜찮은 거냐고, 애초에 아빠가 툭하면 자기 화났다고 자식한테 함부로 쌍욕을 하시는 게 고쳐야 할 일이지,
그걸 미러링한 저를 붙들고 늘어질 일이 아니지 않냐 포인트를 잘못 잡으신 것 아니냐고 하였습니다.
제가 아빠에게 똑같이 욕을 한 게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 바로 잡아야 할 건 엄마가 저를 붙들고 뭐라고 할 일이 아니라 아빠가 툭하면 자기 화난다고 함부로 쌍욕하시는 게 그래도 된다는 게 당연시 된다는 것이 잘못된 거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엄마는 아빠는 원래 그런 사람이고 그 성격 안 고쳐지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빠는 괜찮고 너는 안 된다 그게 싫고 아빠가 욕한다고 똑같이 할 거면 제가 나가고, 아니면 참고 살으라고 하십니다.
저는 엄마에게 엄마도 아빠가 엄마한테 욕해서 싫다던 사람이 왜 아빠가 저에게 욕하는 건 괜찮다고 방치하는 거냐 엄마도 똑같이 당해봤으면서 어떻게 저에게 그렇게 말씀을 하실 수가 있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제가 "그럼 엄마는 아빠가 엄마한테 욕해도 나가라고 안 할 거고, 나한테는 아빠가 욕한 걸 똑같이 미러링한다는 이유로 나가라고 할 거라는 말이지?" 하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엄마는 아빠가 욕해도 참고 살거다, 아빠는 욕해도 되는데 너는 안 된다고 하십니다.
서운하고 엄마가 원망스럽습니다.
아빠는 욕해도 되는데 저에게는 욕하면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게 억울한 게 아니라, 애초에 아빠에게 가족들에게 함부로 욕하지 말라고 아빠에게 뭐라고 하셔야 할 말을 아빠에게는 아무 말도 안 하시면서 저에게만 말씀하시는 게 억울하고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은 제가 부모님의 가부정적인 논리에 부당하다고 느껴 그건 잘못된 것 아니냐고 항의하면 무.조.건. "싫어? 싫으면 너가 나가면 해결될 문제겠네" 하고 기승전결 저걸로만 결론을 내십니다.
제가 나가라고 하면 당장 나갈 수 있는 형편인지를 가지고 저의 약점을 잡으시면서 큰소리치고 툭하면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저는 제가 당장 나갈 수 있는 형편이라고 해도 부당한 행동이라면, 그럴 형편도 안 되는 사람에게 그렇게 할 때는 더 나쁜 거라고 생각합니다.
엄마도 아빠가 화나면 자신에게 쌍욕을 해서 갈라서겠다고 하셨으면서,
어떻게 저에게 아빠가 욕하는 건 괜찮다고 옹호하고 지지하시고, 그걸 미러링하면 너가 잘못된 거라고 하시는 건지 어째서 아빠에게 당신이 화난다고 해서 나에게든 자식에게든 함부로 쌍욕하는 버릇을 고치라고 말씀을 하지 않으시고 저에게 도리어 뭐라고 하시는 건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그동안 30년 살으면서 너무 억울한 적이 많습니다 집에서.
엄마에게, 아빠에게 상처받고 응어리진 것들이 많습니다.
제가 돈을 벌고 있고 당장 나가라고 해도 당장이라도 나갈 수 있는 입장에서 해도 부당한 말인 걸제가 돈 안 벌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서 그걸 약점 삼아 부당한 폭력도 참고 따를 수 밖에 없게끔 이런 식으로 하시는 분들이라는 게 저를 자본주의 논리로 갑질하듯 저를 진정한 사랑으로 대하는 분들로 느껴지지 않아 너무 소름이 돋습니다.
제가 오래 취업을 못하고 있을 때도 그랬는데, 제가 취업되니 갑자기 잘해주시더니 제가 농담 삼아 엄마 지금 내가 취업했다고 갑자기 잘해주는 거냐 이러다가 나 퇴사하면 갑자기 또 태세전환해서 이전처럼 또 갑질하는 거 아니냐 말했었는데 그 때는 아니라고 무슨 엄마가 그런 사람이냐고 하시더니 제가 원거리 출퇴근 힘들어서 가까운 곳으로 다니려고 퇴사했더니 1주일만에 진짜 소름돋게 정확히 그 말대로 돌아오셨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돈이 있으나 없으나, 똑같이 아닌 건 아니고 맞는 건 맞다라고 하시는 분들이 아니라 제 형편에 따라 잘해줬다가 함부로했다가 하시는데 전 이게 너무 한이 서립니다. 제가 약자일 때도 똑같이 동등하게 대우하고 사랑해주시는 합리적인 분들로 느껴지지 않고 제가 어려운 형편일 때, 제가 없는 사람일 때 약자일 때는 자본주의 논리로 부당한 대우라도 참든지 그게 싫으면 너가 나가면 된다라고 하시는 이러 사고방식이신 게 자본주의적 논리에 기반한 갑질을 하는 사고방식으로 저를 대하시는 것 같아서 마음 한 쪽이 공허합니다. 부모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제가 돈이 있을 때도 똑같이 큰소리 치실 수 있을 법한 공정한 대우이고 주장이었다면 제가 잘못했구나 하고 인정했을 것이지만, 부모님은 내가 어려울 때 내가 부당해도 굴복시키는 식으로 대하시는 분들이구나 생각하니 애정결핍이 느껴집니다. 제가 돈을 벌고 있었으면 부모님이 안 이러신다는 게 전 그게 너무 싫습니다.
사람이 형편이 좋을 때도, 약자일 때도 맞는 건 맞는 거다 아닌 건 아닌 거다 공정하게 저를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는데. 이런 관습이 오래되다 보니 누구에게도 약하게 보여서는 안 된다 그러면 나를 함부로 대할 거라는 생각에 정서적으로도 많이 불안해집니다.
제가 정말 걱정되는 건, 그런 부모라면 그냥 독립해서 연 끊고 살면 된다 단순히 이런 게 아닙니다. 저에게는 그것이 해결방법으로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제가 설령 지금 당장 돈이 여유있어서 부모님이 나가라고 말하는 순간 바로 나가서 잘 살 수 있는 형편이라고 하더라도, 내 부모님은 내가 없을 때 약자인 상태일 때는 똑같이 동등하게 대해주고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게 되어서 뭔가 안정감이 없고 사람에 대한 믿음도 없고 항상 내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 난 부당한 대우를 당하겠구나 하는 불안한 정서로 살아갈 인생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게 되니 사람에 대한 믿음이 없고 너무 불안하고 사람이 무서워서 사회생활도 무섭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주 조그만 자극에도 인간관계 면역력이 쉽게 약해지고 점점 더 사회생활도 인간관계도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제가 약자가 되기 전에 금방 두려워하면서 발 빼게 되고 거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회사 다니기도 사람들과 관계 속 크고 작은 트러블들이 생기면 무섭고 오래 버티지 못하겠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또 다시 금전적으로 약자가 됩니다. 그러면 부모님은 또 다시 저에게 함부로 대하시며 "싫으면 니가 니 돈 벌어서 나가면 되겠네 취업도 못하고 해도 관두는 게" 라고 하십니다.
밖에서도 안에서도 사람이 무섭습니다. 부모도 이러는데 다른 사람들은 더할까. 부모도 못 믿는데 누구를 믿나. 그렇습니다. 돈이 있어도 사람에 대한 진정한 믿음이 없을 것 같아요. 그냥 사람이 너무 싫어집니다. 근데 저는 제가 그렇게 되는 게 참 싫습니다.
위의 상황은 단지 한 단면일 뿐이고, 부모님의 저런 사고에 기반하신 대우로 저를 대해 오시던 게 여러가지 방식으로 어릴 적부터 오래 되어온 부모님과의 관계속 억울하고 불안한 정서로 힘들었던 게 쌓이고 쌓였는지 정말 못 견디겠어서 작년부터는 우울증 약도 먹고 있습니다. 사실 정확히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3학년 때도 제 기억으론 우울증이 왔었던 것 같습니다. 점점 무기력해지는 제 자신을 느낍니다.
제가 돈을 벌게 되더라도, 내가 돈을 못 벌고 있었어도(내가 약자 입장이었을 때도) 부모님이 나한테 함부로 대하시지 않으셨을 거라는 기억을 가지고 돈 벌고 살아가고 싶은데. 속상합니다.
이 밤에 속상해서 두서 없이 넋두리하듯 썼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