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일기5 (지성과 인격은 따로국밥!)

스마일202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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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지속되는 발망치와 아이들의 고함소리에 나는 윗집 아저씨와의 협정대로 천장을 두드린다..꽝꽝꽝!
그런데 그때 내눈에 천장 조명속 벌레들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조명 속 부품들이 진동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진것이었다. 순간...집의 고통이 느껴졌다.

세상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 나를 품어주고
내가 지치고 피곤할 때.....쉴수있게 자리를 내주고
세상의 더러움이 나를 감쌀 때....흐르는 구정물을 참아내주고
내가 못질을 해도....기꺼히 몸을 내주며
가족의 기쁨, 슬픔, 아픔을 항상 묵묵히 바라보며 아낌없이내어주기만한 너에게.....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거니?
위에서 내려찍는 고통을 견뎌내며 우리를 감싸고 버티는 너에게 나까지 고통을 줬다니....너무 미안하구나...

나는 의자를 대고 올라서 두드린 천장을 어루만져본다.

-아저씨! 제발 진정하시고요! 요즘 시대에 아들셋을 낳아 키우시니 애국자라 생각합니다. 코로나라 집에서 애를 보시는게 너무 힘드신것도 알아요. 하지만 저희도 좀 생각해주세요. 매트랑 슬리퍼라도 제발 부탁드려요.

끓어넘치는 화를 눌러가며 나는 애써 아저씨를 진정시키 위해 안간힘을 썼다.
층간소음에서는 단연 윗집이 갑, 아랫집이 을이기에 (아닌 경우도 있긴함)윗집의 협조가 없으면 아랫집은 어쩔도리가 없다.ㅠㅠ
그리고 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야함으로 소탐대실 하지 않기 위해 내 자존심 따위는 던져버렸다.

-다음주가 첫째 시험기간이에요. 제발 그 기간만이라도 배려를 해주시면 안될까요? 저희 큰애방 위가 아이들 놀이방이라 너무 시끄러워요.

교육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입시생은 일종의 벼슬이다.
워낙 스트레스가 높고 인간이 버텨내기 힘든 공부양을 해내야만 살아남는 극한 직업이기에 주변으로부터 이해를 많이 받는다.특히 우리 동네는 교육열이 꽤 있다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기에 시험기간은 동네 모두가 힘을 합쳐 좋은 성적을 기도해주는 기간이다.

-아! 네! 알겠구요...그런데 제가 당락을 결정하는 시험을 봐본사람으로 조언을 하자면, 이런 소음에 흔들리는 멘탈을 가진 아이는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해도 시험 잘보기 힘듭니다.

순간 천장뚫고 하이킥!을 날리고 싶은 충동과 김수미로 빙의되어 육두문자를 2박3일 날려주는 상상을 해본다.그때 나의 종합 사고력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법에 흥분함, 당락을 결정하는 시험을 봄....음...
법조계!!!

-네! 조언 감사합니다. 근데 혹시 변호사세요?

우선 법조인중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변호사를 던져본다.그러자 급 공손해지는 목소리로

-변호사는 아니고....법조계 공무원입니다.

갑자기 팔다리에 힘이 빠진다.
내가 상대한 사람이 우리나라 최고 지성인!
법조계 고위 공무원이라니!
이성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고 억울한 사람을 위해 앞장서고 공익을 위해 나서는 슈퍼 히어로가 정녕 맞단 말인가?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중 단연 3위안에 들어가는 드라마는 검법남녀!
갑자기 드라마와 현실의 괴리를 느끼며 씁쓸한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