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안 받고 아빠한테 보내면 되잖아" 이게 자식한테 할 말인가요?

예비대딩20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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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고3이고, 저희 집은 이혼가정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 이혼하셔서 엄마가 형이랑 저 홀로 키우셨고요. 형는 이미 대학생이라 기숙사로 나갔고, 현재는 엄마와 저 둘만 살고 있습니다.

불과 방금 있던 일입니다.

대학 원서 이야기로 엄마와 의견 충돌이 있었어요. 제가 하고 싶은 것에 부합하는 대학이 집에서 엄청나게 멀었거든요. 하지만 그 대학 말고는 대체제가 없었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약간의 다툼이 있었습니다. 실질적으론 엄마의 걱정을 빙자한 인신공격을 제가 입 꾹 닫고 들을 수밖에 없었지만요.

엄마는 거리가 멀면 통학비, 자취, 환경 변화, 기숙사비, 학비 등등··· 당연하고도 타당한 이야기를 하셨어요. 저도 그것에 동의해서 조용히 있던 거고요. 그러다가 아빠도 알고 있냐는 이야기가 나왔고, 아빠 또한 알고 계시며 엄청 멀다~ 정도의 반응을 하셨다고 알려드렸습니다.

그러니 엄마는 같이 안 사니까 책임감이 없다며, 현실감각이 없다는 둥 이러쿵저러쿵 얘기를 하시다가 "너 아빠한테 보낼까? 양육비 안 받고 아빠한테 보내면 되잖아. 나도 좀 자유롭게 살자."라고 토시 하나 안 틀리고 말씀하셨습니다.

머리가 멍했습니다. 사실상 버리겠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저 딴말을 자식새끼 앞에서 하는 게 맞습니까? 자유롭게 살고 싶은 사람이 애는 왜 둘이나 낳았습니까? 반박할 말이 속에서 부글부글 끓었지만 이성을 붙잡고 겨우 대화를 마무리하고 방에 들어와 글을 씁니다.

부모 자식의 관계를 떠나서라도, 사람 대 사람으로서 저런 말을 하는 게 맞나 싶습니다.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런 사람을 부모로 두게 되었나 한탄스럽고 억울합니다. 고3이 돼서야 겨우 하고 싶은 걸 찾은 게 그렇게나 큰 죄인가 싶고, 엄마는 항상 절 버릴 궁리만 한다는 게 이번에 기정사실화되어서 그냥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팀 08 파이팅. 긴 푸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많은 의견과 댓글 감사드립니다. 당시 감정에 북받쳐 상처받았던 것 위주로 썼다 보니 오해의 소지가 많은 것 같아 추가합니다.

돈 이야기했습니다. 장학금, 학자금 대출, 알바, 군대 전부 계획이 있다며 말씀드렸습니다.

기숙사비를 알바로 충당하고, 중간에 휴학 후 군에서 돈 모아 나올 테니 그걸 학비로 쓰고, 명절이나 경조사가 있을 땐 이렇게 찾아가고, 학교생활과 알바를 병행하기 힘들다는 걸 인지하고 있으며, 그 모든 걸 헤쳐나가겠다는 포부 등등 깊은 이야기를 했음에도 저런 말을 하시어 상처받은 마음에 푸념을 늘어놓았을 뿐입니다.

아빠는 무관심하신거 맞습니다. 가끔 만나 대학 이야기를 할때도 그다지 열심히 듣지 않으셨고요.

이것으로 오해가 조금이나마 풀리셨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구구절절 죄송합니다만 맥락맹이냐는 댓글에 깨달음을 얻은듯하여 추가합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저희 아빠는 분노 조절이 힘드신 가정폭력범입니다. 형과 절 버리신 것도 맞고요. 초등학생인 저에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욕설과 비난을 퍼붓고 전화를 제때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핸드폰을 세 번, 그저 자기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갈비뼈를 한번 부순 전적이 있는 사람이죠.

그런 사람에게 다시 보내면 안 되냐 이야기하시니 과거 기억이 떠오르며 그 문장에만 집중하게 된 것 같습니다. 댓글들을 읽어보니 그 속에 내포된 뜻과, 어떤 맥락으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차근차근 이해가 되는 느낌입니다. 그때 당시 어머니도 술에 거하게 취하신 상태이셨던지라 더욱 이해가 되기도 하고요.

멀다던 그 대학은 가지 않으려 합니다. 현재 상황으론 어려우니. 일단 가깝고 싼 대학을 간 후, 미련이 남으면 미래에 돈을 모아 따로 도전해 보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철없는 애새끼에게 어른적인 사고와 뜻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사과드리고 다시 이야기해 봐야겠어요.

따끔한 말, 현실적인 조언, 위로 전부 감사드립니다. 철들겠습니다.

+++ 구구절절 꼴사납게 보일 거 알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돈과 관련된 일이다 보니 첨부합니다.

제가 원하는 대학은 4년제 시립에다가, 과는 취업 길도 사회적 전망도 막막한 과입니다. 타협한 곳은 비교적 취업률이 높고 취준이 편한 2년제 전문대이고요.

그래서 더욱 반대하신 감도 있습니다. 많은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