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끊은 남동생 결혼식 가야할까요?

ㅇㅇ2026.09.03
조회48,701
부모님중 특히 아빠가 두살 터울 남동생을 편애하며 물질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항상 저를 소외시키며 살았기에 아빠와 동생과는 아예 연을 끊고 연락도 안하고 살고있었습니다.
엄마랑만 간간히 연락했구요.
아빠와 동생도 그동안 굳이 저에게 연락하지 않고 지내왔어요.

근데 동생이 올해초 여자친구가 생기고 사귄지 몇달 되지않아 결혼을 준비한다는 얘기를 엄마로부터 들었고 저는 당연히 결혼식에 갈 생각 없다고 단호히 선 그었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그걸 아빠와 동생에게 전했는지 갑자기 동생이 생애 처음 편지를 전해왔습니다.

자기가 어릴때 편애받으며 얼마나 철없고 이기적이었는지 그로인해 누나가 얼마나 억울했을지 결혼준비하면서 자기를 되돌아보며 계속 깨닫게되고 너무 후회된다며 결혼식에 와달라고 강요할 생각없고 자기의 진심이 조금이라도 전해지길 바란다 이런 내용이었어요.

그리고 이틀뒤 약속이라도 한것처럼 아빠도 카톡으로
"그동안 차별받았다고 느끼게 했다면 미안하다.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너가 그렇게 느꼈다면 내가 잘못한게 맞다. 동생 결혼소식 듣고 마음이 많이 복잡했을텐데 너 역시 동생만큼이나 아빠에겐 무엇과도 바꿀수없는 소중한 자식이다.니가 빠진 가족의 중요한 자리는 아빠 마음에도 큰 비어짐으로 남을것 같구나. 억지로 오라고 강요하고싶진않지만 너가 와준다면 아빠에게 큰 힘이 될것같다. 마음 정리가 쉽진 않겠지만 아빠의 진심을 조금만 알아주렴. 언제든 연락다오." 대략 이런 내용으로 왔어요.

결혼식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아빠와 동생에게서 연락올 일이 있었을까하는 생각에 씁쓸해지더라구요. 여태 차별하고 소외시키며 살다가 갑자기 이렇게까지 찾는 이유가 뭘까요?
까짓거 저 하나 빠진다고 그들에게 큰 타격이 있을까요? 아무리 미워도 결혼식 가야 나중에 후회하지않을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추가) 무슨 사연인지 자세히 쓰지도않고 차별받았다는 단순한 표현에 의아하다는 분들이 계셔서 자세한 내용 조금 더 적자면..
동생이 태어나기전에는 그래도 첫자식이라고 사랑을 받았어요. 옛날 사진보면 갓난아기때까지는 이뻐한게 보이더라구요.
근데 동생이 태어나자마자 저는 아예 찬밥처럼 여겨서 제가 3살때쯤부터 소아우울증에 걸렸고(외할머니가 제가 밥도 안먹고 멍만때리거나 잠만자고 무기력한걸 이상하게 여겨 병원에 데려가서 진단받아왔어요, 처방으로 자주 많이 안아주라했다네요).집에 가면 불안해서 외할머니를 많이 의지하고 외할머니집에서 자려하고 집에는 가기싫어했어요.

생에 용돈이란건 한번도 받아본적 없는데
동생은 제 앞에서 보란듯이 항상 용돈 받아왔구요.
아빠가 저에게 돈 쓰는걸 항상 아까워하셔서 자연스레 뭘 해달라 요구한적이 한번도 없어요. 근데 아무 지원은 없으면서 자기의 체면을 위해 대기업에 들어가길 푸쉬했어요.

아직도 기억나는게 제가 4살쯤, 동생은 아직 말도 제대로 못하던 2살쯤 장난감가게를 갔는데 동생은 아빠 품안에 안겨서 엄청 큰 로보트 상자를 골랐길래 저도 소심하게 눈치보면서 손가락으로 인형을 가리키자 인상쓰며 단칼에 "너는 왜!" 라길래 서러움에 울면서 밖으로 뛰어나갔어요.
생각해보니 저도 아직 너무 애기였는데 너무 서러운 기억이라 아직도 그 장면이 생생해요.

집에는 항상 동생의 로보트와 레고, 딱지, 피규어등이 가득차있었습니다. 당연 제꺼는 없었구요.

엄마는 일이 있어 밖에 나가고 저랑 아빠, 동생 셋이 있으면 저빼고 아빠랑 동생 둘이 외식하러 나가는게 일상이었어요. 이건 아주 사소한 것들이구요.
아빠가 동생만 편애한건 동생의 잘못이 아니에요. 근데 편애를 악용해서 항상 저를 무시하고 제 물건도 자기것처럼 함부러 가져가고 쓰고 일부러 약올리고 한건 동생의 인성문제라고 봐요.

제 옷, 물건 자기가 쓰고싶으면 다 가져갔구요.
엄마한테 일르면 엄마도 중간에서 난처해하며 처음엔 동생한테 돌려주라고 설득하다 그냥 포기하기 일쑤였어요. 여름에 자기방에 쓰던 선풍기가 고장나면 제 방에 쳐들어와 갑자기 제가 쓰고있던 선풍기 뺐어가길래 제가 따지면 당당하게 "아빠가 나 쓰랬어"하며 거짓말로 아빠를 내세워 편애를 악용했어요. 그냥 항상 불안에 떨며 살았어요.

얼마전 엄마가 동생과 화해하면 어떻겠냐길래 제가 동생을 뭐라 표현했냐면 "학폭가해자"만나는 기분이라했어요. 만나고싶지않고 걔만 보면 심장이 벌렁벌렁하고 사과 받고싶지도않다고요.

동생은 대학교,대학원을 나오고도 진로를 못찾고 방황하다 30살부터 2년 동안 또 아빠에게 학비와 매달 100만원의 생활비를 지원받아 취업이 보장되는 2년제 금융권 학교를 들어가 졸업하고 작년에 고향에 있는 지점으로 배정받아 다시 부모님집에 함께 살며 출근을 하고있어요.

저는 과외는 커녕 대학교 등록금도 안주려고해서 자퇴까지 생각했는데 엄마가 중간에서 겨우겨우 아빠를 설득해 일반 대학교의 등록금이 절반인 국립대학에서 졸업했습니다. 동생은 과외 학원 수십개 하고싶은건 다하며 자랐고 서른 넘어까지 지원해준걸 저한테 비밀로 하고싶었는지 가족들이 다 쉬쉬했는데 외할머니를 통해 우연히 듣게됐어요.

성인이 된후에도 차별받는게 너무 괴로웠고, 여기에 더해 아빠의 잦은 외도와 술주정, 가부장으로 인한 부모의 매일같은 싸움, 엄마의 신세한탄 감정쓰레기통으로 쓰이는것 등에 지쳐 일찍이 독립을 했습니다.
아무쪼록 모든걸 다 적기엔 너무길어서 이정도만 적겠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추가)댓글들 하나하나 다 읽어보고있어요. 진심어린 조언들 감사합니다.
위로가 되서 울컥하기도하고 안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편해졌어요.
아빠와 동생에겐 아직 아무런 답장을 안한 상태고 엄마에게 앞으로 중간에서 소식 전하지 말아달라했더니 안그래도 중간에서 전하는거 힘들다고 안하겠다하시더라구요.
동생은 제가 상견례도 같이 갈줄 알고있었는데(신부측은 신부의 언니와 형부도 상견례에 오기로 했다네요) 상견례는 커녕 결혼식도 안간다니까 놀랬대요. 그래서 난생처음 편지까지 써서 전달했나봅니다. 전화 카톡 차단해놨는데 그사이 부재중 전화도 한통 와있더라구요.
여태 저한테 연락 한번 안하고 심지어 여친 생겼다는것도 엄마를 통해 들었지 동생은 저한테 직접 연락한적도 없었는데 제가 상견례에 같이갈거라 생각했다는거에 오히려 제가 놀랐네요.
결혼식은 안갈 생각입니다.
이제 더이상 신경쓰지않고 원래대로 제 삶을 살려구요. 다시한번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