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어른이 애를 카시트 없이 태우고 다녔습니다

ㅇㅇ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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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에 퇴근하고 와서 진짜 뒷목 잡았습니다

저희는 맞벌이였다가 제가 올해 초에 회사 정리되면서 지금은 재취업 준비 중입니다
그래서 평일 낮엔 제가 애를 보는데 이번 주는 면접이 몇 개 잡혀서 처가에 애를 맡겼어요
애는 다섯 살 아들 하나입니다

오늘 면접 끝나고 처가에 애 데리러 갔는데 마침 장인어른 차가 들어오더라고요
근데 애가 조수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카시트도 없이 성인용 안전벨트를 목에 걸친 채로요
순간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어디 다녀오셨냐고 여쭤보니 시장에 잠깐 갔다 오셨답니다
애가 앞에 앉고 싶다고 해서 태웠다고, 가까운 데라 괜찮다고요
카시트는 저희가 아침에 맡기면서 분명히 현관에 두고 갔습니다
그거 다는 게 번거로워서 그냥 태우셨대요

제가 아버님 그러다 사고 나면 애 진짜 큰일 난다고 말씀드렸더니
표정이 확 굳으시면서 내가 운전 40년 했는데 무슨 사고가 나냐고 하시더라고요
너네 어릴 땐 카시트가 어딨었냐고 다 그렇게 컸다고요

그 자리에서 더 말하면 싸움 날 것 같아서 애만 데리고 나왔습니다

집에 와서 아내한테 얘기했어요
아내 반응이 더 기가 막혔습니다
아빠가 오죽 알아서 했겠냐고, 당신이 그렇게 말해서 아빠 기분 상했겠다고
지금 장인어른 기분이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솔직히 장인어른 운전 이번만 그런 게 아니에요
작년 추석 때 같이 차 타고 가는데 고속도로에서 휴대폰으로 통화하시면서 차선을 넘나드셔서 제가 몇 번 식겁했습니다
그때도 아내는 아빠 원래 운전 잘한다고 했고요

제가 면접 다니는 동안 애를 맡아주시는 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 은혜를 모르는 게 아니에요
근데 감사한 거랑 애 목숨이랑은 다른 문제잖아요

아내는 지금 처가에 전화해서 아빠 우리 남편이 예민해서 그래 미안해 이러고 있습니다
제가 사과할 일인가 싶어서 거실에 앉아 있는데 진짜 짜증이 나서 미치겠네요

내일도 면접이 하나 있는데 애를 다시 처가에 맡겨야 하는 상황입니다
카시트 꼭 달아달라고 한 번 더 말씀드리면 장인어른은 또 서운해하실 거고
아내는 또 제가 예민하다고 하겠죠

애 안전 문제로 왜 제가 눈치를 봐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면접 한 번 빠지면 다음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르는데
결국 내일 면접은 취소했어요
애는 제가 데리고 있으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