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에 약속한 낚시 하루, 애 낳았다고 없던 일 되나요

ㅇㅇ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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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에 아내랑 확실하게 정해둔 게 하나 있습니다

주말 중 하루는 각자 자기 시간 갖기

저는 낚시고 아내는 필라테스였어요 연애 5년 동안 이걸로 싸운 적 한 번도 없었고 결혼하고 2년도 잘 지켰습니다

문제는 작년 가을에 딸이 태어나고부터예요

처음 백일까지는 저도 당연히 안 갔어요 그건 상식이니까요

백일 지나고 나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새벽에 나갔다가 점심 전에 들어왔는데 이것도 아내 표정이 안 좋더라고요

이번 연휴에 오랜만에 동호회 형님들이랑 1박 2일로 통영 선상낚시가 잡혀 있었습니다 석 달 전부터 예약한 거고 아내한테도 그때 말했어요

그런데 출발 전날 밤에 아내가 진짜 갈 거냐고 묻더니 애 열 나면 어쩔 거냐고 하더라고요

열 안 났잖아 그랬더니 그게 지금 할 소리냐고 울기 시작해서 분위기 엉망 됐습니다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고 회비도 다 낸 거라 다음날 새벽에 나갔어요 대신 장모님께 연락드려서 이틀 와 계셔 달라고 제가 미리 부탁드렸고요 이 정도면 할 만큼 한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갔다 와서 감성돔 두 마리 손질까지 다 해서 냉동실에 넣어뒀어요 사진 보여드리니까 장모님은 우리 사위 솜씨 좋다고 하시던데 아내는 쳐다도 안 봤습니다

그리고 큰 놈은 장인어른 드시라고 처가에 따로 갖다드렸어요 장인어른도 낚시를 좋아하셔서 다음엔 같이 가자고 하시더라고요

아내는 그 얘기 듣더니 이제 아빠까지 끌고 가려고 하냐고 또 한숨을 쉬었습니다 사위가 장인어른이랑 취미 같이 하는 게 그렇게 나쁜 일인지 저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그날 저녁에 아내가 그러더군요 결혼 전 약속은 애 없을 때 얘기였다고 자기는 필라테스 반년째 못 갔는데 혼자 그 약속 지키는 사람은 오빠뿐이라고요

솔직히 필라테스는 본인이 안 가는 거지 제가 가지 말라고 한 적 없습니다

주말에 저 낚시 안 가는 날은 제가 애 목욕도 시키고 분리수거도 하고 할 거 다 합니다

회사 동료들한테 얘기하니까 반은 형수님 서운할 만하다 하고 반은 약속은 약속이라고 하네요

동호회 형님들은 다들 애 키우면서도 잘만 다니시던데 그 집 형수님들은 이해해 주시는 건지

장모님까지 불러서 공백 메꿔놨으면 이번 일은 제가 잘 처리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내는 그게 더 서운했답니다

다음 달에도 동호회 정기 출조가 있는데 벌써부터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고민입니다

제가 이상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