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후광이 뭔지 아세요?

병장2009.02.14
조회422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대구로 휴가 복귀한 쿠닌이랍니다.

서울에서 살고 있어서 집에서 서울역까지 가려면 지하철을 타야되는데

신천역부터 초콜렛 냄새가 진동하는 걸 알고 오늘이 발렌타인데이임을 깨달았죠

어째 복귀하는 발걸음이 더 무거워졌답니다 에효ㅠㅠ

 

서울역에서 동대구역까지 가는 기차표(15:50분 출발)를 사고

정말 익숙하게 무의식적으로 열차에 올랐죠...

창가가 자리여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답니다.

대구역에 거의 도착할 무렵 저는 잠이 깨서 옆을 돌아봤답니다.

분명 타기 전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드문드문 빈자리가 있었는데

옆에서 엄청난 후광이 비치는 것이었습니다.

태어나서 첨 느껴보는 엄청난 충격이었어요 :pㅋㅋㅋㅋ

(지금 얼굴도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그냥 마음이 쿵쾅거려서 진정이 안되는 그런느낌??)

저는 그래도 일반 쿠닌과는 다르다는 일종의 특권의식(?)이 있어서

일단 관심없는척하면서 머리를 엄청 굴렸답니다...

'아~ 여기서 내가 뭔가 표현을 하지 않으면 난 평생 후회할꺼다'

주머니를 뒤져보니 펜도 종이도 없어서

'일단 KTX 표에 연락처를 적어서 줘야겠다.'

이런 발칙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죠 흐흐흐

(그녀도 사실 저와 한번 눈이 마주쳤는데...뭐...그다지 부정적인 반응은 아니었다는 하하;;....이래서 여자친구가 없나봅니다 -_ㅠaㅎㅎ)

 

그녀가 통화하는 내용을 들어보니

문양역에 볼 일이 있어서 친구랑 통화하고 있는겁니다.

반월당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야되는데

저도 마침 부대로 가려면 반월당에 가야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녀가 지하철에 오기전에

만반의 준비를 하려고 매표소에서 펜도 빌려서 연락처도 적고

무작정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그렇게 한 2~30분 기다려도 오지 않아서

슬슬 부대 복귀에 대한 걱정도 되고 해서

반월당에 가서 여유있게 기다리자고 생각했습니다.

 

반월당에서 아마 차를 5~6개는 지나쳐보냈을껍니다.

그래도 그녀는 보지 못했습니다.

차를 보내면서 왜 여기에 내가 이러고 있지...이런 생각도 들어서

몇번이나 가려고 했지만

계속 한번만 더 기다려보자, 곧 오겠지, 괜히 가버리고 후회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에 쉽게 발걸을이 떨어지지가 않더라구요..ㅠㅠ

사람들 엄청 많은데서 저 혼자 군복입고 돌아다니는데

그때는 창피한 것도 모르겠더라구요

그만큼 절실했습니다 하하

태어나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해본적도 처음이구요

아마 다른 사람이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껍니다.

그렇게 아쉽게 제 주머니에는 그 메모가 들어있는 채 저는 부대복귀했답니다...

이제 군생활 3달정도 남았는데...전역해서도 잊혀지지 않을 것 같네요...

 

그래서 혹시나 찾을수 있을까 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2월 14일 서울에서 동대구역 행으로 가는 KTX (15:50출발) 타신 여성분

제가 11호차의 11D였는데 그 반대편 창가에 앉으신 여성분

하얀색 파카에 코발트색 가방을 들고 계신 여성분

제가 이렇게 애타게 찾고있습니다.

혹시 이글을 보시면 꼭 연락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