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 2시간동안 갇혔어요.

벤똘추녀2009.03.21
조회1,056

안녕하세요.베란다에 2시간동안 갇혔어요. 저는 22살 벤쿠버에서 어학연수중인 여학생이에요.

 

가끔씩 마음이 울적(?)한날이면 톡에 들어와서 이것저것 보는데,

 

오늘 저의 생명의은인(응?)을 만나서 생각이 문득 들어 글을 쓰게됩니다.

 

여기 온 지는 1년정도 되었구요. 저번달에 잠깐 한국에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아는 언니와 다운타운으로 나와 아파트 얻어서 같이 살고 있어요.

 

사건인 즉슨, 언니는 학교에 가고 저는 학교 쉬는 날이라

 

쿨쿨 자고 일어나 베란다에 나갔어요. 공기좀 마시고 아,오늘부턴 공부 좀 열심히하자

 

도서관이나 갈까 생각하고 집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는데.. 이건뭐지베란다에 2시간동안 갇혔어요.

 

분명 집안에는 저 혼자밖에 없는데 왜 안에서만 잠글 수 있는 잠금장치가......

 

베란다 문이 잠겨있는거에요!! 아주 0.00001%의 확률로 문고리가 살짝내려가 있는데 문을 닫는 그 살짝의충격으로 문고리가 내려가서 잠겨버린거에요.

 

그래서 전 반바지에 반팔티를 입고있는 채로 얼음바람이 몰아치는 밖에 갇히게 된거죠.. 처음엔 이건 꿈이다 생각하고 멍하니 가만히 있다가

 

너무 추워서 꿈이 아니란 것도 금방 깨닫게 되었죠.

 

언니가 돌아오려면 빨라야 5시간후베란다에 2시간동안 갇혔어요......뛰어내릴까 생각하고 아래를 보니..

그래요 여긴 9층이었어요.

 

5시간동안 이러고 있다간 추워 죽을 것 같기보단 굶어죽을 것 같은 생각에 

 

그 와중에 주위를 둘러보아 먹을 것을 찾으니 다행히 어제 곰팡이 필까봐 찬데 내다놓은 감자가 있었죠.

 

감자를 보며 죽진 않겠구나 생각을 하며(돼지ㅜㅜ) 스스로를 위로하며 1시간이 지났어요.........

 

1시간쯤 지나니 정말 몸이 갈라질 것 같고 어지럽고.. 정말 얼어 죽을 것 같아서

 

에라모르겠다 그냥문을 부시자베란다에 2시간동안 갇혔어요. 생각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장우산이 있길래

 

그걸 집어들고 문을 때리기 시작했죠.. 하지만 그 엄청엄청 두꺼운 유리ㅜㅜ 당근안깨지죠

 

포기하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있으니 눈물이 찔끔 나오더라구요.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날 쳐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그 근원지를 찾아 이리저리

 

눈알을 돌리고있는데 저희 아파트 맞은편에 큰 회사가 있어요!!

 

언젠가 저랑 언니랑 아 여기 베란다며 우리방도 다 유리로 되어있고 맞은편에 회사 있어서

 

사생활보호 너무 안된다. 불평했었 던 적이있었는데 그게>.< 지금 저에겐 luck!!!!!!!!

 

하지만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건 잠시...........대략 10명이 넘는 회사원들이 웅성웅성

 

저를 보고 있으시더라구요. 순간 아쪽팔.. 하지만 살아야겠다는 굳은 결심에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최대한을 끌어냈죠. 한 회사원께서 손가락으로 1층 2층 3층 세는 손짓을 하며 몇층이냐를 묻고 계신 것 같아 손가락으로 9 를 만들었고

 

그 고마운 저의 생명의 은인께서 아파트 매니저와 연락해 매니저님께서 집에 들어와서 문을 열어주셨습니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맞은편 회사에서 절 보고 계시던 대략10명의 회사원들은 환호..... 몇몇분들은 박수를 몇몇분들은 포옹을.. 몇몇분들은 심지어 하트모양을 만들어 저를 축하해 주셨어요.

 

가끔 베란다에 나가면 저를 발견하신 분께서 몇몇사람들에게 제가 나왔다고 알려주시나봐요. 그 덕에 전 동시에 많은분들과 인사를 주고 받곤 합니다.......^0^;

 

커피라도 들고 찾아 뵜어야 되는건데 이놈의 영어....베란다에 2시간동안 갇혔어요. 두려워서 지금까지 못 찾아가고 있네요베란다에 2시간동안 갇혔어요.

 

참 창피하지만, 그동안 너무 힘들었던 어학연수 생활로 벤쿠버가 조금은 싫었었는데,

 

이사건을 계기로 너무 친절한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걸 알고 좋아졌어요^0^

 

 

 

 

 

어떻게 글을 끝내야 할지 몰라 5분동안 망설였어요....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