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SK(탈)-24

바람2004.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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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는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백선녀 여사랑과 추괴 나찰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어떻게 인간의 몸이 저렇게 자유자제로 움직이며 강력한 기운을 낼 수

 있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었다.

과연 자신은 저들과 같은 경지에 오를 수 있을까...

그러나 치우는 계속해서 생각할 수 없었다.

추괴 나찰에게 밀리던 백선녀 여사랑이 갑자기 공격 방법을 바꾸더니

추괴 나찰을 궁지로 몰고 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추괴 나찰은 점점 뒤로 밀려 굴 안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도망치기에 지금과 같은 좋은 시기가 없었다.

 치우는 그들이 치열한 싸움에 열중하고 있을 때 재빠르게 굴을 빠져 나왔다.

 굴을 빠져 나오자 바로 폭포수의 좁다란 길을 타고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빨리 빠져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밖에도 적들이 있으니 함부로 움직일 수 없었다.

 치우는 폭포수에서 벗어나자마자 도망 갈 곳을 찾았다.

그러나 아래쪽으로는 갈 수 없으니 위 쪽 밖에 길이 없는데 바위를 타고 올라갈

 자신이 없었다.


"어차피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다."


 그가 결심을 하고 막 바위를 타고 오르려 할 때 갑자기 시커먼 그림자가 덮쳐왔다.


"엇!!"


 깜짝 놀란 치우는 뒤로 물러서며 좌측으로 몸을 움직였다.

칠성보를 시행한 것이었다.
갑자기 덮쳐오던 사람은 놀랍다는 듯 외쳤다.


"헛! 이놈 봐라!"


 치우는 소리치는 사람을 보고는 다시 한번 좌절감을 느꼈다.

앞에는 음침하게 웃는 소괴 마불웅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호랑이 굴에서 빠져 나오기는 했으나 늑대들이 아직도 이빨을 드러내고

그를 잡으려고 하니 피할 곳이 없었다.

그러나 이렇게 넋을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놈! 어디로 도망가느냐"


 치우가 잽싸게 위쪽으로 도망가려하자 소괴 마불웅이 튀어 오르며 덮쳐왔다.

깜짝 놀란 치우는 다시 바닥에 떨어지며 우측으로 몸을 돌렸다.

그러나 소괴 마불웅은 그 작은 몸을 한번 휙하고 움직이더니 어느새 치우의

앞쪽을 막아서는 것이다.

 이렇게 되자 치우는 어디로도 도망갈 수 없었다.

바위 위에 만들어진 좁은 공간이라 움직임도 여유롭지 못했으며 그의 능력으로는

소괴 마불웅을 떨칠 수 없었다.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며 소괴 마불웅이 말했다.


"재주 다 피웠느냐? 그럼 이제 천지환을 내게 줘라."


"싫어!"


"그럼! 죽어!"


 소괴 마불웅은 짧게 말하며 검을 내리쳤다. 그의 손에는 인정이 없는 듯 보였다.

 그러나 순간 치우의 목을 향해 들어가던 검이 무엇인가에 막혀 튕겨져 나왔다.


차창!!


 소괴 마불웅이 인상을 쓰며 소리쳤다.


"어떤 놈이냐?"


 언제 나타났는지 사가 회색빛 눈동자를 굴리며 말했다.


"함부로 나서지 마라."


"후후. 언제고 네놈의 그 음울한 입을 막아주고 싶었다."


 소괴 마불웅은 소리치며 빠르게 치고 들어갔다.

그의 쾌검이 순식간에 사의 가슴을 향해 들어갔다.

사는 검의 싸늘한 기운을 느끼며 옆으로 몸을 틀었다.

그러나 소괴 마불웅은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검의 방향을 틀어 다시 공격해

들어왔다.

 사는 간단하게 생각했는데 검의 방향이 순식간에 바뀌며 들어오자 놀랐다.


'검의 방향을 자유자재로 움직을 수 있는 경지까자 올랐단 말이냐'


 사는 소괴 마불웅의 검을 연거푸 피하며 그의 무기인 오금조(五金爪)를 꺼내 들었다.
원래 그의 주무기는 청룡검이었지만 호가 린과의 싸움에서 빌려가서 할 수 없이

또다른 무기인 오금조를 꺼내 든 것이다.

오금조는 금빛 찬란한 갈퀴손과 같은 무기였다.
오금조는 두 개가 한 쌍이어서 사는 양쪽에 하나씩 들고서는 빠르게 덮쳐오는

소괴 마불웅을 향해 부딪혀 갔다.


 소괴 마불웅은 사가 갑자기 이상한 무기를 빼어들고 공격해 오자 냉소를 날리며

그의 단검을 아래서 위로 올려쳤다.

이 공격은 다가서는 사의 복부와 가슴을 향한 공격이었다.

검초가 단순한 듯 보였지만 한 동작에도 수 십 가지의 초수 겹쳐보였다.
 사는 출렁이듯 쳐오는 공격을 보며 살짝 옆으로 몸을 움직여 피하며 오금조를

내려쳤다.

 강맹한 기운이 소괴 마불웅을 향해 덮쳐 들어갔다. 그러나 소괴 마불웅의 검이

 오금조의 강한 기운을 막아냈다.


츠츠차창!!


 두 무기가 부딪히자 괴상한 울림이 울려퍼지며 강한 기운이 그들을 감쌌다.

소괴 마불웅과 사는 서로 무기가 부딪히자 전해는 충격에 인상을 쓰며 놀랐다.

 서로 상대방을 쉽게 보았는데 막상 서로 기운을 느껴보니 막상막하가 아닌가.
 사는 뒤로 물러서며 예의 그 음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법이구나. 나의 공격을 막아내고....그렇다면 이것도 한번 막아봐라!"


 사는 소리치며 갑지기 자신의 오금조를 소괴 마불웅을 향해 쏘았다.

황금빛이 어둠을 가르며 빠르게 소괴 마불웅을 향해 들어갔다.
 소괴 마불웅은 갑자기 사가 자신의 무기를 던지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오금조를 보았을 때는 그저 단순한 무기로 여겼는데 암기와같이 던지니

놀랐던 것이다. 그러나 이미 그가 놀랐을 때는 그의 가슴을 향해 오금조가

다가섰을 때였다.


"헛!!"


 놀람에 찬 소리가 순식간에 터져 나왔다.

 소괴 마불웅는 생각할 겨를 없이 몸을 뒤 쪽으로 틀며 피했으나 오금조는

 어느새 그의 옷깃을 찢어버렸다.

약간만 늦었어도 그의 심장은 이미 오금조의 손에 잡혀서 없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오금조의 공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오금조는 마치 눈이라도 있는 것처럼 다시 공격의 방향을 바꾸어 소괴 마불웅을

찾아 든 것이다.
 놀란 소괴 마불웅은 급격히 기운을 끌어들이며 검으로 오금조를 쳐내려 했다.

그러나 오금조는 순식간에 뒤쪽으로 빠지며 소괴 무불웅의 하부를 향해 들어오는

것이었다.
이미 선수를 빼앗긴 소괴 마불웅는 급하게 뒤로 물러서며 오금조의 괴적에서

벗어나려 했다.

그에게는 이미 다른 방법이 없었다.

오금조가 빠르게 덮쳐 들어왔지만 자신의 신법이면 충분히 그 괘적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가 그렇게 생각하며 신법을 움직일 때 였다.

갑자기 뒤쪽으로부터 강맹한하고 날카로운 기운이 덮쳐오는 것이 느껴졌다.

소괴 마불웅은 그 기운을 느끼고는 깜짝 놀랐다.


'이런! 저 놈의 무기를 하나만 생각하고 두 번째 것은 계산에 넣지 못햇구나!'


 소괴 마불웅은 계속해서 밀리다 상황판단을 제대로 내리지 못한 것이다.

사가 계속해서 하나의 오금조 만을 공격해 왔기 때문에 그것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지 나머지 하나까지 갑자기 쓸 줄은 몰랐던 것이다.

아니 사실 알았다해도 막기는 이미 늦어버렸던 것이다.

고수들의 싸움에 있어서 약간의 실수나 상환 판단은 죽음과 직결 될 수 있었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풍부한 실전 경험밖에 없었다.

물론 소괴 마불웅은 숱한 전장과 싸움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지만 스스로 상대를

과소 평가했던 것이다.

그 어떤 상대와의 싸움에서도 자만은 스스로를 죽음으로 이끌 수밖에 없었다.


 소괴 마불웅은 짧은 순간 후회를 하며 몸을 틀었지만 이미 늦었다는 것을 깨닫고

죽음을 기다렸다. 그런데 자신에게 덮쳐오는 강맹한 기운이 갑자기 사라지는 느낌이

들고는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때 그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째야. 항상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네 그 성질을 죽이지 못하면 제 명대로 못

살것이라고..."


 어느 순간 다가온 백괴 갈망웅를 보고 소괴 마불웅이 소리쳤다.


"혀...형님!"


 백괴 갈마웅은 호웅사묘들이 모두 폭포수 쪽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소괴 마불웅을 뒤 쫒아서 바로 온 것이다.

그리고는 소괴 마불웅이 위험에 처한 것을 보고 구한 것이다.
 사는 갑가기 자신의 공격을 백괴 갈마웅이 막아내자 화가 났다.

그러나 백괴 갈마웅은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그때 어느새 다가온 웅이 사에게 걱정어린 말로 말했다.


"둘째야 괜찮으냐?"


"예. 전 괜찮습니다."


 웅은 사의 말을 듣고 백괴 갈마웅과 소괴 마불웅을 향해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둘이서 한 사람을 공격하다니...네 놈들이 이제는 막가자는 것이냐?"


 백괴 갈마웅은 웅의 말에 조소를 날리며 말했다.


"당신들은 떳떳한 것 같소? 우리는 어차피 같은 처지같은데..."


"흥! 뭐가 우리와 같다는 소리죠?"


 어느새 다가온 묘가 새초롬해서 따져물었다.


"허허...아가씨는 또 무얼 따져 물으려 하시오? 이번에도 끝까지 바닥을 보아야

물음을 멈추겠소?"


"그래요. 저는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거든요. 그러니 무엇이 같다는 것인지 말해

보세요."


"그렇게 궁금하다면 내 말해주지. 당신들 호웅사묘도 막개와 싸우면서 정정당당히

 일대 일로 싸웠소?"


 백괴 갈마웅의 말에 묘는 할말을 잃고 콧웃음을 쳤다.


"흥!"

 

 치우는 소괴 마불웅과 사가 싸우자 이미 이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바위를

타고 계속해서 위쪽으로 올라갔다.

그들을 피할 길은 어차피 폭포수 물이 떨어지는 위 쪽 밖에 없었다.

 소괴 마불웅과 사는 치우가 폭포 위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도 제지하지 않았다.
그들은 치우가 멀리 도망가지 못할 것을 알기 때문에 막을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덕분에 치우는 아무 제지도 없이 십여장이나 되는 높이를 기어올라갈 수 있었다.

치우가 만약 상천제 막개에게 기를 주입 받지 못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치우는 폭포위에 올라와서 아래를 보니 자신을 잡으려고 혈안이 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여기서 조금만 더 지체하다가는 살아서 빠져나가지 못할 것 같았다. 그러나
치우는 폭포 위를 살펴보고는 그만 눈앞이 깜깜해지고 말았다.

어두워서 잘은 보이지는 않았지만 길이 없었다.

시커멓게 입을 벌린 큰 굴에서 굉음을 내며 쏟아지는 물 줄기만 보일 뿐

도망갈 곳이 보이지 않았다.

큰 굴에서 쏟아져 나오는 물은 십여장 아래로 떨어지며 거대한 폭포수를

만들며 굉음을 내고 있었다.

만약 빠져나가야 한다면 거세게 쏟아져 나오는 저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수밖에 없었다.

사방은 바위로 둘러쳐져 있었고 그나마 치우가 서 있는 곳이 넓게 펼쳐져

있을 뿐이었다.
 치우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적들은 뒤에서 언제 쫒아 올지 모르고 앞에는 갈 곳이 없다.


'아! 나의 운도 여기서 끝나는가...저 거센 물결을 뚫고서 굴을 들어갈 수는 없다.

잘 못하면 물살에 휩슬려 저 포폭수 아래로 떨어져 죽을 것이다. 그리고

저 물의 깊이도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이대로 죽어야 하는가....'


 치우는 갑자기 다리에 힘이 쭉 빠져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막개 아저씨 여기까지가 제 운명인가 보네요. 이 천지환을 어떻게 할까요..."


 치우는 자신의 신발 밑창에 감추었던 천지환을 꺼냈다.

순백의 아름다운 빛이 어둠을 감싸는 듯 보였다.


"죽어야 된다면....저들에게 줄 순 없겠죠? 막개 아저씨와 초개의 죽음과 바꾼건데...

그리고 이제는 나의 죽음과 바꿔야 하는 건데 저들에게 준다는 것은 안돼죠.

너무 억울해서 그렇게는 못해요."


 치우는 허탈한 마음으로 중얼거리다 천지환을 자신의 왼쪽 팔목에 끼었다.

그러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천지환은 치우의 팔뚝 보다 넓고 컸는데 왼팔에 끼우자 갑자기 줄어들
면서 팔목에 착 달라붙는 것이 아닌가.


"엇! 이게 살아 있나...제 멋대로 크기를 조절하네."


 치우도 놀라서 천지환을 다시 빼려했으나 이상하게 다시 빠지지 않았다.


"이게 왜 빠지지 않지? 잘 못하다가는 평생 차고 다녀야하는 것 아냐"


 치우가 천지환을 빼려고 팔을 흔들어 댈 때 사람들 소리가 폭포 아래서

 들려왔다.

 치우를 찾기 위해 폭포 위로 올라오는 것 같았다.


"어차피 죽을거면 저들에게 괴롭힘 당해서 죽느니 차라리 적 물결을

헤쳐나가다 죽자 그게 좋겠다."


 치우는 결심을 굳히고 자리에서 일어나 시커먼 입을 벌리고 있는 굴을

향해 다가갔다.


그때였다.

차가운 기운이 갑자기 그의 뒤쪽에서 덮쳐오는 것이 느껴졌다.

치우는 놀라서 앞으로 달려가려 했지만 그때는 이미 늦어서 그 기운에

뒷덜미를 잡혀서 움직일 수 가 없었다. 

치우가 도망치려고 발부등치자 웃음에 찬 말소리가 들렸다.


"거지녀석아 어디로 도망가려 하느냐?"


 치우는 목소리만 듣고도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이 나쁜놈 기생오래비 같은 놈!"


 백괴 갈마웅은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며 치우의 뺨을 세차게 때렸다.


찰싹! 찰싹!


"입이 지저분한 거지구나. 얼른 천지환을 내놔라 눈알을 뽑기 전에."


"절대 네놈에겐 못준다!"


"그래? 우선 네 놈의 왼쪽 눈을 먼저 뽑아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