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변태가 좋아졌어요.....

수줍게.....2009.06.03
조회6,616

안녕하세요.

 

겨울동안 묵혀놨던 살들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 20대 중반 직장 여성이에요.

 

이제 여름도 시작 됐고 여름 휴가 때 비키니를 입으려면

 

슬슬 준비해야 겠다 란 생각에 저번 달부터 동네 헬스장을 등록 했어요.

 

 

직장이 늦게 끝나는 관계로 늦은 밤에 가게 되곤 하는데

 

그때 마다 꼭 마주치는 남자 두 분이 있는데

 

나이는 대충 제 또래에 친구사이인 것 같더군요.

 

 

아무래도 늦은 시간인 만큼 헬스장에 사람이라곤 저와 그 분들 뿐인지라

 

첫 날부터 무척 신경이 쓰였고 헬스장 관장님은 불편해 하는 제 모습을 보시곤

 

“괜찮아. 운동 좋아하는 사람치고 마음 악 한 사람 없어.”

 

라며 절 안심 시키셨지만 그 말씀은 20분도 안가 절 불안에 떨게 했습니다.

 

 

 

혹여나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기가 찬 듯 한 말투로

 

 

‘ 인적 드문 헬스장에서 성추행이라도 할까 봐? ’

‘ 갑자기 칼이라도 들고 강도짓이라도 할까 봐? ’

 

 

라고 하실 수도 있겠죠.

 

저도 알아요.....

 

당연히 관장님이 계신 헬스장에서 그런 일이 생기겠냐만

 

사실 제 불안함은 다른 것이 아니라

 

그 두 분들의 충만하다 못해 헬스장 전체를 집어 삼킬 것 같은

 

똘끼 때문이였습니다.

 

 

 

 

어찌나 서로 장난들이 심하던지

 

좀 이국적으로 생기신 헬스장 관장님한테

 

“관장님 아랍 사람 같아요.”

 

“맞아. 몸도 우락부락하고 인상도 삭막해서 테러리스트 같아.”

 

“조금 젊은 후세인정도?”

 

“맞아. 관장님 미국가지 마세요. 후세인 환생 한줄 알고 부시 심장 마비 걸려요.”

 

라며 놀리고 관장님이 잡으려고 뛰어오면 그리 넓지도 않은 헬스장을

 

전력으로 질주하며 소란을 피우질 않나.

 

 

둘이 샤워하러 들어가서 먼저 나온 친구가 늦게 나온 친구의

 

옷과 운동복 수거함을 들고 뛰쳐 나와 민망을 주는 등

 

 

상식을 뛰어넘는 그 짓궂은 장난이 혹여 저에게도 미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헬스장을 다니게 되는 수준에 이르렀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가 누워서 역기를 드는 운동 하고 있는 모습을 본 다른 친구가

 

슬쩍 다가가 운동에 심취한 친구의 고추를..... 만졌다가 깜짝 놀라

 

역기를 들던 친구가 깔리게 된 사고가 발생 했어요.

 

다행히 깔린 친구는 다치지 않았지만 내심 약이 올랐던지 앙심을 품고는

 

자신을 깔리게 한 친구의 빈틈을 살피기 시작 하더 군요.

 

그리고 그 친구가 서서 아령 운동을 하는 순간 앙심을 품은 친구는

 

그만.....

 

아령 운동 하던 친구의 바지를 힘차게 아래로 내렸고.....

 

물 마시고 오던 전 그 모습을 정면으로 목격하게 되었어요.....

 

 

 

 

 

아......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반바지와 팬티가 함께 내려가 고추만 남은

 

그 분의 모습을 정면으로 목격 한 셈이군요.

 

 

[예상 베플 : 그 사람 고추 컸어요?]

 

 

 

너무나 깜짝 놀란 전 그 자리에서 인간 화석처럼 굳어버렸고

 

아래쪽만..... 아담이 된 그 분은 바지를 추스리고는 운동복을 입은 체

 

헬스장을 뛰쳐 나갔어요.

 

 

 

 

전 당장 관장실에서 티비를 보시던 관장님한테 달려가

 

저 사람들 변태 아니냐고 주의 좀 시켜 달라고

 

고래 고래 소리를 질렀고 사연을 들으신 관장님께서도

 

이건 너무하다고 다음날 오면 혼구녕을 내 놓겠다고 하셨지만

 

 

 

 

그 두 분들을 그 사건 이후론 볼 수 없었어요.

 

 

 

 

그 날이 있고 매일 평화롭게 운동에 매진하던 어느 날

 

같은 동네에 사는 소꿉친구가 소개팅 할 생각이 없냐며 연락이 왔어요.

 

그 동안 운동에 집중했던 효과가 있었던지 살도 제법 빠진 상태라

 

전 흔쾌히 수락을 했지요.

 

 

 

 

그렇게 약속한 소개팅이 다가왔고 전 솔로 인생 3년을 마무리 할 수 있단

 

생각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약속 장소로 갔지만

 

 

 

 

그 곳에서 제 두 눈을 의심할 만한 상황에 당도하게 되었습니다.

 

 

 

 

 

 

 

 

네.....

 

소개팅남은 다름 아닌 헬스장에서 반쯤 아담이 된 그 남자분이였습니다.

 

 

 

당황한 저는 그냥 도망 치자라는 생각에 몸을 틀려고 했지만

 

친구는 절 발견하고는 해맑게 웃으며 큰소리로

 

 

“여기야!!!!”

 

 

라며 쌍수를 들고 환영 했어요.

 

 

 

 

 

 

 

몰랐겠지요.....

 

자신이 주선한 남자가

 

저에게 고추를 보여준 남자일 줄은요.

 

 

 

 

 

 

 

남자 분은 절 보자마자 안색이 하얗게 질리기 시작하더니

 

점점 제가 가까이 가자 마치 지독한 악몽이

 

현실 다가 온 것처럼 파랄 정도로 사색이 되었고

 

 

 

 

저 역시 자리에 앉기 까지

 

 

‘그냥 도망 칠까?’

 

‘그냥 모른 척 할까?’

 

‘아니야 차라리 고추는 못 봤어요 라고 할까? .............. 안 믿겠지?’

 

 

등등의

 

오만생각이 머릿속을 교차 했어요.

 

 

 

 

그렇게 저와 그 남자 분 사이에 어색한 침묵만이 흘렀고

 

제 친구는 저희의 어색함을 풀어주려 고공분투를 하던 중

 

아무래도 술의 힘이 필요할 것 같다며 근처 술집으로 자리를 옮겨

 

한잔 두잔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역시나 술은 신이 주신 가장 위대한 선물이란 말이 맞는 걸까요?

 

 

 

약간의 취기가 돌자 저와 남자 분은 서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마음을 열기 시작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새로운 면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헬스장에선 천하에 둘도 없는 장난 꾸러기 같았는데

 

의외로 생각도 깊고 자상한 면도 많더라구요.

 

 

그렇게 제 친구도 놀랄 만큼 저희 둘은 친해졌고

 

얼마 전부터 서로 문자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지만

 

요즘 고민이 생겼어요.

 

 

사실 연락처 줄때까지만 해도 예전 사건도 있고 해서.....

 

그냥 친하게 지내는 오빠 동생정도로만 생각을 했구요.....

 

그 남자분도 그 말에 동의 했는데.....

 

 

요즘 자꾸 그 남자분이 문득 문득 생각나더니

 

이제는 업무에 방해가 될 정도로 그 남자 분 생각이 나네요.

 

 

 

네.....

 

이성으로 좋아하는게 맞겠지요.....

 

하지만 제가 먼저 오빠 동생으로 지내잔 말도 했고

 

그 남자분도 선듯 절 이성으로 좋아해 줄까 란 생각도 들고

 

게다가 사귀게 되면 경악스러운 그 사건의 친구 분도 한번은

 

만나게 될 것 같은데.....

 

그렇다고 또 그냥 놓치기에는 많이 아쉽고......

 

이런 저런 생각에 잠을 잘 못 이루겠어요.

 

 

 

그냥 확 고백을 할까요?

 

아니면 그냥 이정도로만 인연을 이어가야 할까요?

 

 

 

고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