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곡이란 이름은 중국명(石斛)을 우리말로 발음한 것이고 대나무와 같이 곧은 가지 윗부분에 피어나는 작은 꽃은 난의 우아함보다는 귀여운 느낌을 준다. 속명의 (덴드로비움, Dendrobium)은 그리스어의 (수목 dendron과 자란다 bios)의 合成語로서 이 식물이 주로 나무에 붙어서 자라는 기생 식물이란 뜻이다. 또한 종명의 moniliforme는 염주를 의미한다. 그것은 석곡대의 매듭이 짧고 매듭사이가 둥글고 굵으므로 염주를 닮았다는 뜻이다.
영 명 : Dendrobium moniliforme
한 문 : 石斛
※ 아래 사진은 석곡과 함께 보내주셨던 "노랑 제비꽃"입니다.
풍란석부(風蘭石附)
화음(和音)이라 이름하는 풍란석부작(風蘭石附作)이 있다. 생명이 있는 풍란과 생명이 없는 돌과의 조화미, 풍란뿌리의 영고성쇠(榮枯盛衰) 등, 나는 그 석부작에 「화음」이란 이름을 붙이기에 서슴치 않았다.
그 화음을 두 자 길이의 동수반(銅水盤)에 연출하여 두면 마음은 벌써 한 마리의 백구(白鷗)되어 내 고향 거제 해금강에 노닌다.
암벽에 찰랑이는 파도하며, 상큼한 바닷내음을 사시사철 석부작 한 점으로 만끽하고 있으니, 그 아니 좋을 손고... 고해라는 세상살이이나 화음을 들여다 보는 순간만은 열락(悅樂)에 겨워 시름을 잊는다. 염려(艶麗)하지는 않지만 청초한 잎, 담백(淡白)한 꽃의 자태, 농적(濃赤)과 담록(淡綠)의 강인한 뿌리,
은근하면서도 산뜻한 향기 등, 보는 이로 하여금 사족을 못 쓰게 하는 풍란을 즐기는 방법은 재배자의 취향에 따라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나는 빼어난 돌에다 풍란을 모시는 것을 능사로 하고 있기에 석부에 관한 나름대로의 소회(所壞)를 적을 따름이니 이 글이 풍란을 즐기는 애란인에게
다소나마 참고가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1) 풍란의 작품화 풍란은 착생란이기 때문에 돌, 헤고, 나무껍질, 기와, 화분, 도자기 등, 착생시킬 재료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 할 수 있다. 다른 난에 비하여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점이 풍란 재배의 재미를 다하는 점일 지도 모른다. 풍란을 어디에 착생시키든 죽죽 뻗는 뿌리만 보아도
매료되는 것이지만,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 했으니 빼어난 돌에다 착생시켜 돌과 난의 상호보완적 조화미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풍란은 분에다 이끼 등의 식재를 사용하여 기르는 것이 무난할 것이나 설악산의 암벽경(岩壁景)을 연상하는 실경연출(實景演出)도 한번 쯤 시도해 볼 만한 일이라 여겨진다. 그러고 보면 풍란석부작의 요체는 실경연출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어떻게 실경에 가까운 작품을 만드느냐가 문제인데, 어떤 돌에다 어떤 풍란을 착생시킬 것인가
하는 것을 우선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제주 경석이건, 석회석이건 풍란뿌리만 잘 뻗으면, 그 자체로도 훌륭한 관상가치가 있겠으나, 작품이란 말을 하기엔 좀 주저함이 따른다.
(2) 풍란의 선택 풍란이 남획으로 거의 멸종상태에 이르렀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귀를 막고 싶었는데, 근년엔 조직배양 등으로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어찌 반갑고 기쁜 일이 아니랴. 그분들의 노고에 대하여 충심으로 감사드린다. 석부작에 쓰일 풍란은 엽세가 좋고 뿌리가 굵은 것을 고르는게 좋으며, 나도풍란이나 소엽풍란을 막론하고 장엽보다는 단엽이 좋다. 왜냐 하면, 석부에 쓰일 돌에 대하여는 뒤에 자세히 언급하겠으나, 수석은 축경(縮景)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에 여기에 착생시킬
풍란의 잎이 너무 길거나 크다면 균형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잎이 차츰 자라게 되어 커질 때까지 감안하여 석부를 시도하여야 함은 물론이다.
장엽의 풍란은 길이가 긴 입석이거나 암형(岩形)의 돌에다 붙이면 무난하리라 본다.
(3) 돌의 선택 한려 수도(閑麗水道)를 여행하신 분은 머리에 소나무 등을 남기고, 아랫쪽은 파도에 씻긴 선바위(立石)를 기억하시리라 믿는다. 천인단애한 절처에 뿌리내린 풍란을 제외하고는 거의 멸종된 지금의 상황에 비추어 실경연출에 쓰일 돌도 절벽경이나 입석을 선택함이 좋을 법하다.
석질(石質)은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석질이 좋은 남한강 오석 등에도 풍란을 붙여보니 너무 단단하여 안 될 것 같았으나,
오히려 물씻김(水磨)이 잘된 돌이 피부가 미끄러워 뿌리가 잘 뻗어 나갔다. 석질이 강한 돌은 습기를 어떻게 해결하여야 할 것인가가 문제인데, 습기문제는 수태로써 해결이 가능하리라 본다.
풍란의 뿌리 사이에 수태를 끼워 넣으면 습기를 어느 정도 유지할 수가 있다. 돌갗이 거칠면 뿌리가 뻗어가다 돌주름 사이에서
성장이 멎어 버릴 수가 있으니 돌주름 사이에 이끼를 채우는 등, 뿌리 뻗기를 도와주면 된다. 문제는 돌의 형태다. 수석에서 말하는 산수경석은 가능하면 피하는 게 좋다. 축경(縮景)인 산수경석에 실물인 풍란을 붙이면
그 경정(景情)이 빼어났다 할지라도 몽돌로 전락해 버릴 우려가 있다. 따라서 석부작에 쓰일 돌은 입석이거나 바위형이 무난하다. 입석으로 밑면이 좋으면 수반연출이 가능하여 한결 자연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니, 받침을 사용하지 않고 자력으로 설 수 있는
입석이면 일단 후한 점수를 주어도 좋다. 가능하면 하늘을 찌르는 기상을 지닌 돌로서 굴곡이나 주름에 힘이 들어있는
운근석(雲根石)이면 두 말 할 나위가 없으며, 한 군데 풍란을 모실 포인트가 있는 것이 운치가 있다. 돌의 색은 가능하면 검은색이 흰색깔의 뿌리와 조화를 이루는 면에서 좋으나, 색감이 엷은 돌은 계속 물을 주어
이끼를 붙여 보완하면 되는 것이니, 돌의 색깔은 별로 문제될 것이 없으나 가급적 흰색의 돌은 피하는게 좋다.
(4) 석부의 방법 풍란을 돌에 고정시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순간 접착제를 이용하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우선 지저분한 뿌리들은 대충 정리하고 묵은 뿌리를 사방으로 펴서 뿌리의 뒷면에 이쑤시게 등으로 접착제를 발라 고정시킨다.
이 때의 접착제의 양은 뿌리가 붙어 있을 정도의 최소한의 양으로 한다. 접착제를 뿌리에 온통 떡칠을 할 경우
물을 주게 되면 허옇게 피어나와 보기가 흥하다.
순간 접착제는 목각용(木刻用)이 적합하다. 너무 묽은 접착제는 돌 표면에 액체가 번져 마르고 나면 허옇게 표시가 난다.
일반 순간 접착제는 뿌리가 상하지만 목각용은 뿌리가 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새 뿌리가 묵은 뿌리 끝에서 다시 내리는 것도 보았다. 풍란을 돌 표면 전체에다 붙이는 것 보다는 돌 크기에 따라 몇 촉을 포인트 지점에다 다소곳이 부착시키는 것이 한결 격을 더한다. 나도풍란은 엽세 자체가 큰 것이니만큼 여러 촉을 붙이는 것보다는 두 서너 촉이 적당하다.
돌에 따라 콩짜개난이나 보리 난초, 칠점초 등을 곁들이는 요령도 부려 볼 만하다.
뿌리가 고정되면 뿌리 사이에 이끼를 끼어 넣는 기분으로 집어 넣고는 물을 주어 이끼를 정리하면 석부는 끝난 셈이다.
(5) 돌의 연출 석부시킬 돌이 자력으로 서지 못하거나 불안정하여 쓰러지기라도 하면 애써 가꾼 석부작이 망가질 수 있으니 이를 고정시켜야 한다.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돌의 밑면을 다이아몬드 톱으로 싹뚝 자르는 사람도 있으나, 가급적 밑면 절단은 피하는게 좋다.
절단된 밑면을 들어 볼 경우 톱자국의 냉혹함에 정나미가 떨어질 정도이니 말이다.
밑면을 절단하지 않고 고정시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두어가지만 소개한다. 첫째는, 나무로 보조받침을 만드는 방법이다. 수석가게에서 조작하기 쉬운 목재인 마디카로 돌의 밑자리 구멍만 파고 실톱으로 그 둘레를 자르면 된다.
값도 수석좌대 값의 3분지 1도 안되는 헐값이다.
둘째는, 시멘트로 보조받침을 만드는 방법이다. 시멘트로 보조받침을 만들고는 돌을 빼내고 굳기를 기다리면 된다. 이 때도 돌과 시멘트의 보조받침을 밀착시켜
고정시키는 것보다는 각각 분리시킬 것을 권한다. 가능하면 자연그대로 즐기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나무나 시멘트로 보조좌대가 완성되면 분재용 분을 사용하여 연출하면 된다. 분의 크기, 높이와 색깔 등은
돌과의 조화를 고려할 일이다.
여기에서 하나 덧붙일 것은, 분재 분에다 돌을 연출할 경우 분의 표면에 부드러운 이끼를 심는게 좋다.
이끼를 곁들여 키우면 차츰 이끼가 돌에도 퍼져 자연미를 더하는 재미를 느끼게 된다.
분에다 흙만 채워도 돌이 움직이지 않으면 굳이 보조좌대를 사용할 필요가 없으나, 입석의 경우 높이 때문에
보조받침을 사용하지 않으면 고정이 되지 않아 넘어질 우려가 있다.
밑면이 반듯하여 맨수반에 연출이 가능한 돌은 돌의 색깔에 어울리는 수석수반을 선택하는 게 좋은데,
고태가 나는 돌이라면 녹청처리가 된 동수반(銅水盤)을 사용할 경우 돋보이게 될 것이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각자의 심미안에 의할 수밖에 없다.
전시장에서는 접시에다 석부작을 올려 놓은 것을 자주 보았는데, 약간의 정성만을 기울여도
풍란석부작의 운치는 살아 나는 것이니 기왕 즐기는 일에 품격을 돋우는데 인색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6) 석부의 시기 풍란석부작의 성공여부는 석부의 시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풍란석부의 시기는 풍란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뿌리가 한창 뻗는 4월부터 6월까지가 적합하다. 풍란이 자력으로 뿌리를 돌에다 활착시키면 대개의 경우 겨울을 무사히 넘길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겨울나기가 어렵다.
무사히 겨울을 넘긴 것 같았으나 싱싱한 것처럼 보이던 풍란이 어느날 갑자기 잎이 와장창 무너져 내려
참담한 지경에 처한 경험을 하신 분들도 상당수 있으리라 본다. 춘란 등은 잎이 떨어지면 벌브라도 건질 수 있으나,
풍란은 잎이 떨어지는 것으로 만사휴의 (萬事休矣)다.
7월 이후 풍란을 입수하였다면 화분에다 이끼로 재배하는 것이 무난할 것이며,
다음해 새 뿌리가 내릴 때를 기다려 석부를 시도함이 좋을 듯하다.
(7) 석부작의 관리 석부작이 완성되면 곧바로 직사광선을 받게 하는 것보다는 차광을 많이하여 서서히 적응시키는 요령으로 관리한다. 석부작은 쉬 건조하기 쉬우니 물을 자주 주어야 하고 습도가 충분하고 통풍이 좋은 곳에 두어 관리한다.
물을 주고 싶을 때마다 주어도 물주기로 인한 과습의 우려가 없는 게 석부작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풍란은 반음지 식물이므로 차광된 햇빛을 받게 하는 게 좋으나, 뿌리가 뻗을 시기인 봄엔 직사광선을
충분히 받게 하는 게 생장에 도움을 주게 된다.
돌에 활착되어 뿌리가 뻗어감을 보는 즐거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각적 만족이다.
뿌리가 뻗기 시작할 때 하이포넥스 3,000배액을 주 1회 정도 준다. 간혹 뿌리가 하늘을 향하는 것도 있다.
이것을 억지로 돌에다 붙이면 부러질 우려가 있으니, 차츰차츰 교정하여야 하는데 이끼를 사용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석부작한 풍란 관리도 일반 풍란 재배와 비슷하나 필자의 경험으로는 겨울철 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겨울철에는 5"C 정도의 저온에서 관리하되 수분과다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여야 한다.
겨울잠이 든 풍란은 말라 비틀어져 모양이 말씀이 아니다. 이 때의 애처러움은 형언키 어려우나 그대로 두어야지,
가온을 한다든지 난방이 잘 되는 곳으로 옮겨 놓으면 겨울동안은 싱싱하나, 어느날 와장창 잎이 내려 앉아 다시는
풍란을 키우고 싶은 생각은 없어지는, 정나미가 뚝 떨어지는 암담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가온이 되는 온실에서 재배하는 경우, 15"C 정도를 지속 유지할 수 있다면 수분이 과다하여도 문제될 게 없다.
겨울을 무사히 넘기고 새 뿌리가 서서히 내릴 때의 즐거움, 이때 어린 자식놈이 용돈을 달라고 보챈다면 손에 잡히는 대로 주게 될 것이다. 6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저녁, 만개한 풍란의 짙은 향이 사위에 퍼질 때 신선이 된 기분으로 가득찬 소주잔을 기울일 것이다.
아! 풍란이여, 석부작이여 ! 전율하듯 가슴을 강타하는 뿌리 예술이여 ! 너로하여 나는 사는 것이 즐겁다.
풍란님의 "나도 풍란" 사진 모음 2 (바탕화면 그림으로도 가능)
※ 여기부터는 풍란 - 석부
※ 아래의 두 사진은 예전에 풍란님이 보내주신 "석곡"입니다.
석곡이란 이름은 중국명(石斛)을 우리말로 발음한 것이고 대나무와 같이 곧은 가지 윗부분에
피어나는 작은 꽃은 난의 우아함보다는 귀여운 느낌을 준다.
속명의 (덴드로비움, Dendrobium)은 그리스어의 (수목 dendron과 자란다 bios)의 合成語로서 이 식물이 주로 나무에 붙어서 자라는 기생 식물이란 뜻이다.
또한 종명의 moniliforme는 염주를 의미한다.
그것은 석곡대의 매듭이 짧고 매듭사이가 둥글고 굵으므로 염주를 닮았다는 뜻이다.
영 명 : Dendrobium moniliforme
한 문 : 石斛
※ 아래 사진은 석곡과 함께 보내주셨던 "노랑 제비꽃"입니다.
풍란석부(風蘭石附)
화음(和音)이라 이름하는 풍란석부작(風蘭石附作)이 있다.
생명이 있는 풍란과 생명이 없는 돌과의 조화미, 풍란뿌리의 영고성쇠(榮枯盛衰) 등, 나는 그 석부작에 「화음」이란 이름을 붙이기에 서슴치 않았다.
그 화음을 두 자 길이의 동수반(銅水盤)에 연출하여 두면 마음은 벌써 한 마리의 백구(白鷗)되어 내 고향 거제 해금강에 노닌다.
암벽에 찰랑이는 파도하며, 상큼한 바닷내음을 사시사철 석부작 한 점으로 만끽하고 있으니, 그 아니 좋을 손고...
고해라는 세상살이이나 화음을 들여다 보는 순간만은 열락(悅樂)에 겨워 시름을 잊는다.
염려(艶麗)하지는 않지만 청초한 잎, 담백(淡白)한 꽃의 자태, 농적(濃赤)과 담록(淡綠)의 강인한 뿌리,
은근하면서도 산뜻한 향기 등, 보는 이로 하여금 사족을 못 쓰게 하는 풍란을 즐기는 방법은 재배자의 취향에 따라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나는 빼어난 돌에다 풍란을 모시는 것을 능사로 하고 있기에 석부에 관한 나름대로의 소회(所壞)를 적을 따름이니 이 글이 풍란을 즐기는 애란인에게
다소나마 참고가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1) 풍란의 작품화
풍란은 착생란이기 때문에 돌, 헤고, 나무껍질, 기와, 화분, 도자기 등, 착생시킬 재료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 할 수 있다.
다른 난에 비하여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점이 풍란 재배의 재미를 다하는 점일 지도 모른다. 풍란을 어디에 착생시키든 죽죽 뻗는 뿌리만 보아도
매료되는 것이지만,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 했으니 빼어난 돌에다 착생시켜 돌과 난의 상호보완적 조화미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풍란은 분에다 이끼 등의 식재를 사용하여 기르는 것이 무난할 것이나 설악산의 암벽경(岩壁景)을 연상하는 실경연출(實景演出)도 한번 쯤 시도해 볼 만한 일이라 여겨진다.
그러고 보면 풍란석부작의 요체는 실경연출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어떻게 실경에 가까운 작품을 만드느냐가 문제인데, 어떤 돌에다 어떤 풍란을 착생시킬 것인가
하는 것을 우선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제주 경석이건, 석회석이건 풍란뿌리만 잘 뻗으면, 그 자체로도 훌륭한 관상가치가 있겠으나, 작품이란 말을 하기엔 좀 주저함이 따른다.
(2) 풍란의 선택
풍란이 남획으로 거의 멸종상태에 이르렀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귀를 막고 싶었는데, 근년엔 조직배양 등으로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어찌 반갑고 기쁜 일이 아니랴. 그분들의 노고에 대하여 충심으로 감사드린다.
석부작에 쓰일 풍란은 엽세가 좋고 뿌리가 굵은 것을 고르는게 좋으며, 나도풍란이나 소엽풍란을 막론하고 장엽보다는 단엽이 좋다.
왜냐 하면, 석부에 쓰일 돌에 대하여는 뒤에 자세히 언급하겠으나, 수석은 축경(縮景)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에 여기에 착생시킬
풍란의 잎이 너무 길거나 크다면 균형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잎이 차츰 자라게 되어 커질 때까지 감안하여 석부를 시도하여야 함은 물론이다.
장엽의 풍란은 길이가 긴 입석이거나 암형(岩形)의 돌에다 붙이면 무난하리라 본다.
(3) 돌의 선택
한려 수도(閑麗水道)를 여행하신 분은 머리에 소나무 등을 남기고, 아랫쪽은 파도에 씻긴 선바위(立石)를 기억하시리라 믿는다.
천인단애한 절처에 뿌리내린 풍란을 제외하고는 거의 멸종된 지금의 상황에 비추어 실경연출에 쓰일 돌도 절벽경이나 입석을 선택함이 좋을 법하다.
석질(石質)은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석질이 좋은 남한강 오석 등에도 풍란을 붙여보니 너무 단단하여 안 될 것 같았으나,
오히려 물씻김(水磨)이 잘된 돌이 피부가 미끄러워 뿌리가 잘 뻗어 나갔다.
석질이 강한 돌은 습기를 어떻게 해결하여야 할 것인가가 문제인데, 습기문제는 수태로써 해결이 가능하리라 본다.
풍란의 뿌리 사이에 수태를 끼워 넣으면 습기를 어느 정도 유지할 수가 있다. 돌갗이 거칠면 뿌리가 뻗어가다 돌주름 사이에서
성장이 멎어 버릴 수가 있으니 돌주름 사이에 이끼를 채우는 등, 뿌리 뻗기를 도와주면 된다.
문제는 돌의 형태다.
수석에서 말하는 산수경석은 가능하면 피하는 게 좋다. 축경(縮景)인 산수경석에 실물인 풍란을 붙이면
그 경정(景情)이 빼어났다 할지라도 몽돌로 전락해 버릴 우려가 있다. 따라서 석부작에 쓰일 돌은 입석이거나 바위형이 무난하다.
입석으로 밑면이 좋으면 수반연출이 가능하여 한결 자연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니, 받침을 사용하지 않고 자력으로 설 수 있는
입석이면 일단 후한 점수를 주어도 좋다. 가능하면 하늘을 찌르는 기상을 지닌 돌로서 굴곡이나 주름에 힘이 들어있는
운근석(雲根石)이면 두 말 할 나위가 없으며, 한 군데 풍란을 모실 포인트가 있는 것이 운치가 있다.
돌의 색은 가능하면 검은색이 흰색깔의 뿌리와 조화를 이루는 면에서 좋으나, 색감이 엷은 돌은 계속 물을 주어
이끼를 붙여 보완하면 되는 것이니, 돌의 색깔은 별로 문제될 것이 없으나 가급적 흰색의 돌은 피하는게 좋다.
(4) 석부의 방법
풍란을 돌에 고정시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순간 접착제를 이용하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우선 지저분한 뿌리들은 대충 정리하고 묵은 뿌리를 사방으로 펴서 뿌리의 뒷면에 이쑤시게 등으로 접착제를 발라 고정시킨다.
이 때의 접착제의 양은 뿌리가 붙어 있을 정도의 최소한의 양으로 한다. 접착제를 뿌리에 온통 떡칠을 할 경우
물을 주게 되면 허옇게 피어나와 보기가 흥하다.
순간 접착제는 목각용(木刻用)이 적합하다. 너무 묽은 접착제는 돌 표면에 액체가 번져 마르고 나면 허옇게 표시가 난다.
일반 순간 접착제는 뿌리가 상하지만 목각용은 뿌리가 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새 뿌리가 묵은 뿌리 끝에서 다시 내리는 것도 보았다.
풍란을 돌 표면 전체에다 붙이는 것 보다는 돌 크기에 따라 몇 촉을 포인트 지점에다 다소곳이 부착시키는 것이 한결 격을 더한다.
나도풍란은 엽세 자체가 큰 것이니만큼 여러 촉을 붙이는 것보다는 두 서너 촉이 적당하다.
돌에 따라 콩짜개난이나 보리 난초, 칠점초 등을 곁들이는 요령도 부려 볼 만하다.
뿌리가 고정되면 뿌리 사이에 이끼를 끼어 넣는 기분으로 집어 넣고는 물을 주어 이끼를 정리하면 석부는 끝난 셈이다.
(5) 돌의 연출
석부시킬 돌이 자력으로 서지 못하거나 불안정하여 쓰러지기라도 하면 애써 가꾼 석부작이 망가질 수 있으니 이를 고정시켜야 한다.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돌의 밑면을 다이아몬드 톱으로 싹뚝 자르는 사람도 있으나, 가급적 밑면 절단은 피하는게 좋다.
절단된 밑면을 들어 볼 경우 톱자국의 냉혹함에 정나미가 떨어질 정도이니 말이다.
밑면을 절단하지 않고 고정시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두어가지만 소개한다.
첫째는, 나무로 보조받침을 만드는 방법이다.
수석가게에서 조작하기 쉬운 목재인 마디카로 돌의 밑자리 구멍만 파고 실톱으로 그 둘레를 자르면 된다.
값도 수석좌대 값의 3분지 1도 안되는 헐값이다.
둘째는, 시멘트로 보조받침을 만드는 방법이다.
시멘트로 보조받침을 만들고는 돌을 빼내고 굳기를 기다리면 된다. 이 때도 돌과 시멘트의 보조받침을 밀착시켜
고정시키는 것보다는 각각 분리시킬 것을 권한다. 가능하면 자연그대로 즐기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나무나 시멘트로 보조좌대가 완성되면 분재용 분을 사용하여 연출하면 된다. 분의 크기, 높이와 색깔 등은
돌과의 조화를 고려할 일이다.
여기에서 하나 덧붙일 것은, 분재 분에다 돌을 연출할 경우 분의 표면에 부드러운 이끼를 심는게 좋다.
이끼를 곁들여 키우면 차츰 이끼가 돌에도 퍼져 자연미를 더하는 재미를 느끼게 된다.
분에다 흙만 채워도 돌이 움직이지 않으면 굳이 보조좌대를 사용할 필요가 없으나, 입석의 경우 높이 때문에
보조받침을 사용하지 않으면 고정이 되지 않아 넘어질 우려가 있다.
밑면이 반듯하여 맨수반에 연출이 가능한 돌은 돌의 색깔에 어울리는 수석수반을 선택하는 게 좋은데,
고태가 나는 돌이라면 녹청처리가 된 동수반(銅水盤)을 사용할 경우 돋보이게 될 것이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각자의 심미안에 의할 수밖에 없다.
전시장에서는 접시에다 석부작을 올려 놓은 것을 자주 보았는데, 약간의 정성만을 기울여도
풍란석부작의 운치는 살아 나는 것이니 기왕 즐기는 일에 품격을 돋우는데 인색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6) 석부의 시기
풍란석부작의 성공여부는 석부의 시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풍란석부의 시기는 풍란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뿌리가 한창 뻗는 4월부터 6월까지가 적합하다.
풍란이 자력으로 뿌리를 돌에다 활착시키면 대개의 경우 겨울을 무사히 넘길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겨울나기가 어렵다.
무사히 겨울을 넘긴 것 같았으나 싱싱한 것처럼 보이던 풍란이 어느날 갑자기 잎이 와장창 무너져 내려
참담한 지경에 처한 경험을 하신 분들도 상당수 있으리라 본다. 춘란 등은 잎이 떨어지면 벌브라도 건질 수 있으나,
풍란은 잎이 떨어지는 것으로 만사휴의 (萬事休矣)다.
7월 이후 풍란을 입수하였다면 화분에다 이끼로 재배하는 것이 무난할 것이며,
다음해 새 뿌리가 내릴 때를 기다려 석부를 시도함이 좋을 듯하다.
(7) 석부작의 관리
석부작이 완성되면 곧바로 직사광선을 받게 하는 것보다는 차광을 많이하여 서서히 적응시키는 요령으로 관리한다.
석부작은 쉬 건조하기 쉬우니 물을 자주 주어야 하고 습도가 충분하고 통풍이 좋은 곳에 두어 관리한다.
물을 주고 싶을 때마다 주어도 물주기로 인한 과습의 우려가 없는 게 석부작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풍란은 반음지 식물이므로 차광된 햇빛을 받게 하는 게 좋으나, 뿌리가 뻗을 시기인 봄엔 직사광선을
충분히 받게 하는 게 생장에 도움을 주게 된다.
돌에 활착되어 뿌리가 뻗어감을 보는 즐거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각적 만족이다.
뿌리가 뻗기 시작할 때 하이포넥스 3,000배액을 주 1회 정도 준다. 간혹 뿌리가 하늘을 향하는 것도 있다.
이것을 억지로 돌에다 붙이면 부러질 우려가 있으니, 차츰차츰 교정하여야 하는데 이끼를 사용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석부작한 풍란 관리도 일반 풍란 재배와 비슷하나 필자의 경험으로는 겨울철 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겨울철에는 5"C 정도의 저온에서 관리하되 수분과다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여야 한다.
겨울잠이 든 풍란은 말라 비틀어져 모양이 말씀이 아니다. 이 때의 애처러움은 형언키 어려우나 그대로 두어야지,
가온을 한다든지 난방이 잘 되는 곳으로 옮겨 놓으면 겨울동안은 싱싱하나, 어느날 와장창 잎이 내려 앉아 다시는
풍란을 키우고 싶은 생각은 없어지는, 정나미가 뚝 떨어지는 암담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가온이 되는 온실에서 재배하는 경우, 15"C 정도를 지속 유지할 수 있다면 수분이 과다하여도 문제될 게 없다.
겨울을 무사히 넘기고 새 뿌리가 서서히 내릴 때의 즐거움, 이때 어린 자식놈이 용돈을 달라고 보챈다면 손에 잡히는 대로 주게 될 것이다.
6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저녁, 만개한 풍란의 짙은 향이 사위에 퍼질 때 신선이 된 기분으로 가득찬 소주잔을 기울일 것이다.
아! 풍란이여, 석부작이여 !
전율하듯 가슴을 강타하는 뿌리 예술이여 !
너로하여 나는 사는 것이 즐겁다.
※ 윗글은 인터넷에서 자료를 수집해서 옮긴 글입니다.
귀하고 아름다운 "나도 풍란"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신
풍란님께 감사드리며.............
고운님들 비가 내리고 있는 한주의 시작날입니다.
아름다운 풍란의 은은하고도 달콤한 향기와 함께
편안하고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그런 하루 되시고 활기차고 기분좋은 한주 되세요...^^
*들국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