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dow 2부 : 장미의 이름 (3막 : 베렝가리오의 장 #04)

J.B.G200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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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최형사가 퇴근한 이후에도 강반장은 서에 남아서 이정아의 닉네임으로 다시 그림자 사이트에 토론방을 개설했다.

 

‘자 어서들 들어와…’

 

그가 방을 개설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예상한 대로 강반장이 설정한 비밀번호를 깨고 회원들이 입실하고 있었다.

 

No2739 : 이정아 사건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니, 도대체 어떤 거죠?

 

강반장은 눈에 익은 닉네임에 중얼거렸다.

 

"안면이 있는 녀석이군…"

 

계속해서 다른 회원이 입장하고 있었다.

 

윌리엄 : 안녕하세요. No2739님

뽈 : 안녕하세요. 두분…

 

강반장은 생각했다.

 

'이미 상당히 안면이 있는 토론모임…'

 

강반장은 예상했던 진행에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타락천사 : 모두 반가워요.

 

그때 새로운 회원이 등장했다.

 

미로 : 안녕하세요.

 

미로의 등장에 곧 다른 회원이 인사를 했다.

 

No2739 : 오랜만이군요. 미로님…

미로: 네… 모두들…

윌리엄 : 이제야 토론 맴버가 모두 모였군요. 그런데 타락천사님 이번에는 비밀번호가 너무  쉬웠어요.

뽈 : 그러게요.

No2739 : 맞아요. 거기에 비하면 미로님은 너무 늦게 입장하셨군요.

미로 : 아… 급한 일이 있어요. ^^;

 

다른 회원들은 모두 침묵했고, 강반장이 먼저 토론을 이끌어 나갔다.

 

타락천사 : 이정아는 전에 발생한 국회의 성윤기 사건으로 이미 경찰로부터 감시를 받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 그녀는 경찰을 따돌리고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이동했고, 곧 실종 되었어요.

윌리엄 : 경찰이 국회를 수색했다는 것은 그녀의 최종 실종지가 국회였다는 거군요.

타락천사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뽈 : 그녀의 최종 행적이 국회에서도 어디였을까요?

타락천사 : 저는 도서관이라고 생각해요.

No2739 : 역시, 국회 중에서도 도서관과 연관이 있는 것 같군요.

윌리엄 : 역시, 도서관인가?

뽈 : 장서관… 이라…

윌리엄 : 뽈님…

 

윌리엄이 뽈을 불렀으나 뽈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 순간 강방장은 잠시 직감적으로 불쾌한 느낌을 받았다.

 

‘왜 대꾸가 없지… 단순히 부른 것이 아니라… 경고인가?’

 

그대 미로가 곧 뽈에게 물었다.

 

미로 : 장서관이라뇨?

 

그러나 역시 뽈은 침묵했고, 모두 상대방에게 아무런 메시지도 보내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끊겨버린 대화의 전개는 강반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었다.

 

뽈 : 국회에는 책이 많으니까요. 그렇게 부르기도 하죠.

 

또 다시 단절된 토론…

 

미로 : 그나저나… 이정아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No2739 : 그건… 타락천사님의 정보에 따라서… 달라 지겠죠.

 

그들은 모두 침묵한 채, 강반장의 정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타락천사 : 그녀의 실종 단서라기 보다는… 그녀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예요. 경찰이 조사를 마치고 현장을 봉쇄 한 후, 몰래 들어가 보았거든요. 그리고 그곳에서 이상한 쪽지를 발견했어요.

윌리엄 : 내용이 뭐죠?

타락천사 : 그 내용은…'첫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피 섞인 우박과 불이 나서 땅에 쏟아지매 땅의 삼분의 일이 타서 사위고 수목의 삼분의 일도 타서 사위고 각종 푸른 풀도 타서 사위더라

둘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불붙은 큰 산과 같은 것이 바다에 던지 우매 바다의 삼분의 일이  피가 되고 바다 가운데 생명 가진 피조물들의 삼분의 일이 깨어지더라.

이철 = 아델모. 성윤기 = 벤난티오.’

 

이 내용이 전달되자 모두 침묵했다.

 

‘왜 모두 조용하지? 뭔가를 알아낸 건가?’

 

강반장이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토론이 재게 되었다.

 

No2739 : 역시 모방살인 이군요.

윌리엄 : 네. 이것으로 확실해졌어요.

뽈 : 하지만, 이것이 범인의 메시지가 아니고, 그녀가 남긴 것이라면 아직 확신하기에는 일러요.

윌리엄 : 아뇨. 그것이 설사 범인이 그녀에게 남긴 메시지가 아니라, 그녀가 적은 메시지라 하더라도 진실일 가능성이 커요.

No2739 : 맞아요. 그녀는 이러한 진실에 접근했기 때문에 살해당했을 테니까요… 그 메모는 그녀가 죽기 전에 깨달은 진실… 이예요.

윌리엄 : 그럼 그녀를 살해한 방법은… 역시… 예언대로…

뽈 : 네 그렇겠죠. 하지만 어디에 있을까요? 그녀의 시신은…?

No2739 : 글쎄요… 전국, 아니 서울 시내로 한정한다 하더라도 전부 조사할 수는 없는 일이고…

 

또 다시 토론은 잠시 중단 되었다. 그때 윌리엄이 미로에게 물었다.

 

윌리엄 : 미로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미로 : … 글쎄요…

윌리엄 : 그럼 타락천사님은?

타락천사 : 아마… 시신을 들고 멀리 이동하지는 못했을 테고… 국회나 아니면 반경 수 킬로 내의 어디에 인가 유기했을 텐데… 시신이 있는 곳에 대한 단서를 그녀의 메모로는 추측할 수 없어서…

뽈 : 하하하

 

갑작스러운 웃는 메시지에 강반장은 크게 당황했다.

 

뽈 : 죄송합니다. 타락천사님이라면 이미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의외군요. 그 메모는 두 번째 사건까지의 메모라서… 그 메모에는 어디에도 그녀의 단서는 없거든요.

 

그때 또 다시 돌발적인 메시지가 전달 되었다.

 

윌리엄 : 우리 내기 할까요?

No2739 : 좋죠. 상품은 ‘그림자 살인’에 대한 정보로 하죠.

뽈 : 그러지 말고, 그냥 알려줘요. 보고 있기 안쓰럽네요.

윌리엄 : 그럼 뽈님은 빠지세요. 저는 그녀 쪽에 머리를 걸죠.

No2739 : 그럼 저는 죽은 성윤기님한테 사지를 걸죠.

 

강반장은 순간 깨달았다.

 

‘그녀?’

 

이들은 이미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것을…

 

뽈 : 뭐하세요. 어서 내기의 결과를 알려줘야죠.

 

강반장은 침묵했다. 최형사도…

 

뽈 : 어느 쪽이 강재우 반장님이죠? 타락천사? 아니면 미로?

 

강반장은 충격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미로 : 제가 최창경 입니다.

윌리엄 : 제가 이긴 것 같군요.

No2739 : 그러네요.

 

그리고 긴 침묵이 흘렀다.

 

타락천사 : 어떻게 알았지?

 

강반장의 이 메시지와 함께 'No2739'와 '윌리엄'은 방에서 퇴실했다.

 

타락천사 : 왜 나가는 거지?

뽈 : 그거야 반장님한테는 더 이상 기대할 만한 정보가 없으니까요?

미로 : 어떻게 그걸 확신하죠?

뽈 : 두 분은 지금 자신들이 왜 들킨 지도 모르잖아요.

 

두 사람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들은 침통했다. 금방이라로 머리가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강반장은 당장 지금 토론방을 나간 사람들이 자신의 앞에 있다면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타락천사 : 다시 한번 묻지… 어떻게 우리의 정체를 안 거지?

뽈 : 첫째, 우리한테는 이 토론방 개설 자체가 의문이었어요. 패스워드가 너무 쉬웠으니까요. 두 번째, 최형사님 같이 다른 일로 늦게 입실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어요. 그림자 살인 매니아 한 테, 정보가 있는데 다른 더 중요한 일은 있을 수 없거든요. 더군다나 이모티콘 이라니… 적어도 이 토론그룹은 이모티콘은 사용하지 않아요. 세 번째, 우리는 우리 회원들의 정체는 사실 몰라요. 하지만 살인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그게 누구였는지 깨닫게 되죠. 왜냐하면, 살인사건이 일어날 때 마다 우리 토론의 멤버가 하나씩 사라지거든요… 그런데, 이미 죽은 사람이 등장하니 당연히 의심이 확신이 된 거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두 분은 이 살인이 어떠한 책에 대한 모방살인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어요. 적어도 이 토론그룹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그리고, 하나 더 서비스를 하자면, 우리는 이미 타락천사님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있어요.

 

강반장은 자신을 힐책했다.

 

‘한심하군… 정말…’

 

이번에는 최형사가 물었다.

 

미로 :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라는 것을 알 수는 없었을 텐데…

뽈 : 그것도 간단해요. 아까 타락천사님은 그 메모를 경찰이 한번 조사를 한 후에 발견했다고 했는데… 그 이전의 사건에서는 강반장님이 사건에 관심이 없었지만, 이미 그림자 살인이 벌어진 것을 안 이상 그런 증거를 놓칠 리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그러한 중요한 증거를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사람은 담당형사인 강반장님과 최형사님 밖에 없죠. 그리고 이 사이트나 두 분이 지금 사용하는 닉네임은 이정아님의 컴퓨터를 조사해서 알아 냈겠죠.

 

그렇게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고는 뽈도 방에서 퇴실했다. 그리고 두 사람만 남은 토론방은 한참 동안 침묵했다.

 

타락천사 : 내일 보지…

미로 : 네…

 

그렇게 그날의 토론은 엉망으로 끝나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