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상에선... 꼭 이렇게.. 살자..

깊은절망2004.10.10
조회1,499

아버지 손을 꼭 붙잡고,

떨리는 발걸음으로 들어선 예식장에서

나에 손을 잡아줄 당신이 멋진 턱시도를 입고

수줍은 나를 기다리고 있을꺼야

 

난.. 무지 이쁠꺼야

눈처럼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면사포를 쓰고,

손에는 수줍은 부케를 들고 있겠지???

 

길고 지루한 주례사가

언제 끝났는지도 모를 만큼

그렇게 설레일 꺼야


폐백을 드리고,

인사를 드리고,,

여행티켓을 가지고

행복에 꿈으로 부풀어 있을 때

내 곁에서 함께 당신도 설레일 테지??


비록 좋은 곳은 아닐 지라도,

예쁜 풍경이 있는 곳에서

우리 함께 사진을 멋지게 찍고 싶어,

정말.. 행복할꺼야..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우리 둘만에 보금자리가 처음엔 낮설 겠지만..

점점 익숙해 질꺼야...


이른 새벽 일어나 아침을 준비할꺼야...

밥익는 구수한 냄새가 나고,

찌개가 보글보글 끓을때쯤..

보드라운 입맞춤으로 난 당신을 깨울꺼야..

잠이 많은 당신도, 내 입맞춤엔 저절로 눈이 떠질 꺼야.


전날 저녁에 골라놓은

다림질이 잘 된 옷으로 갈아입히고,

당신이 출근하려고 현관문을 나설땐...

"잘 다녀오세요∼"라고 애교가 잔뜩 담긴 말로 인사를 하면

이마에 뽀뽀를 해주지 않고는 못견딜 껄∼


당신이 밖에 나가서 일하고 있는동안

난 당신을 위해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꺼야......

당신을 위한 저녁을 위해서

난 항상 장을 볼꺼야.

시장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아주머니 아저씨와 실랑이를 할 테지??

고생해서 벌어온 돈 아껴 써야되니까..


당신이 생활비를 주는 날이면

난 아침부터 행복할지도 몰라^^

알뜰살뜰 적금도 들어야지^^

훗날 나몰래 쓴 카드값을 메꿔 줄 지도 몰라

그땐 약간의 잔소리는 감수 해야해^^


아이는 셋이야

첫째는 딸인데

나를 닮아서 속정이 깊을꺼야

애교도 많아서 우리를 너무 행복하게 해줄꺼야


연년생인 둘째는 아들인데,,

당신 닮아서 아주 말썽쟁이.....

이 녀석 때문에

나는 하루에도 열 번을 넘게 청소를 해야 하겠지??

어리냥이 많은 막내도 사내아이인데,,,,

이녀석은 남자답지 못하다고,

당신이 매일 애정어린 꾸지람을 할 꺼야...


하루종일 아이들과 씨름하며

웃고 또 울꺼야...(워낙에 말을 알들어서.. ^^)


퇴근해온 당신은

세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들면,,

까슬까슬한 볼을 부벼대겠지??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소리로

배부르게 먹지 않아도 행복할 꺼야


우리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난 세아이들을 데리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서재를 꾸밀꺼야


그곳에선 난 아이들과 함께

숙제도 하고 독서도 하고,, 공부도 할꺼야...

우리 사랑스런 세 녀석들을 위해

난 매일 공부를 할꺼야


주말이면 아침 일찍 일어나

당신과 아이들을 데리고

야외로 나가볼까??

모처럼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시골에 차를 데 놓고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도록 해 줄꺼야

한켠에 있는 낚시터에서

당신이 건져올린 생선으로

난 맛있는 매운탕을 준비할 꺼야


석양이 질 때쯤

내가 운전하는 차 뒷켠에서는

당신의 코고는 소리와

새근새근 아이들에 숨소리가 들릴꺼야


난 안마도 배워볼꺼야

나와 아이들을 위해 애쓰는 당신을 위해

특별히 피로를 풀어주지^^

꽤 시원하겠지??

내가 안마하는 모습을 보면

세녀석들이 쪼르르 모여들어

고사리 같은 손으로 당신 어깨를 주무를 꺼야


어느덧 세월이 흘러

훌쩍 커버린 아이들이

대학 입시에 고행하면,,

나도 맘 졸이며 함께 밤을 지세울 꺼야

그때도 대학입시시험이 있다면,,

시험 전날에는 두근반 세근반 잠도 못자겠지???

혹시 시험 결과에 실망하더라도,

난 말해줄꺼야

최선을 다 했으면.. 그걸로 됐다고,,

시험 결과가 좋지 못하더라도

나에게 있어선 어느 누구보다도

자랑스럽고 훌륭한 내 아들 딸들이라고,,


우리 아이들이 여엿한 성인이 되어서

좋진 않지만 떳떳하고 자랑스럽다고

우리 아이들 자신이 느끼는

그런 일자리를 구하겠지..

첫 월급으론 분명히 내의를 사올꺼야 ^^

난 그러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선물을 받는게 되겠지??


우리 아이들이 엄마 아빠가 될 수 있는

그런 커다란 가슴을 가질 나이가 되어서 ....

결혼하겠다고,,

집에 "이 사람을 평생 의지하고 믿고 살아가겠노라고,,, "

심성이 곧고 바른 사람을 데리고 오면,,,

당신과 나는 그날저녁 세월이 참 빠르다고,,, 실감할꺼야...


결혼식 장에서..

난 눈물이 날 것 같애..

다들 주책이라고 하면 어쩌지??

그땐 당신이 내 손을 꼭 잡아주면서

고생했다고,,, 해 줄 꺼지??


시집간 딸이

남편과의 다툼으로 속상해 전화하면,,

난 같이 울어줄꺼야....


첫 손주를 안는 감격은

이루 말 할 수 없겠지??


명절이 되면,, 난 바쁠꺼야 ..

우리 아이들이 귀여운 손주 녀석들을 데리고

집에 올테니까..


몇일 전부터 음식 장만에

온 집안 구석구석이

먹음직스런 냄새로 가득하겠지...

서툰 솜씨로 당신이 도와 주다가

마주않은 우리 서로를 보면서 활짝 웃을거야


이렇게 한해 두해 가면서

우리 서로의 얼굴에

어느새 주름이 한 개, 두 개 늘어가면

세월엔 장사 없다고

주름이 늘어갈수록

걷는것도 힘들어지고, 허리도 아파올 꺼야..

그때가 되면 우리 들만을 위한 집으로 이사를 가자


가능 하다면 꽃밭이 있고

가까운 거리에 숲이 있었으면 좋겠어..

개울 물 소리 졸졸거리면 더 좋을 거야..

잠 없는 난...당신 간지럽혀 깨워

아직 안개 걷히지 않은 아침 길

풀섶에 달린 이슬 담을 병 들고 산책해야지..

삐걱거리는 허리 주욱 펴 보이며

내가 당신 하나 두울~~ 체조시킬 거야..


햇살이 조금 퍼지기 시작하겠지...

우리의 가는 머리카락이 은빛으로 반짝일 때

나는 당신의 이마에 오래 입맞춤하고 싶어..
 

사람들이 봐도 하나도 부끄럽지 않아..

아주 부드러운 죽으로

우리의 아침 식사를 준비 할거야..

이를테면 쇠고기 꼭꼭 다져넣고

파릇한 야채 띄워 야채죽으로 하지..

깔깔한 입 안이 솜사탕 문 듯 할 거야..


아주 연한 헤이즐럿을 내리고

작은 꽃무늬 박힌 찻잔 두 개에 가득 담아

설탕 넣어 휘휘저어

이제 잉크 냄새 나는 신문을 볼 거야..

코에 걸린 안경 너머 당신의 눈빛을 읽겠지 ...

눈을 감고 다가 가야지...

서툴지 않게 당신 코와 맞닿을 수 있어...

강아지처럼 부벼 볼 거야..

 

해가 높이 오르고

창 깊숙이 들던 햇빛 물러 설 즈음...

당신의 무릎을 베고

오래오래 낮잠도 자야지..

아이처럼 자장가도 부탁해 볼까.....?


어쩌면 그 때는

창 밖의 많은 것들......

세상의 분주한 것들......

우리를 닮아 아주 조용하고

아주 평화로울 거야..


나 늙으면 당신과 살아보고 싶어..!

당신의  등에 기대 소리내어 울고도 싶어..

장작불 같던 가슴...

그 불씨 사그러들게 하느라 참 힘들었노라..

이별이 무서워 사랑한다 말하지 못했노라..

사랑하기 너무 벅찬 그 때...

나 왜 그렇게 어리석었을까 말할 거야..

 

겨울엔 백화점에 가서

당신의 넓은 가슴 덥힐 스웨터를 살거야..

잿빛 모자 두 개 사서 하나씩 나눠 쓰고

강변 찻집으로 나가 볼 거야..

눈이 내릴까....?
 

봄엔 당신 연베이지빛 점퍼 입고

나 목에 겨자빛 실크 스커프 매고

이른 아침 조조 영화를 보러갈까..


가을엔 은빛 머리 곱게 빗어 넘기고

헤이즐럿 보온병에 담아 들고

낙엽 밟으러 가야지..

저 벤치에 앉아 사진 한번 찍을까..

곱게 판넬하여 창가에 걸어 두어야지..

 

나 늙으면

그렇게 당신과 함께

살아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