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인이 있었다.

밝은 05년을 기원하며2004.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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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1남 4녀중 4째였다. 그리고 그녀는 고등학교까지 졸업했다.

 

그녀는 한 남자를 만났다.

 

남자의 집엔 증조할머니까지 계셨고 한 시골의 기와집에 살았다.

 

젊어서 시집을 가서 시어머니에 증조할머니까지, 갑자기 어른 두분을 모시고 시집살이를 해야했다.

 

그녀는 딸을 낳았다.

 

시어머니는 이해했지만 증조할머니는 그녀를 무척 미워했다.

 

딸을 낳던 날, 그녀는 미역국도 못 먹었다.

 

자신이 직접 만들어야 했다. 증조할머니는 그녀를 못마땅해 했고 증손녀 역시 그랬다.

 

그 뒤로 호된 시집생활이 시작되었다. 농부의 아내로서 낮에는 논과 밭에서 땡볕에 새까맣게 그을려야

 

했고, 저녁에는 증조할머니와 시어머니, 그리고 남편의 시중까지 들어야 했다.

 

10여년이 지난 후에야 드디어 아들을 보았다. 증조할머니는 그때까지도 살아계셨다.

 

아들이 태어나자 남편과 그 여인은 서울로 가기로 하였다.

 

농촌에서 일하다가 갑작스레 도시에 온다고 무엇인들 잘 할 수가 있겠는가?

 

남편은 건축업을 했다. 그 여인은 아이 둘을 데리고 단칸방에서 살림살이를 시작했다.

 

아들이 유치원에 들어갔을때, 그 아들은 먼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아이의 엄마들과는 자신의 어머니가 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더 늙고 까만 얼굴의 어머니와 젊고 하얀 피부를 가진 다른 어머니들.

 

그때부터였던가. 아들은 엄마가 찾아오는게 조금씩 싫어졌다.

 

초등학교 다닐적에도 학부모 시간이나 운동회 등 어머니가 학교로 오시는 날에는 정말이지 빨리 끝나

 

고 가고 싶고 같이 학교에서 나갈적엔 혼자 저만치 뛰어가서 먼저 집에 돌아오곤 했다.

 

그 여인은 이해를 하는지 못하는지 잘 모르겠다. 아들은 항상 보았다.

 

집에 오면 다리를 쭈구리고 앉아 빨래를 빨고, 삶아 굽어지는 허리와 겨울에 새벽에도 몇번씩 일어나

 

서 연탄불이 꺼질까 둘러보는 그 여인을.

 

그 아들이 사춘기에 접어들자 더더욱 어머니에 대한 부끄러움은 커져갔다.

 

왠만한 일에는 학교에 부르지 않는것이 예사였고, 술도 마시고, 반항도 하고.

 

그 여인은 아들이 대학시험을 치룰 무렵,

 

절에 다니며 100일 기도를 드렸다. 수능이 추운날에 치뤄지는만큼 새벽에 일어난서 불공 드리는게

 

보통 추웠을까?

 

그리고,

 

그 아들이 군대 갈 무렵 술마시고 늦게 돌아오는데 주무시는 어머니를 우연히 보았다.

 

보통 어머니보다 주름이 많고 까무잡잡하고 흰머리카락이 군데군데 엉켜있는 어머니를...

 

이상하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아들이 입대하고 그 여인은 한동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아들의 마지막으로 입던 옷가지가 소포로

 

왔을때 오열을했고 처음으로 면회가던 날, 밤을 지새우며 먹을 것을 만드셨다.

 

아들이 이제 사회인이 되어 회사를 다니고 있다.

 

술과 친구와 일과 여자에 파뭍혀 그 여인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당당히 그 주름잡힌 손을 잡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나이인데도 가끔은... 아주 가끔은 그 여인을 위해 비싼 음식을 사가지고 갈 여

 

유가 되는되도, 잊고 있었다. 그 여인이 어떤 존재인지를.

 

그런데 오늘 그 여인이 내게 말을 했다.

 

"엄마 오늘 새벽에 꿈도 안꾸고 그냥 똑같이 잤는데 오줌쌌다. 어떻하냐?"

 

그 여인은 이제 쇠약해진 존재다. 이제 내가 지켜야할 존재인 것을 모르고 있었다.

 

새벽에 있던 일 때문에, 아들에게 짐이 될까봐 비참한 모습을 보일까봐 걱정하는 그 모습을 보며 목이

 

메였다.

 

요실금인가? 요즘은 다 고치자나... 에이즈나 암빼고...

 

인터넷으로 치료법을 찾다가 20대 중반을 훌쩍 넘어가는 이때 철없는 내 자신이 한스러워 써본다.

 

어머니 걱정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