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의 키스

무늬만여우공주2005.01.04
조회941

어젯 밤 늦게까지 한국으로 도로 간다는 한별이네 식구들과 있었다. 짐을 싸갖고 나오는데 너무 늦어서 호텔 잡기 뭐하니 환할 때 호텔잡고 하루만 우리집에서 자라고 했는데 그게 랑은 싫었나부다. ㅋㅋ

그많은 식구 (네식구) 우리 집에서 어케 자냐고 하면서 억지로 밤중에 끌고 나가서 기어코는 호텔을 잡아놓고 왔다.

왜 못자? 우리 딸들 자는 방 내주면 엄마랑 딸 둘은 침대서 자고 아자씨는 바닥이 카페트니 걍 요하나 더깔고 자면 되는구만...

우리 딸들은 내가 안방서 델구 자고 자긴 걍 거실 쇼파에서 자면 되는데....

우리 식구가 어디 여행을 가더라도 밥은 얻어먹어도 잠은 꼭 호텔 잡아서 자버릇했는데 다른 식구들 우리 집에서 자는게 불편했나부다.

늦게까지 수다떨다가 그들은 가고 난 막내랑 껴안고 잤다.

늦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아파트에 전기가 없다.

전기가 안들어오니 정말 할게 없네. 텔레비젼도 컴퓨터도 볼 수 없으니.... 친구가 보내준 책 읽던 '다빈치 코드'를 집어들고 도로 침대로 겨들어갔다. 아 정말 재미나게 읽었다. 끝나는게 아쉬웠다.

책도 다 읽어서 집에 있는 잡지책도 모조리 꺼내서 한번씩 읽어보고 역시 난 뭔가 안보면 불안한가부다. 그래도 심심하다. 에이. 체육관이나 가자.

식모님 숙달된 조교같이 내가 뭘 챙겨가야하는지 잘 안다. 녹차티백을 넣은 물병과 과일 샐러드를 챙기고 곶감도 하나 챙기고~ 오늘은 책보느라 주점부리 못했으니 체육관 가면서 먹어야지 하며 한별이네가 준 대추를 꺼냈다. 봉지에 담아서 야곰 야곰 뜯어먹으며 집을 나섰다.

여름날 늦은 오후의 케네디 공원에는 시원한 바람이 한가득 불어오고 방학중인 아이들은 모래장난이며 미끄럼틀과 그네 타느라 얼굴들이 발갛다. 곳곳에 있는 벤치에는 연인들이 서로를 사랑스레 쳐다보며 키스들을 했다.

후훗. 오늘은 왜이리 키스족이 많은겨. 바로 옆에서 키스를 해대는 애들을 봤다. 둘다 몸매 괜찮고~ 윽~ 딥키스를 해대냐. 민망하구먼.
저짝에 있는 뚱보 연인들은 둘다 못난이같은데 서로 진짜 사랑하나부다. ㅋㅋㅋ 그러니 이뻐보여서 저렇게 키스들을 하겠지?

아 재미나다. 대추를 연신 뜯어먹으며 바람에 머리칼도 날리며 젊은 연인들의 키스 파티 숲을 지나쳤다.

피자골목을 지나는데 제니퍼 로페즈 노래가 거리를 꽝꽝 울려댄다. 한꺼번에 그 음악방송을 틀기로 했나? 여기저기 틀어놓은 텔레비젼에서 제니퍼 로페즈가 빨간 드레스에 청바지에나 어울릴 빨간 베레모를 쓰고 춤추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언발란스 패션인가?

대추 뜯어먹는 내 모습이 쇼윈도에 비친다.

반바지에 줄티를 입고 걷는데 가는 종아리와 가는 팔목으로 여리게 보인다.
흐흐흐. 맨날 저케 입고 댕길까.
영양상태 너무나도 좋은 팔뚝과 넓적다리가 가려지니까 날씬해보인당구리~

오늘은 키스하는 날인가? 체육관 앞에서도 또 한 커플이 서로에게 열중해 있다.
아띠~ 좋겠다.

난 사우나에나 열중해야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