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설하지 않음 죽을 것 같습니다."

삼류소설주인공되던날2005.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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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정보없음'
며칠째 계속되은 전화 울림..
그리고 정초,, 또 한번의 신호울림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다그치며 묻는다.

"나 누구누구 오년된 애인인데 그 사람이랑 잤어요? 안 잤어요?"

 

나?

등줄기 식은땀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전기 고문 당하듯 지나간다
저 건너쪽에서 또 묻는다.
나? 어눌하게 버벅 거린다.

잤냐구?
그게 뭔가...저 여자가 말하는 잤냐는 표현은 뭔가?..
사람이 안자는 사람도 있나하는 어눌하기 그지없는 생각으로
머리가 뒤엉킨다

정신을 차려본다..

"누구시죠? 먼저 묻기전에 본인을 밝혀야 되는거 아닌가요?"
뛰는 심장을 손바닥으로 진정시키며 물었다..

물으면서도 내 심장은 더 뛰기 시작한다..
지금 이 질문은 하면서도 내 예감이 맞지 않기를 ...

 

일단은 사귀는거 맞다고 일년되었다고

그 여자의 당당함에 무슨 죄인인냥 실토하고 나니

상대방 여자가 주절이를 떤다..

 

자긴 이 남자의 오년된 애인이고,,이 사람의 상황들에 대해 모르는게 없고,,
이 남자의 결혼생활 당시 집에도 들락거리고, 자기도 유부녀인데 자기 집에도
들락거리며 사랑을 했단다..

 

이 남자가 이혼하게 된 일등공신이라고
하지만 자긴 이혼할 생각은 없다고
다만 자기때문에 이혼하게 되어 미안해서 만나는 거였다고..

그 미안해서 만난다는 여잔,,나에게 마누라인냥 너무나 당당하게 말을 한다..

그러면서 전부인 얘기까지 해준다..
참 못생겼다며...착하긴 했는데 하면서..얼굴을 볼순 없었지만 그 말을 하는동안
입가에 미소가 번짐을 알수 있었다..

 

이 남자가 자기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를 연거푸 한다..
내가 일년되었다라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이 남자 너무나 잘해줬단다..

 

난 그 잘해줬다는 말이 아껴주고 너무나 사랑했다는 말로 새겨듣고 있었을즈음..
그 여자 입에서 나오는 말은..
정말 잘했는데....한번할때 마다 두시간이고,,세시간이고
오년 사귀면서 일주일에 두번 ,,꼭꼭 충실했다며
나라는 존재를 믿을 수 없다며..
자기네들은 어느 동네 어느 모텔을 주로 갔으며
이렇게 놀았구,,저렇게 놀았다며 너무나 ,,,잔인하게 자상할 정도로
말해준다.....

 

난 멍청하게 그 여자 묻는 말에 충실히 실토하고,,
내가 불륜을 저지른 사람마냥 조아리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며 너무나 멍청한 행동들..

 

결혼하려고 했던 남자...
일년이 다되어 이런 사실을 낯선 여자한테 머리 조아리며 듣고 있는 나..
정말 멍청하다..
하지만 난 꿈쩍도 할 수가 없다..
그대로 얼어 버렸으니깐..

 

계속 이 여자 떠든다..신났다..
내가 놀라며 '그래요?'를 연거푸 하는 동안
이 여자 탄력받은 모터처럼 계속 떠든다..

 

그러면서 깜쪽같이 양다리 걸친 이 남자를 욕한다..
어떻게 자기한테 그럴수 있을까..그렇게 잘했는데..여기서 또한 잘했는데라는 말..
또 한번 상세히 설명하며 지나간다..
이 여자..정말 자.상.하.다..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
들으면서 삼류소설이나..드라마 얘기려니 ,,다른 사람얘기려니..
나...정중하게 앉아 이 여자 말을 청취한다..

 

이 여자...
두 아이의 엄마고 자기 남편은 너무나 착해서 절대 이혼하지 않는단다..
그런말이 끝나기가 겁나게 나에게 느껴지는
이 여자가 남자한테 가지는 집착인지 사랑인지를
이 여자랑 이 남자 첨 만나 시작하면서..이 남자의 전 와이프 얼마나 아팠을까..
얼굴도 모르는 이 남자의 와이프까지 측은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이 생각도 잠시..
이 여자 웃으며 그런다..
자기한테 감사하라고,,자긴 두 여자를 살린셈이라고...
이 남자...빚도 많고..집도 별루로..형제들도 지지리 가난하다고
결혼상대자 절대 아니라고..

 

중간중간 주절이 떨다 나에게 질문한다..
얼마나 사랑한다는 말,,많이 하는데 ..그렇게 나한테도 해줬냐는 식으로
질문한다..

나? 충실히 대답해 줬다..
거짓말하면 벌받을 것 같아서..

 

이 여자 쉼이 없다..
이젠 넋두리 하듯 얘기를 맘 편하게 한다..
얼마나 잘해줬는데..근데 그거 아냐고 그런다..
나..귀를 쫑긋세우며 듣는다..

이 남자 술안먹음 빨리 끝나는 거 아시죠?..그래서 맨날 술먹구 하는거에요..
그런면서도..자기한테 잘해줬는데를 또 발설한다..

이젠 스흘 지겨울란다 ..이 여자의 발설이..
계속 주절이 떤다..
그거 봤냐며 그 사람차에 자기 화장품 두고 다녔는데..

모텔에서 하고 나오면 얼굴이
댕겨서..
나? 듣다가 두손,,두발 다 들었다..

 

그 남자가 자기보고 그러드란다..
이렇게 예쁜 사람이 연예인 안되었는지 모르겠다는..그러면서 전 와이프
착하기는 했는데 참 못났다며 나한테 또 얘기 해준다..

계속되어지는 말..
자기한테 고마워하라는..그 남자 실체를 가르켜 줘서..
이 여자...무슨 능력이 있는지..
이 남자 불쌍해서 차도 바꿔줄려고 했다면서 같이 중고차시장에 갔다는 둥,,
이번에 새 팬티 사준거 봤냐며..
이 남자 위자료로 빚진거 좀 갚아 줄려고도 했다며
줬음 어쩔뻔 했냐며..아까워서..
웃는 소리가 쓴 웃음인지..어떤 웃음인지는 모르겠다..

 

이 여자 그런다..
또 다른 여자가 있다고 ..
그러면서 자긴 이혼할 수 없으니
이 남자, 자기가 먼저 나한테 전화했다면 자기 남편한테 다 말해

이혼시킨다고 협박할 수 있으니
나보구 핸드폰 번호 적어두고 전화했다고 이상한 각본까지 만들어 준다..

 

자기가 10시에 전화해서 전화 온것처럼 질문한다며
나 멍하니 알겠다고 했다..

나에게 지금 일어난 일이 뭔지 아직도 감을 잡지 못했다..
단지 이 남자가 양다리를 걸치며 생활했다는거..아주 깜쪽같이..

 

사람 불신해 몇 년동안 사람 못만나고 있던 나..
내가 만났을때 이혼의 아픔으로 아파했던 사람..
자식을 보고 싶어 했었고,,여렸던..아니 가슴이 여렸다고 느꼈던 사람..
자식을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너무나 착하게 느껴졌던 사람..
세상에 모정은 있어도 부정은 없는건줄 알았는데..이 남자한테 느껴진 부정이
내가 사랑하는 큰 이유가 되었던 사람..
하루도 빠짐없이 전화해 사랑한다 말해줬던 사람..
회식가면 회식간다..뭐한다..다 말해줬던 사람..
아팠을때 내 병실을 지켜줬던 사람..
맛있는거 있음 같이 먹고 싶었던 사람..
그렇게 부유하지 않지만 같이 노력해 그 사람 좋아하는 낚시
평생하도록 해주고 싶었던 사람..
회사 기숙사 방에서 혼자있는게 너무나 안스러워 내 밤잠 설치게 했던 사람..

내 일년의 사랑이 물거품이 되어 날아가 버리고
내 심장을 도려낸다..

 

이 남자,그 여자랑 통화 끝나고 전화해서 하는말
차분한 목소리로
왜 그랬냐구? 나 한테 물어보지..신경쓸 여자 아니라고
미친여자라고 자기 이혼하게 만든..

 

그럼 왜 일년동안 양다리 걸쳤나구 물었다
지금은 너무나 자존심 상해 말할수 없다구,,
지금 얘기해도 그 여자 말땜에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구 ..
그 여자하고는 정산할게 있어 이 관계를 유지하는 거라며..
나에 대한 사랑..진심이었노라고만 계속 얘기한다..

 

이 모든게 내 온전치 못한 사랑으로 얻은 아픈 결말입니다..
그것도 일주년 되는 날..
정말 가혹한 선물이죠..

 

이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할수 없었습니다..
말 안하고 있으니 너무나 아파..아프다는 소리도..눈물도 나오지 않아..

죽을 것 같아..그래도 죽지 않으려...
정말 두 사람만이 간직해야할 아름다운 사랑을..
내 아픔을 달래려고 발설해 봅니다..

 

이 남자의 진실은 뭘까요..또 그 여잔..
자식까지 있는..
자식이 이 세상에 있다는 건..부끄럽지 않게 ,,더 열심히 살아야하는 이유입니다..
명분입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거울이며,,평가이며,,
그 자식에 대한 예의 입니다.

사랑이란 감정을 가지고 장난치는 일은
이 세상에서 없어야 합니다..
살인보다 더 가혹한 죄값을 살면서 언젠가는 치룰 것입니다..

 

-다른 아이디로 올릴수 밖에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