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춤 126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62

내글[影舞]2005.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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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춤(影舞) 126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62 - 내글 -

- 세월은 만남의 기쁨을 더하기도 하지만, 쌓아놓은 세월의 무게도 무시할 수 없다.

 

62


정민이 만진 수의 몸은 얼음처럼 찼다. 정민은 자신이 차게 느낄 정도면 보통사람은 닫는 즉시 너무 차서 화상을 입을 정도일 텐데 수의 몸만 찰뿐 수가 누워있는 곳의 주위에는 전혀 찬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에 상식을 벗어난 현상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정민은 기를 운용해 찬 기운을 이겨낼 수 있게 하고는 다시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수의 몸에 댔다. 손에 느껴지는 수의 몸은 여전히 차가웠으나 정민은 참을만했다. 정민은 조심스럽게 수의 몸을 일으키려하다 그만 손이 미끄러져 자연스럽게 수의 몸을 끌어안는 꼴이 되었고, 정민의 체취를 느끼고 수가 눈을 떴다.

“오, 오라버니 오셨군요!”

“그, 그래 수야! 괜찮으냐?”

“네, 오라버니…!”

“한데, 무슨 일이 있었느냐? 바로 전에 네가 갑자기 이상한 모습으로 변화되어 있었다.”

수는 정민의 물음에 대답을 못하고 한동안 뚫어져라 정민의 얼굴만 쳐다보았다. 정민은 언 듯 수의 얼굴을 보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누군가와 너무나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가까운 사이였음에는 틀림이 없었기 때문에 정민은 전기에라도 감전된 듯 꼼짝 않고 수의 얼굴에 눈길을 고정하고 한 참을 그대로 있었다.

‘누구지, 수와 닮은 사람이? 그에게서 무언가를 받은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아. 하기야 지난세월동안 나와 관계를 맺은 사람이 한, 둘이겠어! 그들 중 하나와 닮은 거겠지. …하지만, 이런 느낌은 그런류의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것과는 다른데….’

“오라버니, 이렇게 단 둘이 있으니까 좋다!”

“뭐, 뭐라고!”

“호호호, 그냥 이렇게 있으니까 좋다고요!”

“너, 또 장난을 치려하구나?”

“아, 아니에요! 저 힘이 하나도 없어요. 사실이란 말이에요!”

“그런데, 어찌 된 거냐?”

“그, 그건 천상상제에게서 받은 걸 실험해 보려고 했는데…. 제가 아직 예전의 힘을 온전히 찾지 못했나 봐요. 그래서 이렇게…!”

정민은 자신의 품에 안겨 있는 수의 몸이 뼈가없는 연체동물처럼 흘러내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의 몸이 갑작스런 변화에 놀란 정민이 자신의 품에서 녹아내리는 수의 몸을 부여잡으려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수의 몸은 이미 그 형태를 잃어버리고 녹아내리고 있었다.

“수, 수 야, 갑자기 왜 그러느냐?”

“저, 저도 모르겠어요! 그, 그냥…, 으음!”

수는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정신을 잃었고, 아름답던 수의 몸은 흘러내려 서서히 증발되고 있었다. 당황하여 녹아내리는 수의 몸을 어찌할 줄 모르고 쳐다보는 정민의 곁에 연정이 솔과 함께 나타났다. 연정은 광장을 살피고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정민이 돌아오길 기다리다 다시 거대한 광장에 이상이 발생하자 혹시나 하여 정민에게 왔던 것이다.

그런데, 수의 몸이 녹아 증발하고 있었고, 정민은 그런 수의 몸을 붙들고 수의 영이 분리 되는 걸보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솔아, 빨리 수님의 영을 가두어라. 정민 씨, 급해요. 수님의 신단이 땅에 닿지 않게 하세요, 빨리요!”

- 뾰롱!

정민은 연정의 말을 듣기 무섭게 수의 옷에 구슬로 남아 막 땅에 떨어지려던 수의 신단을 받쳐 들었다. 아슬아슬하게 수의 신단을 받아든 정민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수는 땅의 기를 원천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땅에 닿는 순간 수의 신단이 땅속의 기와 하나가 되어 영원히 제생될 수 없었다. 그러는 정민이 신단에 신경을 쓰는 사이 얼마 남지 않은 수의 몸은 완전히 녹아 증발되고 말았다.

“정민 씨, 수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죠?”

“나도 자세한건 모르겠어. 단지 천상상제에게서 받은 걸 실험했다고 했는데 자신이 가졌던 힘이 온전히 회복되질 않아 이렇게 된 것 같아.”

연정의 물음에 정민은 별로 할 말이 없었다. 정민은 자신의 눈앞에서 순식간에 일어난 일들이 꿈만 같았다. 정민의 얼굴에 황당함만 떠오르자 연정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침착하게 수가 입던 옷을 챙기기 시작했다.

“이건 뭐죠?”

연정은 수가 입고 있던 옷을 챙기다 옷섶에서 굴러 떨어진 오색영롱한 빛을 내는 구슬을 집어 들며 말했다.

“글쎄, 처음 보는 건데…. 그것도 천상상제에게서 받은 것 같은데.”

“어머나, 이것은 원천의 기를 가지고 있어요!”

구슬을 살피던 연정은 보다 밝은 빛을 내는 구슬을 들고 소리쳤다.

“뭐, 원천의 기라 했어?”

“네, 맞아요! 이건 하늘님의 원천의 기를 가진 것이기 때문에 이 구슬을 이용한다면 저도 이젠 기가 흩어져 사라지는 걸 면할 수 있어요. 아고님도 물론이고요, 수님도 다시 몸을 되찾은 거랑 똑같이 될 수 있어요.”

“저, 정말이냐?”

“네, 그래요!”

정민은 수가 왜 이런 걸 가지고 있는 지 추측해보고 고개를 끄떡였다.

“흠, 그것도 천상상제에게서 받은 거로군!”

수가 봉인에서 풀려났을 때만해도 아무것도 지니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분명히 나머지도 천상상제에게서 받은 것이 틀림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민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천상상제의 세계에서 떠날 때 기분 나쁘게 웃으며 무언가를 말하려다 수의 눈총을 받고 찔끔하던 천상상제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럼 이 모든 게 천상상제의 장난인가?”

“그렇진 않을 거예요. 그렇게 친절하신분이 어찌하여 이렇게 수님을 곤란한 처지로 내몰았겠어요. 단지 수님의 말대로 수님이 무리를 하여…!”

“그런가! 하지만 왠지 떠날 때 기분 나쁘게 웃던 천상상제의 모습이 맘에 걸린다.”

“자세한건 수님의 영을 다시 원위치 시키면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겠지요. 어서 신단수로 가서 수님의 영을 깨워야 해요. 불안한 상태로 영이 분리되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솔의 몸에 갇혀 있게 되면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 지도 몰라요.”

“그, 그럼 서둘러야겠다.”

말을 마친 정민은 솔과 함께 작은 땅속광장에서 사라졌고, 연정도 수의 옷가지를 챙겨 정민의 뒤를 따랐다. 모두가 사라진 작은 땅속광장 바닥에는 연정이 미처 보지 못한 30cm 정도 되는 검푸른 빛의 옥으로 만들어진 봉이 빛을 내고 있었다.

신단수 꼭대기에 몸을 드러낸 정민의 곁에 솔과 연정이 곧이어 몸이 나타났다. 정민은 즉시 솔에게 명령을 내려 수 의 영을 깨우려 했지만 수의 영은 바로 깨어나지 못하고 정민의 속을 애타게 했다.

“정민 씨, 그러지 말고 우선 몸을 만들어 놓고 수님의 영을 깨우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으흠…, 그럼 그렇게 하자고!”

“이 구슬은 한 번 밖에 사용할 수 없어요. 구술에 원천의 기가 다시 모이려면 천년의 시간이 필요해요. 그러니 아고님 도 같이 있는 상태에서 구슬의 힘을 써야 합니다.”

“그래! 아고야 이리 내 곁으로 오너라. 연정이도 이리로 서고, 솔은 내 앞에 있다가 몸이 만들어지면 바로 수의 영을 풀어서 영이 깃들게 해라, 알겠느냐?”

- 뾰료롱!

“자 이제 어떻게 하면 되지?”

“저희 둘의 기를 정민 씨의 몸에 끌어들인 다음 구슬에 기를 주입하면 바로 구슬 안에 있는 원천의 기가 나오게 될 거에요. 그 순간에 기가 흩어지지 않게 잡고 계시면 저와 아고님, 그리고 수님의 영이 깃들게 될 거예요.”

“그래! 간단하군.”

“하지만 조심하세요. 만에 하나 기가 흩어지면 이안에 원천의 기가 넘쳐 광장전체에 충격을 주게 될지도 몰라요.”

“알았어, 조심할게!”

말을 마친 정민은 신단수 위에 정좌를 하고 앉았다.

“산다는 즉시 연이에게 가서 결계를 치고 만일에 대비해라! 곧 시작한다.”

신수 산다는 정민의 말을 듣기 무섭게 정연과 준일의 식구가 있는 오두막으로 날아 가 본모습을 찾고 오두막 주위에 방어막을 쳤다. 신수 산다가 결계를 치는 걸 지켜보던 정민은 마음을 차분하게 정리했다.

정민이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하자 거대한 광장에 붙어있는 여섯 개의 작은 광장의 기의 원류들이 요동치며 신단수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 고 웅 잉!

“이게 무슨 소리지?”

원래 기가 모이는 소리는 보통사람이 들을 수 없는 것이지만 준일의 식구들이 지난 두 달 동안 지내면서 수련을 받았고, 먹는 음식도 기와 힘을 북돋아 주는 것들이기 때문에 모두가 기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되었고, 그 소리도 들을 수 있게 된것이다.

- 주인님께서 지금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신다. 그 일이 끝나기 전까지는 절대로 이 오두막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준일이 불안해하자 신수 산다가 나섰다.

“애야, 오빠가 불편해 하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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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