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할 여자와 헤어졌다고 밑에 사연 올렸던 사람입니다. 오늘 드디어 만났습니다.

유아독종2005.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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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만났습니다.

어제 밤새서 쓴 9장의 편지를 들고 무작정 올라갔습니다.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연락한번 안하다가 오늘 올라갔습니다.

집앞에서 저를 발견하고는 의외로 너무 담담하게 대처하더군요.

왠일이냐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보고 싶어서 왔다고 했습니다.

손에 든게 뭐냐고 하길래 편지라고 했습니다.

안아도 되냐고 물어봤는데 아무런 대답이 없길래 그냥 안았습니다.

차 가지고 왔냐고 묻길래 그냥 차 안가지고 오고 버스타고 왔다고 했습니다. 어떻게든 얘기를 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편지를 건내면서 밖에서 기다릴테니 읽어보고 나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냥 연락을 하겠다고 나오기는 싫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징그럽고 꼴도 보기 싫은게 아니라면 오늘밤에 같이 있으면서 얘기 좀 하자고 했습니다.

거절 당했습니다. 좀 쉬고 싶다고 합니다. 쉬고 싶은데 자꾸 이렇게 오면 너무 부담스럽고 힘들다고 합니다.

그리고 혼자서 쉬고 싶답니다. 제가 만약 그 방에서 쉰다면 자기는 여관가서 자겠다고 합니다. 차마 그럴 순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저한테 돈을 주면서 여관에 가서 자라고 합니다. 절대 길바닥에서 자지 말라고 합니다. 그래서 걱정하는 거냐고 물으니까 걱정하는게 아니라 자기는 그냥 사람이 길바닥에서 자는게 싫다고 합니다.

 

만났을 때부터 여친의 전화가 쉴새없이 울리고 있습니다. 누구냐고 하니까 보지도 않고 아는 동생이라고 합니다. 저와 헤어지고 이틀 후에 소개 받은 2살 연하의 남동생이랍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 선생이 아는 동생인데 그 선생 싸이에서 여친 사진을 보고 맘에 들어서 소개시켜 달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남동생이 없는 제 여친은 남동생 하나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소개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연락하고 지낸다고 합니다.

매일 저녁으로 문자보내고 전화도 한다고 합니다. 절대 남자는 아니고 그냥 동생이라고만 합니다.

만난적 있냐고 하니까 그 넘이 자꾸 만나자고 한답니다. 그리고 술자리에서 인사한 적이 있답니다.

전화가 자꾸 오길래 전화기 좀 보여달라고 하니까 싫다고 합니다. 보여주기 싫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제껏 연락 안하고 지내던 친구들하고 연락하고 지낸답니다. 친구들 한테도 학원 선생들 한테도 헤어졌다는 얘기를  다 했답니다.

 

저번 어린이 날에는 그 남동생 소개시켜줬던 선생이랑 같이 차도 마시고 영화도 봤답니다.

너무 편하고 좋답니다. 혼자서 청주에서도 할게 많다는 걸 느꼈답니다.

그동안 부산 다니면서 제정적으로도 부담 됐었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하고 토요일날 다시 부산을 간다는게 너무 힘들었다고 합니다.

 

제가 1주일동안 느꼈던 기분을 말해줬습니다. 정말로 미안하다고 했고 다신 그럴일 없을 것이며 오늘 부터 새롭게 태어날 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제가 생각했던걸 알고 있었답니다. 저와 사귀면서 "이사람이 나한테 왜이리 힘들게 하지?"라는 의문을 수도 없이 가졌었고 그에 대한 답을 내린게 제가 오늘 한 말들과 똑같답니다.

절대 다시는 돌아오기 싫답니다. 더이상 상처받기 싫답니다.

예전 같았다면 오늘 이런 얘기를 들었다면 다시 잘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겠지만 이번엔 전혀 다른 생각이 든답니다.

그러면서 자기에게 잘하겠니 변하겠니 어떠니 하는 말은 하지 말라고 합니다. 이제 더이상은 해당사항이 없다면서 다른 사람이 찾아보라고 합니다. 우리는 이미 헤어졌다고 합니다. 더이상은 싫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싸운날 생각해보니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한동안 계속 쌓이다가 그 때 폭발한거라고 합니다.

 

저와 얘기를 하는 중에는 오른손을 계속 주머니에 넣은채 아예 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손도 잡지 않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가방을 들고 있는 왼손에는 아직까지 저희 커플링이 끼워져 있습니다.

이제 그녀는 그 반지를 커플링이 아닌 그냥 일반적인 악세사리로 생각하고 끼고 있는 거겠죠? 아니면 조금이나마 미련이 남아서 일까요?

 

목이 말라서 물 한잔 달라고 했습니다. 얼핏 대문 밖에서 방 안을 들여다보니 담배가 있었습니다.

제가 담배를 끊으라고 해서 끊었던게 작년 8월달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놀래서 다시 담배를 피냐고 물었습니다.

다시 핀다고 합니다.

왜 다시 피게 된 것일까요?

저와 헤어진게 마음 아프고 힘들어서? 아니면 더이상 간섭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8개월 동안 끊었던 담배가 뜬금없이 갑자기 생각이 난걸까요?

 

제가 물을 다 마시는 동안 가만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예전의 그 따스한 느낌이었던것 같습니다.

 

1주일 동안 제가 보고 싶었냐고 물었습니다.

전혀 안 보고 싶었답니다. 다만 혼자서 청주에서도 할게 너무 많다는 걸 느꼈답니다.

그렇지만 제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서 제 싸이에 3번정도 들어왔었답니다.

 

제가 싫냐고 했더니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만약 제가 싫고 정말로 혼자 있는게 너무 편하다면 제가 왜 궁금해서 제 싸이에 계속 들어와 보는 걸까요? 평소때는 한달에 두 세번 꼴로 컴퓨터를 사용하던 애가 갑자기 왜 그럴까요?

 

너무 부담 된다고 이제 가달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번만이라도 예전처럼 다시 안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안았습니다. 옷 속으로 손을 넣어서 허리를 감싸도 가만히 있습니다. 왜 가만히 있었을까요?

 

또 자꾸 전화가 옵니다. 전화 오는걸 느끼더니 떨어지려고 합니다. 그 전화가 뭔가 제 여친의 양심을 자극한 걸까요?

 

제가 뽀뽀를 하려고 다가갔습니다. 처음엔 피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엔 피하지 않고 뽀뽀를 하더군요. 이건 또 무슨 의미일까요?

 

마음 정리되고 나면 자주 연락하겠답니다. 하지만 그게 언젠지는 모르겠답니다.

어머니 만나러 부산와도 연락하겠답니다.

하지만 절대 연락 안하겠죠?

 

이젠 가라고 하길래 결국엔 뒤 돌아서 나옵니다. 발걸음이 천근 만근입니다.

 

차에타고 시동을 건후 친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다 말했습니다. 그 애는 결과가 궁금했을 것입니다.

 

답답했는지 자기가 전화해 보겠다고 합니다. 제 여친이랑 가끔 연락을 했던 사이입니다.

 

잠시후 전화가 다시 오길래 받으니 결과를 말해줍니다.

 

제 여친왈 "지금 혼자 있는게 너무 편하게 느껴져서 지금 오빠가 힘든게 눈에도 안들어와요.", "지금은 오빠랑 사귀면서 안 좋았던 기억과 상처 받았던 것들만 떠오르고 좋았던 기억은 하나도 떠오르지가 않네요. 다시는 안 돌아갈거고 돌아가고 싶지도 않아요." 라고 했다네요.

 

어떻게 이렇게 될수가 있는거죠? 사랑이란걸 맹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랑이라는게 있다고는 믿는데...

사람들이 그렇게 위대하다고 떠드는 사랑이라는 것이 고작 이런식으로 변해버리는 하찮은 것이었을까요?

사람이 어떻게 쌓인게 폭발했다고 해서 사랑이라는 것이 한순간에 변할 수가 있는 거죠?

 

이제 여친은 다시는 안 돌아오겠죠?

현재 자기를 좋아한다고 하면서 열심히 작업 들어오고 있는 2살 연하의 남자가 있으니 힘들어도 걔한테 기댈수가 있을테니까 말이죠.

그리고 현재도 예전에 저와 사귀는 것때문에 작업을 잠시 멈췄던 사람 한명도 다시 작업이 들어오고 있답니다. 하지만 그건 거절 했다고 하더군요.

어쨋든 그 놈들과 사귀든 안 사귀든 허전함과 상처를 잊기에는 충분히 이용할 수가 있을테니까 말이죠.

 

여친에게 시간을 더 줘야 하는 걸까요?

 

너무 답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