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랑의 반올림 The# no_3 [청운호수] “서연아 너 정말 아무것도 안 먹을 거야? 해윤이 따라 죽기라도 하겠다는거야? 벌써 석달째야 방 에 처박혀서 꼼짝을 안하고, 안먹고, 안자고 너 정말 죽으려고 그래?“ “................” “몰라 기집애야 니 마음대로해! 너 잘못되면 나도 죽어!” 굳게 닫힌 커텐을 걷어제끼고 온종일 울려대는 전축의 전원을 끄는 다은의 움직임에 서연을 고 개를 무릎사이로 쑤셔넣었다. “싫어! 저 비가 싫어! 다은아 저 빗소리좀 들리지 안게 해줘 제발 부탁이야! 비가 싫어! 비가! 비 가! 해윤이가 보고싶어. 미치도록 보고싶어 죽을것만 같아 다은아. 나 숨을 쉴수가 없어. 그 먼곳 에 해윤이를 보내놓고 나 정말 숨을 쉴쉬가 없어.” “서연아.. 이 바보...” 그렇게 끝나지 않을것만 같이 지루한 장마가 지나가고 초가을의 문턱에 들어서야 서연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리고 벌써 세 번의 장마가 지나갔지만 서연에게는 아직도 장마철에 내 리는 비에 초연할 수가 없었다. 상념을 깨우기라도 하듯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서연은 수화기를 집어들었다. “서연아 너 오늘 저녁 7시30분 비행기로 동규 귀국하는거 알지? 잊어버리지마!” “벌써 오늘이었나?” “내가 너 이럴줄 알았다. 또 까먹어라! 이러니 내가 널 못 믿지. 저녘에 다시 전화할테니까 휴대 폰 꼭 챙겨 알았어?” “그래..” 다은과의 전화를 끈고 서연은 해윤을 기다리던 그때 그 시간에 멈추어져 있는 시계를 가만히 바 라보았다. 시계가 멈추어져 있는한 해윤은 그녀의 곁을 떠나것이 아니었다. 그저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 뿐이었다. 그녀는 아직도 해윤을 3년이 아닌 35분밖에 기다리지 않은 것이었다. 서연은 언젠가 해윤이 또다시 자신의 앞에툭하고 튀어나올것만 같았다 서연은 시계를 조심스레 상자에 담아 서랍안으로 밀어 넣고는 창밖으로 조금더 굵어진 빗줄기 를 초조한 듯 바라보았다. 7시 10분 탁상 위의 시계를 확인하자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갓구 어낸 따끈한 토스트 한 조각에 우유를 따라 마시는 그녀의 기분은 착찹했다. 3년이란 세월이 흘 렀지만 아직도 뇌릿속에 선명한 해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저 늘 상 이맘때면 더욱 더 그리운 해윤이었고 오늘처럼 비라도 내리는 날은 더더욱 그러했다. 서연은 아직도 그가 자신의 옆에 없 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비는 이제 더 이상 서연에게 두려운 존재가 아니었 다. 누군가를 생각나게 하는 그리움의 존재인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아간 증오의 대상이 었다. 그래서 어떤날은 화가나고 어떤날은 울적하고, 지리한 장마내내 쏟아지는 비는 서연의 영 혼을 조금씩 조금씩 좀 먹어갔다. 서연은 머릿속의 해윤의 상념을 털어내며 창문을 두드리는 빗방울에서 시선을 떼고 커튼을 치고 는 서둘러 출근준비를 했다. 다은의 말처럼 이제 해윤을 놓아줄때도 되었지만 문득문득 하루에 도 몇차례씩 서연은 해윤을 떠올렸다. 그를 잊는다는 것 자체가 서연에겐 불가능한 일이었다. 서 연은 한번만이라도 좋으니 해윤을 보고 싶었다. 그의 얼굴을 매만지고 그의 잎술에 키스하고 싶 었다. 서연은 시동을 켜고 와이퍼를 천천히 작동시켰다. 출근시간까지는 아직 멀었지만 서연은 항상 7시 20분이면 회사로 출근했다. 출근시간에 밀리는 차들사이에 끼어 거북이 운행을 하느 니 차라리 일찍 출근하는게 훨씬 좋았다. 아무도 없는 빈 사무실에서 즐기는 커피한잔의 맛도 일 품이거니와 무엇보다도 일 하는데 있어 그 시간만큼 집중이 잘되는 시간은 없었다. 주차장에 도착한 서연은 늘상 자신이 차를 대던 자리에 보기좋게 자리잡고 있는 은색 스포츠카 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시간에 누가 회사에 온걸까? 더욱이 스포츠카라니.. 도대체 누 구지?’ 서연은 늘씬하게 빠진 차의 곡선에 해윤이 이 차를 본다면 몹시 좋아했을 것이라고 생각 했다. 서연은 또다시 밀려드는 해윤의 상념을 털어내며 작업중인 프로젝트명 A100의 라이트 디 작인 도안을 집어들고는 서둘러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당연히 멈추어서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며 사이로 얻듯 스치는 잿빛 정장차림 남자의 모습에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해윤이 떠나고 난후 처음으로 느끼는 두근 거림이었다. 서연은 정신을 가다듬으며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8층에 멈추어선 엘리베이 터가 천천히 하강하기 시작했다. 멈춰선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순간 익숙한 향기에 서연의 가슴 이 또다시 뛰시 시작했다. ‘내가 오늘 정말 왜이러지? 비가와서 그런걸거야.그래 그래서 그런거야. 정신 똑바로 차려 전서 연!’ 서연은 다시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사무실로 향했다. 따끈한 커피가 목을 타고 넘어가 차가 운 서연의 심장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서연은 직원들이 들이닥치기전 A100의 앞라이트 디 자인 도안을 마치기 위해 정신을 집중시켰다. “들었어? 시작팀에 이태리에서 새로 직원이 왔다면서? 젊은 사람이 굉장하던데?” “그렇다나봐. 완전 차에 미친 사람이래.” “자동차 디자인 하는 사람치고 차에 미치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다고 그래?” “그야 그렇지만 정도가 좀 지나치다는 거겠지..” 성훈이 서연을 흘깃거리며 눈짓을 했다. “뭐 디자인실의 전서연씨 정도 되나보지 뭐..한국사람이라던데 이름이 뭐라더라? 레이 리라고 했던가? 아무튼 다들 레이 레이 부르는걸 보니 한국이름은 없는 모양이야.” ‘한국사람이라고?’ 서연은 잠시 솔깃했지만 이내 흘려버렸다. 시작팀이라면 자신과 마주칠 일도 없거니와 설령 마주친다 하더라고 윗 사람들의 문제지 자신과의 문제가 될리 없었다. 서연은 완성된 도안을 뚜러지게 노려보았다. 몇주간 매달려있던 도안이었지만 내심 범퍼와의 연 결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차의 하단 부분에 들어가는 크롬도금은 마음에 들었지만 라이트 가 문제였다. “선배! 퇴근안해요?“ 살갑게 귓속말을 소곤거리는 정욱으로 인해 서연은 주위를 둘러다 보았다. 옥수수 이가 빠지듯 하나둘 자리가 났고 서너명은 퇴근 준비로 분주해보였다. 서연은 손목시계를 확인하고는 이내 인상을 썼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뭐에요. 뭐가 그렇게 혼자 바빠요? 디자인1팀 일을 선배 혼자 다 해요? 나도 같은 직원이라구 요. 선배 때문에 숨을 못쉬겠어요. 집에가서도 크로키북만 잡고 있는거 아니에요?” 계속되는 정욱의 빈정거림에 서연은 픽하고 웃음을 흘렸다. “가요 선배. 같이 저녁먹어요” “어?...미안 오늘은 가볼곳이 있어서..저녁은 다음에 하자.” “선배 다음에 하자고한 저녁이 벌써 3개월째인거 알아요?” “그랬나? 미안. 하지만 오늘은 정말 안돼. 가볼곳이 있어.” 서연은 차를 몰고 남부대로를 달려 청운호수에 다달았다. “서연아 너 이 호수가 왜 청운호수인지 알아?” “글세..” “푸를청 구름운 푸른구름이란 뜻이야. 자 저기를 봐봐” 해윤은 동동거리며 구르던 오리의 노를 멈추고 호수가운데를 가르켰다. 넘실거리는 빛의 푸른 물결이 서연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근사해지?” “근사하네요.” 투명하리 만치 까만 눈동자가 서연을 바라보고 있었다. http://cafe.daum.net/coieseungdall
그 사랑의 반올림 The# no_3
그 사랑의 반올림 The# no_3 [청운호수]
“서연아 너 정말 아무것도 안 먹을 거야? 해윤이 따라 죽기라도 하겠다는거야? 벌써 석달째야 방
에 처박혀서 꼼짝을 안하고, 안먹고, 안자고 너 정말 죽으려고 그래?“
“................”
“몰라 기집애야 니 마음대로해! 너 잘못되면 나도 죽어!”
굳게 닫힌 커텐을 걷어제끼고 온종일 울려대는 전축의 전원을 끄는 다은의 움직임에 서연을 고
개를 무릎사이로 쑤셔넣었다.
“싫어! 저 비가 싫어! 다은아 저 빗소리좀 들리지 안게 해줘 제발 부탁이야! 비가 싫어! 비가! 비
가! 해윤이가 보고싶어. 미치도록 보고싶어 죽을것만 같아 다은아. 나 숨을 쉴수가 없어. 그 먼곳
에 해윤이를 보내놓고 나 정말 숨을 쉴쉬가 없어.”
“서연아.. 이 바보...”
그렇게 끝나지 않을것만 같이 지루한 장마가 지나가고 초가을의 문턱에 들어서야 서연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리고 벌써 세 번의 장마가 지나갔지만 서연에게는 아직도 장마철에 내
리는 비에 초연할 수가 없었다.
상념을 깨우기라도 하듯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서연은 수화기를 집어들었다.
“서연아 너 오늘 저녁 7시30분 비행기로 동규 귀국하는거 알지? 잊어버리지마!”
“벌써 오늘이었나?”
“내가 너 이럴줄 알았다. 또 까먹어라! 이러니 내가 널 못 믿지. 저녘에 다시 전화할테니까 휴대
폰 꼭 챙겨 알았어?”
“그래..”
다은과의 전화를 끈고 서연은 해윤을 기다리던 그때 그 시간에 멈추어져 있는 시계를 가만히 바
라보았다. 시계가 멈추어져 있는한 해윤은 그녀의 곁을 떠나것이 아니었다. 그저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 뿐이었다. 그녀는 아직도 해윤을 3년이 아닌 35분밖에 기다리지 않은 것이었다. 서연은
언젠가 해윤이 또다시 자신의 앞에툭하고 튀어나올것만 같았다
서연은 시계를 조심스레 상자에 담아 서랍안으로 밀어 넣고는 창밖으로 조금더 굵어진 빗줄기
를 초조한 듯 바라보았다. 7시 10분 탁상 위의 시계를 확인하자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갓구
어낸 따끈한 토스트 한 조각에 우유를 따라 마시는 그녀의 기분은 착찹했다. 3년이란 세월이 흘
렀지만 아직도 뇌릿속에 선명한 해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저 늘 상 이맘때면 더욱 더 그리운
해윤이었고 오늘처럼 비라도 내리는 날은 더더욱 그러했다. 서연은 아직도 그가 자신의 옆에 없
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비는 이제 더 이상 서연에게 두려운 존재가 아니었
다. 누군가를 생각나게 하는 그리움의 존재인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아간 증오의 대상이
었다. 그래서 어떤날은 화가나고 어떤날은 울적하고, 지리한 장마내내 쏟아지는 비는 서연의 영
혼을 조금씩 조금씩 좀 먹어갔다.
서연은 머릿속의 해윤의 상념을 털어내며 창문을 두드리는 빗방울에서 시선을 떼고 커튼을 치고
는 서둘러 출근준비를 했다. 다은의 말처럼 이제 해윤을 놓아줄때도 되었지만 문득문득 하루에
도 몇차례씩 서연은 해윤을 떠올렸다. 그를 잊는다는 것 자체가 서연에겐 불가능한 일이었다. 서
연은 한번만이라도 좋으니 해윤을 보고 싶었다. 그의 얼굴을 매만지고 그의 잎술에 키스하고 싶
었다. 서연은 시동을 켜고 와이퍼를 천천히 작동시켰다. 출근시간까지는 아직 멀었지만 서연은
항상 7시 20분이면 회사로 출근했다. 출근시간에 밀리는 차들사이에 끼어 거북이 운행을 하느
니 차라리 일찍 출근하는게 훨씬 좋았다. 아무도 없는 빈 사무실에서 즐기는 커피한잔의 맛도 일
품이거니와 무엇보다도 일 하는데 있어 그 시간만큼 집중이 잘되는 시간은 없었다.
주차장에 도착한 서연은 늘상 자신이 차를 대던 자리에 보기좋게 자리잡고 있는 은색 스포츠카
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시간에 누가 회사에 온걸까? 더욱이 스포츠카라니.. 도대체 누
구지?’ 서연은 늘씬하게 빠진 차의 곡선에 해윤이 이 차를 본다면 몹시 좋아했을 것이라고 생각
했다. 서연은 또다시 밀려드는 해윤의 상념을 털어내며 작업중인 프로젝트명 A100의 라이트 디
작인 도안을 집어들고는 서둘러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당연히 멈추어서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며 사이로 얻듯 스치는 잿빛
정장차림 남자의 모습에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해윤이 떠나고 난후 처음으로 느끼는 두근
거림이었다. 서연은 정신을 가다듬으며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8층에 멈추어선 엘리베이
터가 천천히 하강하기 시작했다. 멈춰선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순간 익숙한 향기에 서연의 가슴
이 또다시 뛰시 시작했다.
‘내가 오늘 정말 왜이러지? 비가와서 그런걸거야.그래 그래서 그런거야. 정신 똑바로 차려 전서
연!’ 서연은 다시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사무실로 향했다. 따끈한 커피가 목을 타고 넘어가 차가
운 서연의 심장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서연은 직원들이 들이닥치기전 A100의 앞라이트 디
자인 도안을 마치기 위해 정신을 집중시켰다.
“들었어? 시작팀에 이태리에서 새로 직원이 왔다면서? 젊은 사람이 굉장하던데?”
“그렇다나봐. 완전 차에 미친 사람이래.”
“자동차 디자인 하는 사람치고 차에 미치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다고 그래?”
“그야 그렇지만 정도가 좀 지나치다는 거겠지..”
성훈이 서연을 흘깃거리며 눈짓을 했다.
“뭐 디자인실의 전서연씨 정도 되나보지 뭐..한국사람이라던데 이름이 뭐라더라? 레이 리라고
했던가? 아무튼 다들 레이 레이 부르는걸 보니 한국이름은 없는 모양이야.”
‘한국사람이라고?’ 서연은 잠시 솔깃했지만 이내 흘려버렸다. 시작팀이라면 자신과 마주칠 일도
없거니와 설령 마주친다 하더라고 윗 사람들의 문제지 자신과의 문제가 될리 없었다.
서연은 완성된 도안을 뚜러지게 노려보았다. 몇주간 매달려있던 도안이었지만 내심 범퍼와의 연
결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차의 하단 부분에 들어가는 크롬도금은 마음에 들었지만 라이트
가 문제였다.
“선배! 퇴근안해요?“
살갑게 귓속말을 소곤거리는 정욱으로 인해 서연은 주위를 둘러다 보았다. 옥수수 이가 빠지듯
하나둘 자리가 났고 서너명은 퇴근 준비로 분주해보였다. 서연은 손목시계를 확인하고는 이내
인상을 썼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뭐에요. 뭐가 그렇게 혼자 바빠요? 디자인1팀 일을 선배 혼자 다 해요? 나도 같은 직원이라구
요. 선배 때문에 숨을 못쉬겠어요. 집에가서도 크로키북만 잡고 있는거 아니에요?”
계속되는 정욱의 빈정거림에 서연은 픽하고 웃음을 흘렸다.
“가요 선배. 같이 저녁먹어요”
“어?...미안 오늘은 가볼곳이 있어서..저녁은 다음에 하자.”
“선배 다음에 하자고한 저녁이 벌써 3개월째인거 알아요?”
“그랬나? 미안. 하지만 오늘은 정말 안돼. 가볼곳이 있어.”
서연은 차를 몰고 남부대로를 달려 청운호수에 다달았다.
“서연아 너 이 호수가 왜 청운호수인지 알아?”
“글세..”
“푸를청 구름운 푸른구름이란 뜻이야. 자 저기를 봐봐”
해윤은 동동거리며 구르던 오리의 노를 멈추고 호수가운데를 가르켰다. 넘실거리는 빛의 푸른
물결이 서연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근사해지?”
“근사하네요.”
투명하리 만치 까만 눈동자가 서연을 바라보고 있었다.
http://cafe.daum.net/coieseungd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