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올립니다.

......2005.06.21
조회832

 

어디다 하소연 할 곳도 없고...

마음은 답답하고..어수선하고...

기분도 꿀꿀해서 그냥 몇자 적습니다.

 

20년을 알던 녀석이 있었습니다.

이 녀석을 잘 몰랐을 때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것은 알고 있었고...

그래도 늘 성실하고 밝고 어디가나 인정받는 녀석이라...

머 성공은 하겠구나..

여자 고생은 안시키겠구나...

그런 생각만 하던 그냥 알고 지내던 녀석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이녀석이 사귀자고 하더군요..

정확히 결혼하자고 합니다.

20년을 보아오던 녀석이라...

사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1년이 다되가네요...

 

잘합니다.

정신적으로 마음적으로...

잘 골랐다 생각할 정도로 잘합니다...

가끔 고집에 세서 그렇지....

자상하고 성실하고...

인정도 받고...

 

집안 어려운거야...

이녀석이 그렇게 하고 싶어 그렇게 된 것도 아니고...

우리집도 한동안 쫄딱 망했던 적이 있던지라...

없이 사는게 뭔지도 알고...

그게 얼마나 힘든지도 압니다..

이 녀석이랑이면 모든 믿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시작했습니다.

 

저....

제나이에 비해...

연봉 잘 받습니다...

대신 죽어라 일합니다...

주말마다 지방 출장도 가고...

밤 늦게 끝나는건 일도 아닙니다...

 

저...

차있습니다...

이 녀석 운전면허도 없습니다..

운전면허 따는데 돈 들어가서 못땄답니다.

이런거 문제 안됩니다...

제가 다 있는데요...

그런건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다 할 줄 아니까요...

 

이녀석 돈 벌면 다 집에 가져다 줍니다..

알아주는 대기업다녀 그래도 연봉은 나은 편입니다..

부모님 연로하십니다...

이녀석이 다 책임집니다..

당연합니다..

돈이 없어도 대학을 못 보내줄 정도로 가난하고 아무것도 안하고 놀고 계시지만

연로하신 부모님입니다.

 

정말 가진 것이라고는 몸뚱이 하나뿐인 녀석이라..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럴수도 있지요..

그래서 하나하나 챙겨줬습니다...

덕분에 지금 땟깔납니다..

 

근데요...

근데요...

요즘은 참 속이 상합니다...

 

이녀석이 나를 뭘로 보는지 모르겠습니다..

원래는 안그러던 녀석인데...

얼마나 힘들면 그럴까 하면서도..

맘이 상하고 속이 상하하네요..

 

이녀석 회사가 멉니다...

뭔 연구원이라는데를 다녀 산속에 있습니다..

밤샘 예사로 합니다..

주말에도 일있어 나갑니다..

 

차 없습니다..

저 차있습니다..

 

언제가 부르더군요...

그 산속을...

정말 가로등도 하나 없는 깜깜한 산속...

용케 찾아가서 데리고 왔습니다..

주말마다 밤마다 일있다면 모셔가고 모셔오고..

저 운전하고 부산으로 출장 갔다온 날도..

이녀석 야근한다고 하더니...

저더러 데릴러 오랍니다...

갔습니다...

편하게 자고 싶다고 하길래...

얼마나 피곤할까 하고...

저 어깨며 허리며 두들기고 운전하면서 그 산길을 가서 모셔왔습니다..

얼마전에 회사 회식인데 전화가 오더군요..

자기 늦게 끝날 것 같은데...

난 술안먹고 있다가 자기 데릴러 오면 안되냐고...

황당했지만 어렵다고..미안하다고 그랬습니다..

 요즘은 일주일에 4일은 부릅니다.

야근하는데 집에서 편안히 자고 싶다고..

데릴러 오라고..

나도 피곤하다고 그냥 회사 숙소에서 자라고하면 대답도 안하고 전화를 끊습니다..

 

어제도 밤 10시에 일있다고 데려다 달라길래...

저 달렸습니다..

그리고 집에 오니 12시가 넘더군요..

 

요즘 그런 일때문에 신경질을 냈더니..

자기도 내맘 다 안다면서 미안하다고..오죽하면 이러겠냐면서..  

나중에 다 갚는답니다..

그러면서 내가 자기를 키워주고 있는 것같아 든든하답니다..

 

이친구 월세에 삽니다.

월급은 월세로 나가고 연로하신 부모님 병원비에 약값으로 다 나가고..

변변한 옷도 못사입고 저금도 못하고 삽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제가 버는걸요...

언제부턴가 집 사는건 너무 힘든 것다면서..

그건 저보고 하랍니다.

그러면서 저 호강 시켜준답니다.

제가 하는 일은 배부르고 나이가 많으면 하시기 힘든데..

그랬더니 여자는 오래 할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가 하더니..

선생님을 하랍니다..

 

오늘 은행에서 전세 대출을 받는데...

일부를 저보고 보증을 서달랍니다..

그건 할 수 없다고 했더니...

그런 이사 못가고 그냥 사는거지 머...

풀이 죽어 있습니다..

제가 더 맘이쓰여..

전화했더니 작은 집으로 알아봐야겠다고 하면서 전화를 끊네요..

 

이런 얘기들  동생한테도 못합니다.

전에 비슷한 얘기 했더니 저보고 미친년이랍니다. 

 

전 정말 제가 해 줄수 있는 건 다 해주는 것 같은데...

왜 이 친구는 저를 이해를 못해주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땅파서 돈버는줄 아나봅니다.

제가 힘들고 피곤하다고 하면 화냅니다.

자기 앞에서 지친 모습 보이려면 차라리 회사를 그만두랍니다.

자기는 자기 부모님이랑 형제한테 잘하는 여자가 좋다고..

저보고 자기 부모님 보시고 차타고 놀러가잡니다..

그러면서 자기 좀 도와달랍니다.

지금은 고생시키지만 나중에 다 갚는다고..

절대 나를 이용하는게 아니라고..

 

갑자기 서럽네요...

부자를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제가 남자 만나 일안하고 놀고 먹겠다고 생각해 본적도 없습니다.

 

무엇이 이녀석을 이렇게 모든게 당연하게 생각하게 만든건지...

제가 버릇을 잘못들인건지...

왜 그집 부모님은 멀쩡하신 몸가지고 놀기만하시면서 아들만 바라보고 있는지도 이해가 안갑니다.

 

요즘들어 서글프고 서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