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부부 사주 상담기-엽기부부의 탄생 신화(1)

대월마마2005.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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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부부의 탄생 신화(1)


날씨가 꾸물꾸물 하다. 비가 오던가 아님 말던가...

습하고 꼬질한 날씨가 사람 마음까지 꼬질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이런날씨는 정말 딱 질색이다.

지금 내게 소망이 있다면... 집에 틀어 박혀서 부침개(고구마도 괜찮음)나 부쳐 먹으며 TV보고 잠이나 늘어지게 자고 싶지만, 갑인년 호랑이띠 즉 사주에 갑이 든 기가센 여인네로 태어난 죄로 남편 손에 이끌려 오늘도 일터로 향해야만 했다.(물론 울예삐옹-울집 토끼선생도 함께다.캬캬캬)

울곰둥(울남편)으로 말하자면 예전에는 수줍음 많고, 음... 샤프(?)하고(물론 날씬할 때 얘기지만..)뭔가 스마트한 이미지...(이것도 물론 날씬할 때 얘기)였다.

그런데 결혼을 하는 순간(?), (아닌가? 그전에도 그랬나?)하여간 오래되서 기억도 잘 안나지만... 돌변한 케이스다.

아마 나를 만나지 않았다면 어쩌면 멀쩡한 상태로 살았을지 모르겠다만, 오랫동안 돌봐온 내가 볼 때 이인간이 절대 범상치 않음은 확실한 것 같다.

하여간 혼자 배우기 뭣해서 같이 사주를 배우자고 내가 꼬셨고 어쩌다가 보니 둘 다 사주쟁이가 되어 버렸는데, 문제는 이 곰이 사주를 알다보니 내 인생에 대해서 사사건건 참견을 한다는 것이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나는 커리어 우먼 뭐 이런거 안좋아 한다. 그냥 평범한 아줌마로 살고 싶을뿐...

그런데 나의 이런 소망과는 달리 울곰둥 내가 집에서 노는 꼴을 못 본다.

말로는 내가 기가세고 집에서 놀면 안되는 팔자라서 그런다고 하지만, 내가 볼때 이인간이 분명 심심해서 그런거 같다.


흥분하다 보니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져가고 있다.

음... 오늘 하려던 얘기는 울 곰둥이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우리의 첫만남부터 시작한 연애담을 늘어 놓으려 한다.

때는 1997년 4월 말이없다. 그때 내 나이 24살(꽃다웠지~)

백수생활의 종지부를 찍고자 취직을 위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때였다.

그날도 너무너무 열쒸미 공부를 하다보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저녁 밥때가 되어 가고 있었다. 나는 주섬 주섬 가방을 챙겨들고 백조 맴버들과의 만남을 위해 공중전화로 향하고 있었다. 근데 왠지 아까부터 어느 시꺼먼놈이 자꾸 노려보고 있는거 같았다.

전화를 걸고 있는데도 왠지 뭔가 나를 훔쳐보는 듯한 시선을 느꼈고 내가 너무 이뻐서 그러려니 하고는(뭐... 워낙 흔한 일이라서...ㅋㅋㅋ) 통화를 마치고 도서관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근데 아까 그놈이 도서관 입구쪽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는 눈은 있어가지구...쯧쯧)하고 혼잣말을 삼키며 못본척하고 지나쳤다.

사실 괜히 오바하다가 망신당할까봐 그런것이다.

오호~라... 근데 정말 이눔이 따라오는 것이 아닌가?


계단을 내려가려는 내 앞을 가로막고는 역사적인 한마디를 날린다.

“저... 차... 한잔만 사주세요!!!”

아니... 사주겠다는 것도 아니고 사달란다. 허거..................걱

순간 여러 가지 알수 없는 감정들과 생각들이 머릿속을 교차했다.

심지어 ‘어라~ 이자슥 그진가?’하는 생각까지......


뭐... 사실 그때 우리곰 좀 없어 보이긴 했다. 이글을 읽으면 날 죽일라고 하겠지만.

사실인걸 어쩌랴...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너무 어이없고 예상치 못한 태클이 들어온 결과 나는 싫단 소리도 제대로 못하고 거의 줄행랑 치듯 도망쳤던 기억이 난다.

(그날 저녁 백조모임 맴버들을 만나서 좀 전에 겪었던 황당한 이야기를 풀어놓자 애들 다 뒤집어 졌었다.)


비장한 각오를 하고 준비한 시험이었고 집에다가도 큰소리 뻥뻥 쳐놓은 지라 이 징글맞은 인간을 또 만나게 될까봐 좀 두렵긴 했지만 다음날에도 다다음 날에도 다다다 다음날에도 도서관에 나갈 수밖에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인간 나를 항시 주시해 보면서 나의 행동반경을 계산하고 있었다.

커피를 마시러 가도 짠~하고 나타나고, 밥 먹으러 가도 어디서 나타났는지 짠~하고 나타나고, 심지어 화장실을 갔다가 나와도 짠~하고 나타나서 앞을 가로막는 것이 아닌가!

나는 이 징글맞은 인간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하여 하는 수 없이 친구를 불러들였다.

(이 친구는 나의 백조모임 맴버이자 공부에 지친 나를 위로하기 위한 기쁨조 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 즈음에는 인생이 불쌍하여서...(비굴한 변명.변명.)

밥먹고 한잔, 쉬면서 한잔 하면서 짬짬히 같이 커피를 마시며 어느 정도 대화가 오갈 때 였다. (그때 난 이미 곰둥의 마수에 걸린것이었다.)

근데 아뿔싸~나의 실수!!!

하필이면 이 징글맞은 인간...나의 지원군 친구의 학교선배가 아닌가?

혹떼려다 혹붙였다고...어느정도 호구조사를 마친 내친구 짹~소리도 못하고 선배님 대접을 하고 말았다. 아니... 그후로 나와 곰둥을 이어주기 위한 사랑의 징검다리가 되고 만것이다.

옛말에 더러운게 정이라고 했던가???

나의 갖은 잔머리와 모략에도 불구하고 이 곰스러운 인간을 떼어 놓는데 실패하고 만것이다. 아니 서서히 정이 들고 만것이었다.


오호~라 근데 이 곰인간

처음 이미지와는 달리 만날수록 왠지 핸썸(?)한거 같기도 하고, 뭔가 좀 유식(?_)해 보이기도 하고... 마른 몸매에 볼록 튀어나온 뱃살이 귀엽기까지 했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하는 마음으로 사귀기 시작할 즈음...

곰둥이 폭탄선언을 했다.

“나... 미국가...”

어라~ 이건 또 뭐란 말인가???

세상에 믿을놈 하나도 없단 옛명언을 무시한 결과가 나의 뒤통수를 이렇게 후려칠줄 몰랐다.

아니 지랑 나랑 사귄지 얼마나 됐다고 미국을 간다고 하냐고...

그리고 그럴러면 왜 죽자고 쫓아 다녀가지고 날 시험에 들게 하냐고...

그러고는 뻔뻔한 이 인간이 한마디 더 덧붙인다.

“기다려 주라”

‘너같으면 기다리겠니?‘라고 말할라고 했는데...

“응~ 갔다와 기다릴께” 내가 이랬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미쳤거나 뭐에 씌이지 않은 이상 이럴수가 없다.


어쨌거나 곰둥 공부하겠다고 날 버리고 미국갔고 난 기다렸다.

내친구들도 그랬고 곰둥친구들도 나더러 미쳤다고 했었다. 얼마나 사귀었다고 기다리냐고... 니들이 뭐 견우와 직녀냐? 하는 놀림을 감래하면서 전에없던 일편단심 민들레가되어 난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해를 넘기고 또 넘겼나???(오래되서 기억이 안남)

곰둥에게서 어느날 전화가 왔다. 낼 온단다.(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미친 곰둥이 부모님도 모르게 미국서 탈출한 것이었다.)

난 공항에 나갔고, 기다리는 동안 마음이 참 이상했다.

얼마 사귀지 않은 상태에서 이별을 해야했고... 지금 그 사람이 온단다. 조금만 기다리면 그사람을 만날 수 있단다.


그사람이 눈앞에 와있다. 기분이 묘하다는게 이럴때를 두고 하는 말일까?

오랜만에 보는 이남자... 꿈에서 본것처럼 까마득하기만 했는데... 내 앞에 서있다.

서로가 조금 어색했지만, 우린 같이 공항버스를 타고 달렸고...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 어느 작은 카페에 마주 앉았던 기억이 난다.

다정한 눈빛으로 이남자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는...우하하하...

이따만큼 선물을 풀어 놓는다. 지랑 똑 닮은 푸우인형과 토끼 실내화, 향수, 티셔츠 등등...(선물공세에 약한 나를 꾀뜛어 봄으로 인해서 지난날의 과오가 다 용서되는 순간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참 따뜻했고... 포근했다...


이때까정은 별스럽지 않은 정상적인 연인이었다.

그러나... 엽기적인 곰으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 것은 그 후 부터이니 ...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