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신부(4)

핫세200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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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

 

문을 박차고 나온 남경이 채하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다 똑같아,내가 이집에 있어야할 이유가 없어"

 

채하는 혼자 지껄이는 남경을 보며 매우 어처구니 없어하는 표정을 지었다.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느닷없이 갑자기 방에서 툭 튀어 나와 한단 소리가 채하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었다.

 

"너 또 왜그래?싸이코냐?"

 

채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경은 채하가 들고 있던 리모컨을 빼앗더니,텔레비젼 쪽으로 몸을 돌리고는 순간 당황했다.텔레비젼 화면에는 환갑이 조금 넘은 나이의 할머니가 딸로 보이는 여자에게서 안마를 받고 있었다.드라마의 상황이었다.

 

"이..이건.."

 

"이건 뭐?이제 골고루 하는구만,이리 내놔"

 

남경은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라,자신의 방으로 잽싸게 들어갔다.자신의 문앞에서 혼이 나간사람처럼 서있었다.

 

"내가 미쳤나봐,내가 왜이랬지?"

바닥에 펼쳐진 책들을 덮고는 침대에 그대로 엎드려 누워버렸다.

 

다음날,

 

남경이 눈을 떴을땐,거실에서 요란하게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일어났다.

 

"여보세요."

 

"어,남경이구나."

 

"아주머니,아...사모님.."

 

"아주머니라고 불러 그게 더 정겹고 좋아.어때?할만하니?힘들진 않구?우리 채하가 함부로 대하지는 않니?"

 

"네에,아니에요.아직까진 할만해요"

 

"그래,채하는 아직 자니?"

 

"그런것 같은데..깨울까요?"

 

"아니야.그럴것 없어.채하가 영화촬영이 끝났다고 그래서,채하보구 집에좀 다녀가라고 그러려구 전화햇어.아참,남경이 너두 엄마한테 한번 다녀오려무나."

 

"정말요?"

 

"내가 설마 남경이한테 거짓말할것 같애?그리고,엄마랑 같이 우리집에도좀 놀러 오구.이번주말까지 푹쉬다가,엄마랑 같이 나와 알았지?"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남경은 전화기 너머에 있는 영순에게 넙죽넙죽 인사를 했다.방에서 언제 나왔는지,채하가 그런 그녀의 모습을 한심하다는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뭐야?어머니냐?바꿔줘"

 

"끊으셨어요"

 

"에이씨,왜 끊어?너 집에 가냐?좋겠다.넌"

 

그때부터 남경의 입에서는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집안을 대충 정리하고 나갈채비를 하고 있었다.채하도 언제 씻었는지 나갈준비를 하고 있었고,그런 채하의 모습을 본 남경이 웃으며 다녀오겠다고 인사를 했다.

 

"내가 바래다 줄께"

 

"됐어요.버스타고 가면 되요"

 

"고집은,나와"

채하는 자신의 말만 하고는 지하에 있는 자신의 차로 갔다.번뜩번뜩 윤이 나있는 빨간색 스포츠카가 채하를 맞이하고 있었다.

 

"버스타고 간다는데 왜그래요?성격 참 희한하시네"

 

"타면서 잔소리 하기는"

 

"내릴까요?"

 

"아.아니야,성격은 나두 희한하지만 너두 만만치 않아"

 

채하는 차안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명품 썬그라스를 끼며 익숙한 솜씨로 지하 통로를 빠져 나가고 있었다.차유리는 까맣게 썬팅이 되있어서 밖에서는 다행이도 안에 누가 타고 있는지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신호가 빨간불일때와,횡단보도에서 멈출때는 밖에 있던 행인들이 안을 쳐다보려고 열심히 들여다 보고 있었다.남경은 그모습들이 어찌나 웃기던지,키득키득 웃고 있었다.

 

"밖에 쳐다보지마"

 

"왜요?안보이잖아요"

 

"바보냐?아무리 까맣게 됐어도 사람이 어떤 포즈를 취하고 있는지는 다 보인다구"

 

머리를 갸웃거리며,남경의 머리는 앞에다 두고 눈만 옆으로 돌렸다.그런데,갑자기 학생들이 몰려 오더니,채하의 차임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유채하 차야"

"꺄악~정말이야 유채하야"

 

"이럴수가 여자가 보여?누구지?"

 

"궁시렁...궁시렁..."

 

밖에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사람들이 점점 몰려들려 하자 채하는 신호도 무시한채 무조건 달려 버렸다.운전을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몹시 화가 나있는듯 했다.

 

"쳐다보지 말라고 그랬지?"

 

"다행이도 지나갔잖아요"

 

"그래도 잘했다?내려라"

 

"네?여기서요?"

 

"너,태워주고싶은 맘 없으니까,내려"

 

"허..정말 웃겨서 말이 다 안나오네..다혈질 같으니라구 "

 

도로한가운데에 남경을 남겨두고는 채하는 반대방향으로 차를 몰고 가버렸다.

 

"하~내가 미쳤지,저런 사람을한동안 좋아했었다니,그때는 내가 눈에 단단히 뭐가 껴도 꼈을꺼야.정상적으로는 감히 저런사람을 좋아 할수가 없어"

 

 

며칠후

 

 

정혁은 숨을 가뿌게 몰아쉬며,채하의 집으로 들어왔다.

 

"너,왜이렇게 연락이 안되는거야?"

 

"어?왜요?"

 

"왜긴,올인 씨에프 잡혔어"

 

"언젠데요."

 

"지금,얼른 가자"

 

"아이씨,나 씻지도 못했는데"

 

"가서 씻어 임마"

 

밖에서 웅성웅성 소리가 나더니 뭔가 휘리릭 지나갔다.남경은 정혁이 왔다 간걸 확인하고는 거실로 나와 소파에 편안히 앉았다.

 

 

 

"뭐야?넥타이와,핀은"

 

"재촉한건 형이었어"

 

"지면 광고 지금 촬영해야 되는데...아 남경씨 집에 있지?"

 

정혁은 다급하게 남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

 

"남경씨,여기 강남 스튜디오에요.거기 어디지?채하야 어디에 있어?"

 

달그락 달그락 소리나더니,희미한 채하의 목소리가 남경의 귀에 아주 가까이 들렸다.

 

"넥타이와,핀 내방 장롱 왼쪽 서랍에 있을꺼야.장소는 형한테 들었지?지금 가지고 나와"

 

그리고는 탁 끊어졌다.

 

"북치고 장구치고 난리도 아니네....뭐야?급한건가?장롱?"

 

남경은 물건들을 챙기고는 택시에 올라 탔다.남경의 맘도 다급해졌다.

 

 

"아저씨,빨리요"

 

 

 

숨을 헐떡거리며,남경이 스튜디오에 도착했을때는 지희와,민호도 와있었다.지희가 먼저 남경을 보며 인사를 건넸다.

 

"어머,안녕하세요?"

 

"예"

 

민호는 그녀를 그냥 쳐다만 볼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남경도 마찬가지로 민호와 얼굴도 마주치기 싫었다.

 

"왜 이렇게 늦었냐?"

 

채하였다.의젓하게 정장을 차려입으니,TV이에서 봤던 모습 그대로 멋있어 보였다.넋을 잃고 쳐다보다가 채하는 냉정하게도 남경에게 가라는 소리를 했다.

 

"너,안가냐?"

 

"예?아 예 갈꺼에요.지금"

 

머쓱한 남경이 스튜디오를 빠져나가려 하자,민호가 불러 세웠다.

 

"내가 바래다 주죠"

 

민호의 말에 남경은 그를 노려보았다.그리고는 채하를 쳐다봤다.채하는 헛기침만 할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됐어요.저 어린애 아니에요.혼자서 충분히 갈수 있어요"

 

"예전 일때문에 미안해서 그래요."

 

"싫다구 했잖아요!"

 

"야!너!조용히 안해?태워다 준다는데 무슨말이 그렇게 많아?"

 

남경은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말하는 채하를 노려보았다.어쩌면 저렇게 말을 할수 있을까?며칠전 당한 남경의 일이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듯 보였다.채하는 자신의 일만 하고 있었다.남경은 이를 악물고는 채하를 쳐다보며 민호에게 말을 이었다.

 

"좋아요.바래다 주세요"

 

"가시죠"

 

둘이 나가자 채하는 그때서야 남경의 뒷모습을 바라봤다.채하의 그런 모습을 본 지희가 몹시 불쾌한 모습으로 채하를 보고 있었고,정혁또한 채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