ㆀ봄비가 내릴때..ㆀ

정안습2005.10.29
조회182

[봄비가 내릴때..]

 

이른 아침..북적이는 버스안..
유난히 힘들어하는 여자가 있었다..

 

윤정희..23살의 회사원..

 
윤정희는 버스 손잡이가 손에 닿지않아

흔들리는 버스안에서 무척이나 힘들어했다..

 

"아..팔이야.."

 

윤정희의 얼굴은 거의 울상이었다..
바람이라도 불어온다면..금새 눈물이 날릴것 같았다..

 

그때 누군가가 정희의 손을 끌어당겼다..

그리 크지않은 키에 한 남자..

 

구릿빛 피부의 남자는 정희의 손을 끌어당겨
자신이 앉아있던 자리에 앉혔다..

 

반 강압적인 행동이었다..
정희는 놀랐지만..새삼 고마웠다..

 

정희는 그 남자에게 짧게 인사를 전하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벚꽃이 익어가는 봄..

 

그리고 봄비..

 

"비오네?..우산 없는데.."

 

봄비속에 버스는 계속 달려갔다..

버스 문이 열리고 정희가 내렸다..

 
우산이 없는 정희는 손가방을 머리위로 치켜들고
뛰기 시작했다..

 

어차피 회사까지는 걸어서 10분거리..
가방으로 머리를 가린다고 해도..

 
온몸이 젖을 것은 뻔한 일이었다..

그때였다..

 

또 다시 정희의 손을 끌어당기는 사람..
버스안에서 자신을 손을 끌어당겼던 그 남자였다..

 

"안녕하세요.."

 

그 남자가 입을 열었다..

 

정희는 이번엔 정말 놀랐다는 듯이 그리 크지않는 눈을
무섭도록 치켜떴다..

 

"아..네..안녕하세요.."

 

하나의 우산속에 두 남,녀..

분명..그 남자는 정희에게 관심이 있는게 틀림없었다..

그 남자가 말했다..

 

"그쪽 가는 곳까지..같이 가겠습니다..허락해주세요..
내가 비를 맞을 지언정..당신의 어깨가 젖고 머리가 젖는 꼴은..
저 절데로 못보겠습니다.."

 

눈이 커질때로 커진 정희는 할말을 잃었다..

 

[이게 도데체 무슨일이지?..이 남자..나한테 뭐라고 그러는거야?..
지금 이거..프로포즈야?..아니..뭐야..이 남자?]

 

정희는 잠시동안이었지만..혼란스러웠다..

 

잠시 후..마치..다정한 연인처럼 빗속을 우산 하나로 함께 걷는
두 사람이 보였다..

 

그리고 정희의 회사앞에 도착하자 두 사람은 인사를 나누었다..

어색한 두 사람..정희가 먼저 입을 열었다..

 

"고마워요..그쪽 아니었으면..저 비맞고 갈뻔 했는데.."

 

이어 그 남자가 말했다..

 

"고마워요..그쪽 아니었으면..제 가슴..계속 죽은 체로 살뻔했는데..
당신이 제 가슴..살렸어요..당신을 본순간..다시 두근거리고..뛰기 시작했거든요.."

 

...정희의 기분을 표현하자면..쩜쩜쩜이었다..멍하니 그 사람을 바라보다..도망치듯이
회사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무서운게 아니었다..그 남자가 싫었던 것도 아니었다..단지 그 사람앞에서 부끄러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이기싫어서였다..

 

회사앞에 가만히 서있는 남자..5분이..10분이 지나도록 그 남자는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정희는 그 남자가 자신의 손을 볼수있도록 손을 뻗었다..
그리고 잘가라는 듯..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리고 그 남자는 우산을 쓴체 이리뛰고 저리 뛰고 뛰고 또 뛰었다..하마터면
승용차와 부딧칠 뻔 했다..

 

...갑자기 찾아온 사랑..정희는 설레이기 시작했다..

 

회사를 마치고 정희는 밖으로 나섰다..
밖은 아직 비가 내리고 있었다..그리고 아직 그 남자는 아침에 있던 그 자리에 있었다..

 

"뭐..뭐에요?..아침부터 계속 있었던 거에요?.."

 

"아뇨..방금왔어요..왠지 이 시간에 서있으면..그쪽이 걸어 나올것 같아서.."

 

정희는 기가막힌다는 듯..웃었다..그 남자도 따라 웃었다..

또 다시 우산 하나에 비를 피하는 두 사람..그 우산속에서 웃음 소리는 계속 들려왔다..

그리고 잠시 후..커피숍안에 두 사람...정희가 놀란듯이 말했다..

 

"네?..어라?..그럼 나보다..어리네?..어쩐지..어려보였어.."

 

그 남자의 입가에 미소가 사라질줄을 몰랐다..아니 그 남자 입가에 미소가
눌러붙었다는 표현히..어울릴지도..

 

"누나라고 부를께요..괜찮죠?.."

 

"응..동생아.."

 

밖이 훤히 보이는 커피숍..봄비가 바람에 날려 창밖에 묻었다..

 

"누나..나는..비가 싫어요..괜히 우울하구..옷도 다 젓구..짜증나구.."

 

"나도..싫다..이놈에 비.."

 

커피숍에는 한경일의 [이별은 멀었죠]라는 곡이 흘러나왔다..

 

"내 가슴..다시 뛰게 해준거..고마워요.."

 

"그만해..나 충분히 감동 받았어.."

 

"내 가슴..한동안 죽어있었는데..그 애와 헤어지고 나서.."

 

"그 애?너..그 애 많이 좋아했나봐?.."

 

"네..아직..내 몸 구석 구석..그 애가 묻어있어요.."

 

남자의 표정은 금새 시무룩해젔다..
그런 그 남자가 정희는 답답하고 한심했다..

 

"야..꼬맹이..너..따라나와.."

 

정희는 그 남자의 손을 잡고 우산도 없이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비내리는 길에서 그 남자에게 말했다..

 

"자!..이렇게 비를 맞으면서 그 애를 생각해봐..그리고..
그 애를 다 씻어버리는 거야..이 빗물에..다 씻어버리는 거야..

그 아이의 향기..그리고 니 품에 닿았던 그 아이의 온기..
그 아이에 관한 모든 걸..다 씻어버리는 거야..OK?"

 

그 남자는 정희를 바라보았다..웃고 있는 남자..
그리고 비오는 거리를 어린 아이처럼 폴짝 폴짝 뛰는 여자..

 

모든게 아름다웠다..비를 맞고 있는 풍경..거리..

그 남자는 말없이 정희를 껴안았다..

정희도 놀랐고..그 두 사람을 전혀 신경쓰지 않던 주위 사람들도 놀랐다..

서로를 껴안은 두 사람..점점 온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그리고 정희가 말했다..

 

"따뜻하다.."

 

그리고 남자는 뛰어갔다..

비오는 거리를 우산없이..철없는 아이 처럼..

그리고 그 남자는 정희를 돌아봤다..

 

"오늘..고마웠어요..덕분에..내 몸 이제..깨긋해 젔어요..사랑.."

 

순간..달려오던 승용차가 그 남자를 덮첬다..

급정거하는 자동차..고여있는 빗물에 흐르는 피..

 

멍해진..정희의 모습..

그 사람..정말..행복해 보였는데..

 

정희는 쓰러져있는 그 남자에게 뛰어갔다..

주저앉아 그 남자의 얼굴을 자신의 얼굴에 부벼댔다..

그리고 소리내어 울었다..

 

그 남자..이름도 물어보지 못했다..하지만..잠시였지만..
사랑했다는 걸..정희는 느꼈다..

 

그렇게..그 사람은 하고 싶은 말을 미쳐 다 하지 못한체 떠나갔다..

/사랑해요...

 

그 한마디 다 하지 못한체..

 

몇달 후..

 

커피숍안에 두 사람..

밖이 훤히 보이는 곳..창에 비가 묻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차 비는 더 굵어져 한참을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불안에 떠는 한 여자..

 

그 앞에 남자가 놀란듯이 물었다..

 

"이봐요..왜 그래요.."

 

"난..비가 너무 싫어..이제..비가 두려워..내가..비를 맞으면..
그 사람의 온기..그 사람의 향기..그 사람에 관한 모든게..사라져버릴까봐..
두렵고..겁이나.."

 

눈물흘리는 그녀..

 

정희..

 

그 사람의 추억을 아무리 씻으려해도 씻기지 않는데..비를 맞으면..
씻겨질것 같은데..근데..비를 맞는 건..싫어요..그래요..싫어요..쩜쩜쩜..

 

정희는 울었다..

 

봄비가 내리던 어느 날..갑자기 찾아온 사랑..
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진정 내 사랑이었다..

 

잠시였지만..참..행복했었다고..

편지에 적어 바람에 실어보냅니다..

 

받는이..그 남자..

 

...END

習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