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말 부터 꺼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를 포함...젊은분들이 조금이나마 정치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구요...
가만히 있으려고 했습니다. 정말로... 담담히 받아들이려 했는데... 공천헌금 관련한 얘기가 자연스레 매스컴에 떠 돌더군요... 다시 생각했습니다. 무지한 선거권자로서...정황만으로...고발은 못할지언정 우리 아버지 얘길..누구한테 알려야만 한다고...
그 의원이 자기가 한 짓이 어떤짓인지는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
저희 아버지 얘깁니다...
요즘 공천 공천 하지 않습니까...이번 선거부터 기초의원도 공천이라는 제도가 생겨서 그 공천 자리를 놓고 지역마다 유리한 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 후보자들이 애를 쓰고 있고 지금은 아마 거의 모든 지역에 결정이 난 상태죠...
다름 아니라 기초의원에 출마하시기로 하셨다가 그 공천 때문에 어느 높으신 분한테 인간적인 배신까지 당하신 저희 아버지 얘깁니다. 저희 아버지 경북 어느 지방에서 농사를 짓고 계십니다. 뭐 대학을 나오신건 아니시지만 젊으실 때부터 농정에 관심이 있으셔서 농협에서 오래 이사 활동도 하시고 지역 모임도 여럿 조성하셔서 제가 사는 지역에선 소위 '유지'이시죠. 주관도 뚜렸하시고. 좀 여리신게 탈이라면 탈이지만 적어도 어디가서도 부끄럽지 않는 그런 분이십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랑 외출할 때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지인이셔서 저는 그냥 인사하기에 바빴습니다...항상 베푸시는 분이시죠.
어느덧 그지역 선거에서는 아버지가 어떤쪽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적지않은 표가 움직이는...그런 분이 되셨습니다.
...중략하겠습니다...
그 지역에 국회의원이 있습니다...것도 여러번 하셨죠 아마..그리고 저와 성씨가 같네요. 소위 양반이라는...지금 세상엔 약간 웃긴 얘기지만...암튼 그런 분이 있습니다.
예...무슨 내용인진 대충아시겠죠.
그렇습니다. 마치 간이라도 내줄 듯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때 그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아버지한테 그냥 넘죽 업드리기라도 할 듯...저희 아버지께 "형님"이란 단어를 남발하며 도움을 요청합니다. 아버지...물심양면이로 지원했습니다. 그야말로 누가 보든 안보든 ...
그쪽에서는 뭐 어려운거 있으면 부탁하라 합니다. 하지만 울 아부지 그런거 안하십니다. 저...빽이 약간 통한다는 공기업 면접 볼때도 몇 번이나 기회는 있었지만, 아버진 그냥 넌지시 "말해줄까" 하시는데 제가 싫다고 했습니다. 아부지도 그런거 싫어하시구요. 몇 번 떨어지고 나니 그래도 들어가긴 하더라구요...
2005년이 되었습니다..기초의원이 유급으로 바뀌고 위상이 달라진답니다 ...금권선거가 사라지고...암튼... 아버지가 생각이 좀 바뀌신 듯 합니다. 결정적으로 여러 모임에서 아버지를 추대한답니다...아부지, 결심하시고 작년 말부터 운동 시작하셨습니다. 분위기 좋습니다. 시골선거는 대도시 선거와 다릅니다. 대도시 구의원 선거라 해봐야 어차피 시민들 그 사람 누군지 모릅니다. 질좋은 종이와 유명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으로 제작된 전단지가 그 사람을 나타냅니다. 그런데 시골선거는 아닙니다. 그 사람이 행실이 바르지 못하면 감히 명함도 내밀지 못합니다. 고향말로 '우사당하는거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왠만한 사람들은 다 알거든요..
아버지...여론조사 1등이십니다. 자신감도 충만하십니다...
자...공천 문제가 나옵니다. 음 공천. 정당에서 '자..이 지역구에서는 이사람이 우리 당원이고 지역구 선거에서도 많은 영향을 미치며 해당선거에서도 당선 가능성이 높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주는게 공천이죠 아마. 상식이겠죠.
그런데 지금부터 정말 만화같은 얘기가 펼쳐 집니다. (어쩌면 정치판에선 '상식'일수도 있겠지만, 만약 그게 정치판의 상식이라면 이런 말도 안되는 상식은 저말 이제는 부셔야 할 것 같아서... )
아버지께서는 공천을 신청하셨습니다. 기초의원 공천은 지역구 국회의원이 결정하는거라고 보시면 되거든요(저도 이번일 겪으며 알았습니다). 공천신청 전후 아버지는 결과에 대해 일말의 의심도 없었나 봅니다. 아버지의 착각일수도 있겠지만... 그건 착각이 아닙니다.
아버지가 공천을 받아야 할 이유를 보겠습니다.
첫 째, 지역구 의원의 사심이 공천의 절대적인 요건이라면 그 공천은 당연히 아버지에게 와야 할 것입니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법은 없잖아요.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이 요건은 절대적인 것은 아니겠죠...그 후보자의 자질과 향후 발전 가능성 등등...하지만 이런 요건에 다 충족하더라도 지역구 의원이 '인간'도 아닌 '정치가'도 아닌 '정치꾼'일 경우에는 결과값이 틀려질수 있거든요.
둘 째, 은혜를 입은 후보자가 있는데 그 후보자가 마침 여론조사도 1등이라고 하네요..당연히 당원이고. 아버지... 여론조사도 일등이라고 하네요.
셋 째, 위 두 요건을 배제하더라도 그 지역 공천신청자들 중엔 그 지역에서 활동을 오래했다거나 지역발전에 기여한 후보자가 아버지를 제외하고는 없었다는 거죠...
위 세가지 공식을 대입해 봤지만 아버지는 공천을 받지 못하셨습니다.
제가 정말 정말 속상한건 아버지가 공천을 받지 못했다는게 아닙니다. 지나고 보니 오히려 잘됐다 싶습니다. 정말 썩었더군요. 정치판. 자존심하나로 살아오신 아부지거든요.
제가 정말 속상한건 그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의 인간 이하의 ...아주 교묘한...울 아버지 죽이기 작전입니다. 아뇨 정확하고도 쉽게 말하면 자신의 이득을 위해 착한 은인의 골수 빨아먹기죠. 돈놀이....공천장사. 더도 덜도 아니고 딱 그겁니다.( 밝히건데 제 불만은 당이 아닌 ‘사람’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그 의원)
처음 아버지는 무소속으로 진행하시는 것도 생각하고 계셨는데 여론도 매우 긍정적이며 그리고 그 지역에서 공천받을 사람도 없었거니와 그동안의 공적으로 봐서도 당연히 공천은 받으실 줄 아시고 좀 더 쉽게 가고자 막판에 공천을 신청하셨습니다. 아버진 첨부터 ‘공천을 위해 헌금 같은 건 없을 것이다. 몸으로 뛰면서 보답하겠다고...’라는 의견을 그쪽으로 전했습니다. 처음 아버지의 공천에 대한 확신의 80-90% 정도 되셨습니다. 근데 점점 헌금 얘기가 허공에 떠도는 귀신처럼 슬슬 나오더군요. 그리고 가관인건 그 의원의 행태입니다. 공천헌금 얘기가 어느 정도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는 어느날, 그 의원과 아버지가 면담을 하셨습니다. 이렇게 말하더랍니다...“형님, 공천만 가면 (여론조사도 1등이고......) 뭐 선거 할 것도 없겠던데요....” 자 이 말이 무슨 말일까요. 선택권자는 자신이면서... 연거푸 그 말을 하더랍니다... 순진한 아버지 그 말이 무슨 말인지 그 자리에서 모르셨답니다. 그 말인즉슨 “돈 갖고 와라” 이겁니다. 그리고 더 어이가 없는 건 그 상황을 교묘히 이용해 아버지가 피가 마르도록 사람을 가지고 놀았다는 겁니다.
내용인 즉슨, 그 시점에서 같은 지역구에 젊은 후보자 한명이 또 있었습니다.(A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공천신청 후 그 의원이 핑계를 대길 “전직의원(B) 류모씨가 정말 거절하지 못할 A의 공천을 부탁해서 난처한 입장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거절하지 못할 관계라...일단 기다려 달라”... 시간이 흐릅니다. 아버지는 대답을 기다리느라 피가 마르십니다. 주량이 소주 두 잔이신데 그 짧은 기간에 저녁에 잠을 못 청하시고 술을 드시더니 나중엔 두 병 마셔도 멀쩡하십니다. 얼굴은 검게 변하시고 체중이 6kg이 줄어듭니다. 더불어 점점 자신감이 떨어 지시는 듯 합니다. 공천결과가 나올 때가 되었습니다. ...뜬금없이 추가 공천 신청을 받는 답니다. 예 쉽게 말씀드리죠. ‘돈있는 사람 다시 모집합니다.’ 이말이죠. 그리고 자꾸 공천 결과 발표를 늦춥니다. 아버지, 이젠 위험해보이기까지 합니다. 쓰러지실까 겁납니다. 정신력으로 버티시는 듯 합니다. 옆에 계시는 저희 어머니...눈물까지 보이십니다. 아버지 쓰러지신다고.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그 B라는 후보는 같이 공천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인데 어찌 된게 힘이 펄펄 납니다. 자신에 차서 새벽부터 저녁까지 선거 운동을 하고 다닙니다. 아버지는 활동이 거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소문이 슬 나옵니다. ‘누구는(아버지) 공천에서 떨어지면 출마하지 않을 것이다’...시간이 더 흐릅니다...역시 묵묵부답이네요...3월 마지막날 그 의원에게 전화가 옵니다. 그냥 달랑 전화 한 통화...자기를 그 자리에 있게 해준 정말 든든한 후원자 중의 한사람...에게 전화 달랑 한통화. 심려끼쳐드려 죄송하다고...미안하다고. 공천 줄 수 없다고...하하 웃음이 나옵니다.
욕이 나오려 하네요...참겠습니다. 그 의원의 마지막 돈장사 얘기로 사실관계 마무리 하겠습니다. 마무리 멋집니다. 아버지에게 전화가 온 전후로 이런 소문이 돕니다. '권모씨(C)라는 후보자에게 그 의원이 공천신청하라고 제의를 했다'...해당 지역구는 3개의 읍면이 합쳐져 하나의 선거구를 이루고 있는데 C는 같은 선거구의 다른 면에 있는 후보자입니다. 암튼 의원측에서 공천신청을 하라고 제의를 했답니다. C라는 분은 집에 소가 300마리 랍니다.(시골에선 이정도면 큰 부자거든요) 네 아시겠죠? 돈 있으니까.. 공천 드릴게요~... 어서 신청하세요. 이거죠.
결국 C라는 후보자에게 나머지 한 장의 공천이 가더군요. 아버지는 현재 다시 농사일을 시작하셨습니다. 평생 쌓아놓은 인덕으로 평생 꿈이셨던 지역농민들의 이익을 대변할 행정가가 되시는 꿈은 접으시고...믿었던 국회의원에게는 인간적인 배신을 당하시고...무엇보다 당신 자신의 황폐해진 심신을 쓸어내리며...본업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저도 돌아오는 주말에는 휴가를 내고 논일을 도와 드리러 갈겁니다.
이제 모든 것을 알겠습니다. 첨부터 그 의원은 오로지 헌금을 목적으로 했습니다. 그 옛의원 B의 부탁을 거절할수 없었다는 의원의 핑계는 말이 되지 않죠. 그 70넘은 전 의원이 향후 선거전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고 설사 인간적으로 거절하지 못해서 그랬다면 그건 더더욱 ‘공천’의 의의에 맞지도 않는 얘기입니다. 오로지 돈이죠. 결과는 정해진 것이었습니다. 자고 치는 고스톱. 똑똑하신 분이니까 그 자리에서 돈을 받진 않았겠죠 아마..그리고 까놓고 얼마를 언제 주겠다 이러지도 않았을 겁니다. 아주 긴밀히 대략 언제 얼마를...이런 약조가 있었겠죠. 그리고 정치‘꾼’답게 최상의 시나리오를 위해 아버지가 포기하게끔 공천 발표를 늦춥니다. 왜냐하면 뒷탈이 날 수 있기 때문이겠죠. 거래를 한 당사자가 선거에서 떨어지게 된다면 문제는 심각해 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아주 교묘히 현재 유력한 후보인 아버지의 출마포기를 유도한거구요. 그리고 나머지 한 장의 공천은 C에게 같습니다. 명분도 좋습니다. 민심이 있으니 다른 면에서 출마한 사람에게 공천을 주는 것으로..근데 사실은 그게 아니죠. 돈이 있으니까 공천신청을 권하고 공천헌금 거래가 이뤄지고 공천주고..이런 순서죠. 너무도 뻔한 스토리입니다. 참고로 그 지역 공천 헌금은 1억-2억 얘기가 나오더라구요.
아버지는 항상 베풀고만 사신 분입니다. 그래서 모아놓은 재산도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옳다고 생각하신것 앞에선 항상 당당 하십니다. 저희 삼남매도 베풀고 사는게 몸에 베었고 남한테 악한 행동 절대 못합니다. 몇 발 물러나 생각해 보면 사실 정치가도 선거비용이 들것이고 공천헌금 얘기도 전혀 수용하지 못할 얘기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의원은 은인을 도와 주지는 못할망정 배우지 못하고 착하다고 해서 교묘히 이용했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만약 첨부터 공천이 타인에게 가는 것이었더라도 그렇게 피말라 하는 은인에게 최소한의 언지는 미리 주었어야지 오히려 그것을 이용해서 당선1순위의 은인을 넘어뜨릴 수는 없는 겁니다. 그 의원에게 짖밟혔던 사람은 저희 아버지와 아버지의 꿈이 아닙니다. 그 의원이 짖밟은 것은 곧 그 지역 농민입니다. 자신의 지역구 농민들을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한 도구로 생각하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돈’만 있었으면 정말 할 것도 없는 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도움받아서까지는 하시지 않겠다고 합니다. 공천헌금 얘기가 나오는 시점에서 우리 측에서도 성의 표시를 한다든지 아니면 강하게 공천에서 떨어지더라도 무소속으로 가겠다고 하고 일을 일사천리로 진행시키는게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정의와 신뢰를 생각하셨고, 결정적으로 공천을 기다리시면서 자신감을 잃었으며, 이런 선거라면 포기해도 후회없다라고 생각하셨는지.. 결국 출마를 포기하셨습니다. 4개월간의 선거운동을 접으신거죠. 기르던 고양이한테 할퀴어 생채기가 난 것이죠.
그래도 아버지는 마지막까지 떳떳하셨습니다. 아버지가 불출마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자형을 비롯한 우리 삼남매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선거자금 걱정하지 마시고 무소속으로 밀어붙이시라고 몇 번이나 권하였으나 아버지는 생각을 돌리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너희 삼남매 때문에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다고 말하십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시간동안 아버지는 많이 아주 많이 힘들어하실 거라는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공천이라는 제도는 왜 생겨서 지역구 국회의원 돈주머니만 불리고 열정에 찬 유력 후보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그들의 작당에 놀아 나야 되는 건지...그리고 무슨 잘못이 있어 은혜를 원수로 갚는 꼴을 당해야하는지...
저를 비롯한 20대 여러분들! 정치라는거 먼나라 얘기처럼 들린다는거 잘 압니다. 저 자신도 그랬거든요. 정말 원론적인 얘기지만 투표도 하지 않으면서 정치가 운운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입니다. 이 글은 어느 후보를 유리하게 하는 그런 의도가 아닙니다. 단 한분이라도 이 재미없는 글을 일고 뭔가 느끼시길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그지역 국회의원이란 분 , 이글 읽으신다면 당신 얘긴줄 알겠죠. 당신이 저지른 행위가 한 가족에게 얼마나 큰 상처로 남았는지...화장실에서 볼일 볼 때 만이라도 생각하신다면 전 당신을 아직 인간이라 봅니다. 그것도 못한다면 당신은 정말 불행한 동물입니다.(사실 시간이 지나면 저희들이야 금방 잊어버릴 겁니다...시간이 갈수록 당신 스스로 더 괴로울 것 같네요...건투를 빕니다..부자되십시요)
-이글은 저 독단으로 쓴것이며 어떤 목적이 있는것도 아니며..하야..어떤 태클도 삼가합니다..그냥 읽어주시길..다 사실이니깐요-
공천헌금..아버지 얘깁니다..20대 단 한 분 만이라도 읽어주시면 만족입니다
무슨말 부터 꺼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를 포함...젊은분들이 조금이나마 정치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구요...
가만히 있으려고 했습니다. 정말로... 담담히 받아들이려 했는데... 공천헌금 관련한 얘기가 자연스레 매스컴에 떠 돌더군요... 다시 생각했습니다. 무지한 선거권자로서...정황만으로...고발은 못할지언정 우리 아버지 얘길..누구한테 알려야만 한다고...
그 의원이 자기가 한 짓이 어떤짓인지는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
저희 아버지 얘깁니다...
요즘 공천 공천 하지 않습니까...이번 선거부터 기초의원도 공천이라는 제도가 생겨서 그 공천 자리를 놓고 지역마다 유리한 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 후보자들이 애를 쓰고 있고 지금은 아마 거의 모든 지역에 결정이 난 상태죠...
다름 아니라 기초의원에 출마하시기로 하셨다가 그 공천 때문에 어느 높으신 분한테 인간적인 배신까지 당하신 저희 아버지 얘깁니다. 저희 아버지 경북 어느 지방에서 농사를 짓고 계십니다. 뭐 대학을 나오신건 아니시지만 젊으실 때부터 농정에 관심이 있으셔서 농협에서 오래 이사 활동도 하시고 지역 모임도 여럿 조성하셔서 제가 사는 지역에선 소위 '유지'이시죠. 주관도 뚜렸하시고. 좀 여리신게 탈이라면 탈이지만 적어도 어디가서도 부끄럽지 않는 그런 분이십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랑 외출할 때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지인이셔서 저는 그냥 인사하기에 바빴습니다...항상 베푸시는 분이시죠.
어느덧 그지역 선거에서는 아버지가 어떤쪽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적지않은 표가 움직이는...그런 분이 되셨습니다.
...중략하겠습니다...
그 지역에 국회의원이 있습니다...것도 여러번 하셨죠 아마..그리고 저와 성씨가 같네요. 소위 양반이라는...지금 세상엔 약간 웃긴 얘기지만...암튼 그런 분이 있습니다.
예...무슨 내용인진 대충아시겠죠.
그렇습니다. 마치 간이라도 내줄 듯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때 그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아버지한테 그냥 넘죽 업드리기라도 할 듯...저희 아버지께 "형님"이란 단어를 남발하며 도움을 요청합니다. 아버지...물심양면이로 지원했습니다. 그야말로 누가 보든 안보든 ...
그쪽에서는 뭐 어려운거 있으면 부탁하라 합니다. 하지만 울 아부지 그런거 안하십니다. 저...빽이 약간 통한다는 공기업 면접 볼때도 몇 번이나 기회는 있었지만, 아버진 그냥 넌지시 "말해줄까" 하시는데 제가 싫다고 했습니다. 아부지도 그런거 싫어하시구요. 몇 번 떨어지고 나니 그래도 들어가긴 하더라구요...
2005년이 되었습니다..기초의원이 유급으로 바뀌고 위상이 달라진답니다 ...금권선거가 사라지고...암튼... 아버지가 생각이 좀 바뀌신 듯 합니다. 결정적으로 여러 모임에서 아버지를 추대한답니다...아부지, 결심하시고 작년 말부터 운동 시작하셨습니다. 분위기 좋습니다. 시골선거는 대도시 선거와 다릅니다. 대도시 구의원 선거라 해봐야 어차피 시민들 그 사람 누군지 모릅니다. 질좋은 종이와 유명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으로 제작된 전단지가 그 사람을 나타냅니다. 그런데 시골선거는 아닙니다. 그 사람이 행실이 바르지 못하면 감히 명함도 내밀지 못합니다. 고향말로 '우사당하는거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왠만한 사람들은 다 알거든요..
아버지...여론조사 1등이십니다. 자신감도 충만하십니다...
자...공천 문제가 나옵니다. 음 공천. 정당에서 '자..이 지역구에서는 이사람이 우리 당원이고 지역구 선거에서도 많은 영향을 미치며 해당선거에서도 당선 가능성이 높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주는게 공천이죠 아마. 상식이겠죠.
그런데 지금부터 정말 만화같은 얘기가 펼쳐 집니다. (어쩌면 정치판에선 '상식'일수도 있겠지만, 만약 그게 정치판의 상식이라면 이런 말도 안되는 상식은 저말 이제는 부셔야 할 것 같아서... )
아버지께서는 공천을 신청하셨습니다. 기초의원 공천은 지역구 국회의원이 결정하는거라고 보시면 되거든요(저도 이번일 겪으며 알았습니다). 공천신청 전후 아버지는 결과에 대해 일말의 의심도 없었나 봅니다. 아버지의 착각일수도 있겠지만... 그건 착각이 아닙니다.
아버지가 공천을 받아야 할 이유를 보겠습니다.
첫 째, 지역구 의원의 사심이 공천의 절대적인 요건이라면 그 공천은 당연히 아버지에게 와야 할 것입니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법은 없잖아요.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이 요건은 절대적인 것은 아니겠죠...그 후보자의 자질과 향후 발전 가능성 등등...하지만 이런 요건에 다 충족하더라도 지역구 의원이 '인간'도 아닌 '정치가'도 아닌 '정치꾼'일 경우에는 결과값이 틀려질수 있거든요.
둘 째, 은혜를 입은 후보자가 있는데 그 후보자가 마침 여론조사도 1등이라고 하네요..당연히 당원이고. 아버지... 여론조사도 일등이라고 하네요.
셋 째, 위 두 요건을 배제하더라도 그 지역 공천신청자들 중엔 그 지역에서 활동을 오래했다거나 지역발전에 기여한 후보자가 아버지를 제외하고는 없었다는 거죠...
위 세가지 공식을 대입해 봤지만 아버지는 공천을 받지 못하셨습니다.
제가 정말 정말 속상한건 아버지가 공천을 받지 못했다는게 아닙니다. 지나고 보니 오히려 잘됐다 싶습니다. 정말 썩었더군요. 정치판. 자존심하나로 살아오신 아부지거든요.
제가 정말 속상한건 그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의 인간 이하의 ...아주 교묘한...울 아버지 죽이기 작전입니다. 아뇨 정확하고도 쉽게 말하면 자신의 이득을 위해 착한 은인의 골수 빨아먹기죠. 돈놀이....공천장사. 더도 덜도 아니고 딱 그겁니다.( 밝히건데 제 불만은 당이 아닌 ‘사람’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그 의원)
처음 아버지는 무소속으로 진행하시는 것도 생각하고 계셨는데 여론도 매우 긍정적이며 그리고 그 지역에서 공천받을 사람도 없었거니와 그동안의 공적으로 봐서도 당연히 공천은 받으실 줄 아시고 좀 더 쉽게 가고자 막판에 공천을 신청하셨습니다. 아버진 첨부터 ‘공천을 위해 헌금 같은 건 없을 것이다. 몸으로 뛰면서 보답하겠다고...’라는 의견을 그쪽으로 전했습니다. 처음 아버지의 공천에 대한 확신의 80-90% 정도 되셨습니다. 근데 점점 헌금 얘기가 허공에 떠도는 귀신처럼 슬슬 나오더군요. 그리고 가관인건 그 의원의 행태입니다. 공천헌금 얘기가 어느 정도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는 어느날, 그 의원과 아버지가 면담을 하셨습니다. 이렇게 말하더랍니다...“형님, 공천만 가면 (여론조사도 1등이고......) 뭐 선거 할 것도 없겠던데요....” 자 이 말이 무슨 말일까요. 선택권자는 자신이면서... 연거푸 그 말을 하더랍니다... 순진한 아버지 그 말이 무슨 말인지 그 자리에서 모르셨답니다. 그 말인즉슨 “돈 갖고 와라” 이겁니다. 그리고 더 어이가 없는 건 그 상황을 교묘히 이용해 아버지가 피가 마르도록 사람을 가지고 놀았다는 겁니다.
내용인 즉슨, 그 시점에서 같은 지역구에 젊은 후보자 한명이 또 있었습니다.(A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공천신청 후 그 의원이 핑계를 대길 “전직의원(B) 류모씨가 정말 거절하지 못할 A의 공천을 부탁해서 난처한 입장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거절하지 못할 관계라...일단 기다려 달라”... 시간이 흐릅니다. 아버지는 대답을 기다리느라 피가 마르십니다. 주량이 소주 두 잔이신데 그 짧은 기간에 저녁에 잠을 못 청하시고 술을 드시더니 나중엔 두 병 마셔도 멀쩡하십니다. 얼굴은 검게 변하시고 체중이 6kg이 줄어듭니다. 더불어 점점 자신감이 떨어 지시는 듯 합니다. 공천결과가 나올 때가 되었습니다. ...뜬금없이 추가 공천 신청을 받는 답니다. 예 쉽게 말씀드리죠. ‘돈있는 사람 다시 모집합니다.’ 이말이죠. 그리고 자꾸 공천 결과 발표를 늦춥니다. 아버지, 이젠 위험해보이기까지 합니다. 쓰러지실까 겁납니다. 정신력으로 버티시는 듯 합니다. 옆에 계시는 저희 어머니...눈물까지 보이십니다. 아버지 쓰러지신다고.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그 B라는 후보는 같이 공천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인데 어찌 된게 힘이 펄펄 납니다. 자신에 차서 새벽부터 저녁까지 선거 운동을 하고 다닙니다. 아버지는 활동이 거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소문이 슬 나옵니다. ‘누구는(아버지) 공천에서 떨어지면 출마하지 않을 것이다’...시간이 더 흐릅니다...역시 묵묵부답이네요...3월 마지막날 그 의원에게 전화가 옵니다. 그냥 달랑 전화 한 통화...자기를 그 자리에 있게 해준 정말 든든한 후원자 중의 한사람...에게 전화 달랑 한통화. 심려끼쳐드려 죄송하다고...미안하다고. 공천 줄 수 없다고...하하 웃음이 나옵니다.
욕이 나오려 하네요...참겠습니다. 그 의원의 마지막 돈장사 얘기로 사실관계 마무리 하겠습니다. 마무리 멋집니다. 아버지에게 전화가 온 전후로 이런 소문이 돕니다. '권모씨(C)라는 후보자에게 그 의원이 공천신청하라고 제의를 했다'...해당 지역구는 3개의 읍면이 합쳐져 하나의 선거구를 이루고 있는데 C는 같은 선거구의 다른 면에 있는 후보자입니다. 암튼 의원측에서 공천신청을 하라고 제의를 했답니다. C라는 분은 집에 소가 300마리 랍니다.(시골에선 이정도면 큰 부자거든요) 네 아시겠죠? 돈 있으니까.. 공천 드릴게요~... 어서 신청하세요. 이거죠.
결국 C라는 후보자에게 나머지 한 장의 공천이 가더군요. 아버지는 현재 다시 농사일을 시작하셨습니다. 평생 쌓아놓은 인덕으로 평생 꿈이셨던 지역농민들의 이익을 대변할 행정가가 되시는 꿈은 접으시고...믿었던 국회의원에게는 인간적인 배신을 당하시고...무엇보다 당신 자신의 황폐해진 심신을 쓸어내리며...본업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저도 돌아오는 주말에는 휴가를 내고 논일을 도와 드리러 갈겁니다.
이제 모든 것을 알겠습니다. 첨부터 그 의원은 오로지 헌금을 목적으로 했습니다. 그 옛의원 B의 부탁을 거절할수 없었다는 의원의 핑계는 말이 되지 않죠. 그 70넘은 전 의원이 향후 선거전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고 설사 인간적으로 거절하지 못해서 그랬다면 그건 더더욱 ‘공천’의 의의에 맞지도 않는 얘기입니다. 오로지 돈이죠. 결과는 정해진 것이었습니다. 자고 치는 고스톱. 똑똑하신 분이니까 그 자리에서 돈을 받진 않았겠죠 아마..그리고 까놓고 얼마를 언제 주겠다 이러지도 않았을 겁니다. 아주 긴밀히 대략 언제 얼마를...이런 약조가 있었겠죠. 그리고 정치‘꾼’답게 최상의 시나리오를 위해 아버지가 포기하게끔 공천 발표를 늦춥니다. 왜냐하면 뒷탈이 날 수 있기 때문이겠죠. 거래를 한 당사자가 선거에서 떨어지게 된다면 문제는 심각해 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아주 교묘히 현재 유력한 후보인 아버지의 출마포기를 유도한거구요. 그리고 나머지 한 장의 공천은 C에게 같습니다. 명분도 좋습니다. 민심이 있으니 다른 면에서 출마한 사람에게 공천을 주는 것으로..근데 사실은 그게 아니죠. 돈이 있으니까 공천신청을 권하고 공천헌금 거래가 이뤄지고 공천주고..이런 순서죠. 너무도 뻔한 스토리입니다. 참고로 그 지역 공천 헌금은 1억-2억 얘기가 나오더라구요.
아버지는 항상 베풀고만 사신 분입니다. 그래서 모아놓은 재산도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옳다고 생각하신것 앞에선 항상 당당 하십니다. 저희 삼남매도 베풀고 사는게 몸에 베었고 남한테 악한 행동 절대 못합니다. 몇 발 물러나 생각해 보면 사실 정치가도 선거비용이 들것이고 공천헌금 얘기도 전혀 수용하지 못할 얘기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의원은 은인을 도와 주지는 못할망정 배우지 못하고 착하다고 해서 교묘히 이용했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만약 첨부터 공천이 타인에게 가는 것이었더라도 그렇게 피말라 하는 은인에게 최소한의 언지는 미리 주었어야지 오히려 그것을 이용해서 당선1순위의 은인을 넘어뜨릴 수는 없는 겁니다. 그 의원에게 짖밟혔던 사람은 저희 아버지와 아버지의 꿈이 아닙니다. 그 의원이 짖밟은 것은 곧 그 지역 농민입니다. 자신의 지역구 농민들을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한 도구로 생각하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돈’만 있었으면 정말 할 것도 없는 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도움받아서까지는 하시지 않겠다고 합니다. 공천헌금 얘기가 나오는 시점에서 우리 측에서도 성의 표시를 한다든지 아니면 강하게 공천에서 떨어지더라도 무소속으로 가겠다고 하고 일을 일사천리로 진행시키는게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정의와 신뢰를 생각하셨고, 결정적으로 공천을 기다리시면서 자신감을 잃었으며, 이런 선거라면 포기해도 후회없다라고 생각하셨는지.. 결국 출마를 포기하셨습니다. 4개월간의 선거운동을 접으신거죠. 기르던 고양이한테 할퀴어 생채기가 난 것이죠.
그래도 아버지는 마지막까지 떳떳하셨습니다. 아버지가 불출마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자형을 비롯한 우리 삼남매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선거자금 걱정하지 마시고 무소속으로 밀어붙이시라고 몇 번이나 권하였으나 아버지는 생각을 돌리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너희 삼남매 때문에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다고 말하십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시간동안 아버지는 많이 아주 많이 힘들어하실 거라는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공천이라는 제도는 왜 생겨서 지역구 국회의원 돈주머니만 불리고 열정에 찬 유력 후보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그들의 작당에 놀아 나야 되는 건지...그리고 무슨 잘못이 있어 은혜를 원수로 갚는 꼴을 당해야하는지...
저를 비롯한 20대 여러분들! 정치라는거 먼나라 얘기처럼 들린다는거 잘 압니다. 저 자신도 그랬거든요. 정말 원론적인 얘기지만 투표도 하지 않으면서 정치가 운운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입니다. 이 글은 어느 후보를 유리하게 하는 그런 의도가 아닙니다. 단 한분이라도 이 재미없는 글을 일고 뭔가 느끼시길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그지역 국회의원이란 분 , 이글 읽으신다면 당신 얘긴줄 알겠죠. 당신이 저지른 행위가 한 가족에게 얼마나 큰 상처로 남았는지...화장실에서 볼일 볼 때 만이라도 생각하신다면 전 당신을 아직 인간이라 봅니다. 그것도 못한다면 당신은 정말 불행한 동물입니다.(사실 시간이 지나면 저희들이야 금방 잊어버릴 겁니다...시간이 갈수록 당신 스스로 더 괴로울 것 같네요...건투를 빕니다..부자되십시요)
-이글은 저 독단으로 쓴것이며 어떤 목적이 있는것도 아니며..하야..어떤 태클도 삼가합니다..그냥 읽어주시길..다 사실이니깐요-
한분이라도 다 읽어 주시는 분이 있으면 좋겠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