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결혼생활)

10년차2006.04.25
조회4,375

벌써 결혼한 지 만 10년차!

신혼여행 싸이판 가서 10년후에는 꼭 해외여행 시켜준다고

약속했는데 이번 연휴에 태국으로 5일간 해외여행을 간답니다

그땐 둘인데 지금은 넷(8살 아들,3살 딸)이서

여행을 갑니다. 어쨌거나 약속을 지키게 된 뿌듯함과 함께 10년간 살아온 세월이

아련히 떠오르네요

 

 

지금부터 11년전 3년간의 연애끝에 여자 친구에게 치이고 몸도 마음도 한참

힘든 때였지요

3남 4녀의 장남, 비젼없는 직장, 줄줄이 학생들인 동생

혼자 벌어서 4동생들 학비 보태야 하는 처지...

성실하지만 비젼이 없어 장래를 맡길 자신이 없다는 여친을

잡아보지도 못하고 말없이 보내야만 했던 아픔들...(자격지심)

 

너무나 큰(?) 충격에 멀쩡한 직장 때려치고 보름정도 여행하며 세상을 원망하고

방황하다 겨우 새로운 직장에 입사해서 현재까지 댕기게 되었네요(12년째)

 

입사하자마자 동생들 부양해야 되니 얼른 결혼하라는 부모님 성화에 못이겨

어거지로 끌려간 맞선자리에

현재 결혼할 처지가 아니라는 솔직한 고백에도 무조건 좋다는

지금의 와이프에게 뭔가 홀린듯 맞선 본 다음날 덜컥 양가집 인사드리고

결혼 날짜까지 잡아버렸는데...

(와이프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너무 고생을 많이해 새로운 탈출구가 필요했다고 ㅋㅋ)

 

 

지금와서 생각하면 엄청 아찔한 선택인데

와이프에게 요즘에 물으면 자기도 뭔가에 홀린거 같았다고

 

사실 한눈에 반한것도 아니고(와이프도 마찬가지래네요)

아무런 느낌없이 한 결혼,그냥 현실에 대한 타협이라고 해야죠

그당시 난 26세(와이프 25세) 어린(?) 맘에 후다닥 결혼 해치운 건 좋았는데...

 

결혼해서 산다는 게

서로 다른 가정에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한 이불 덮고 산다는 게

연애을 경험(?)한 나로서는 부딪치는 게 한 두가지가 아니데요

수없이 싸우고 후회하고...

 

사랑없이 한 결혼인데다 결혼후 동생들 줄줄이 데리고 사느라

5년간 신혼생활 한 번 못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내가 손해본 생각만...

 

끝없을 줄 알았던 터널(?) 지나서 동생들 대학 졸업하고 결혼하고

이젠 둘만의 시간을 갖게되고 항상 쪼들리던 살림도 점차 나아져가고

어여쁜 자식들( 아들,딸) 낳고 지나간 세월들을 살펴보면

그때는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와이프에 대한 배려,

이릍테면 낯선 시댁 식구들,남편,환경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줄려는

마음이 참 부족하지 않았나 무척 반성해 봅니다.

 

첨에 무일푼 아무것도 가진것 없이 달랑 가방 한 개들고 시작해서(둘다)

소굽장난 하듯이 살림 차려서(숫가락 10개,젓가락 10개,이불 5채 ㅋㅋ)

결혼생활 시작한 게 어제 같은데 지금은 8톤 트럭이 있어야지 이사가 가능할 정도니...

 

결혼 10년이 되다보니 뒤늦게 철(?)이 들고 상대방에 대한 이해심도 생기는 걸 보면

많은 시간이 흘렀나 보네요 

 

글들을 읽다보면 많이 힘들어하는 글들( 후회,헤어짐,싸움 등등)이

많은데 그런 문제가 행여 자신에게 있지는 않은지 한번 생각해 보면 좋지 않을까요?

 

첨에 아무런 비젼도 재산도 없고 군식구만 많이 딸린 단지 성실하고 착하기만 한

남자를 아무런 조건없이 받아 주고 10년간 같이 아웅다웅 살아준 착한 여자에게

생각해 보면 참 못할 짓(?) 많이 했지요

 

지금 이시간 서글픈 현실에 마음고생 하시는 젊은 부부분들 힘내시길!

살다보면 지금보단 더 나은 미래가 온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많이 울기도 하고 힘들어 하고 자기 남편 바가지도 많이 긁지만 그래도 한결같이

내 인생을 같이 해준 와이프에게 감사드리며 글을 끝낼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