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뜨거운 순간들이 엊그저께 같은데 어느새 추억으로 남게 되었네요.
어쩌면 2002년의 그때보다도 훨씬 더 그 열기는 불타올랐죠.
상업화된 광고, 일부 사람들의 눈쌀을 지푸리게 하는 행동 등이
도마에 오르긴 했지만, 역시나 대한민국으로 전국민이 하나 되어
광기를 분출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였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월드컵 전의 썰렁하기 그지 없는 프로축구 경기때의 관중석과
비교하면, 이러한 월드컵 열기는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렇다고 "냄비 축구팬들"운운하려는 건 아닙니다.)
무엇이 전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것일까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시청으로 뛰쳐나오게 하는 그 힘은 무엇일까요?
모두를 하나되게 하는 그 힘, "대한민국"이라고 목이 터져라 외칠 때의 그 희열.
비록 승부에서 졌을 지라도 함께 모였던 사람들이 서로 나누었던 그 쾌감과 감동...
그러한 것은 단순한 축구에 대한 열정의 발로가 아니라,
축구를 뛰어넘어 "국가적 차원"의 애국심, 즉 Nationalism(민족주의)에서
기인한 '광기'에서 비롯된게 아닐까요?
그.리.고... 여기에서 품게 되는 의문점 하나.
...
아니, 이 나라가 뭐가 좋다고 그렇게 '대한민국'을 외치며 열광들을 하는 것입니까?
물론 저 또한 밖으로 뛰쳐나가 "대한민국"을 외쳤던 수많은 사람 중의 한 명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과연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대해 무한한 애국심을 품은
사람 중의 한 명일까요? 대답은 "절대 아니올시다." 입니다.
[ 열창하는 가수 '정수라' ]
아아~ 우리조국~ 사랑하리라~ ♬
- 정수라의 '아! 대한민국' 중에서
모르겠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세뇌를 당해서인지...
가슴 속으로는 대한민국을 자랑스러워 하지 않는 한 명의 인간,
그리고 겉으로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을 사랑해..."라는 또 한 명의 인간.
이렇게 두 명의 인간을 품고 우리들은 살아가고 있나봅니다.
- 대한민국 청년의 살아갈 길 -
어린시절 : 한창 뛰어 놀아야 할 어린시절, 학원에 치어 살며 경쟁 속으로 뛰어듭니다.
청소년기 : 입시 전쟁에 몰입하며 "교실이데아" 속에 20대를 맞이하죠.
대학생 : 드디어 대학생! 낭만과 청춘의 대학생의 삶! "남자셋 여자셋"을 보며 꿈꾸는 그런거 ㅡ.ㅡ;
현실의 벽앞에 무너지며 전전긍긍하며 술독에 빠져들다 군대로...
군생활 : .... NO COMMENT ... 그냥 X같다...
취업준비 : 군생활로 굳어져 버린 머리를 풀고 이리저리 치이다 얼레벌레 사회인으로!!!
직장생활 : 군생활의 연장 ㅡ.ㅡ;
노후 : 자식들에게 치이고, 국가의 무관심 속에 눈을 감는다.
너무 비관적으로 기술했나요?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게 되는
일반적인 인생의 궤적 아니겠습니까? 물론 힘든 삶 속에서도 보람을 찾고,
가정 안에서의 안정 속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실 분들, 많을 겁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힘든 삶"을 탓하다 눈을 감을 사람들도 많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죠.
캐나다에서 잠시 머물다 온 적이 있습니다. 저녁 일찍 퇴근하여 바닷가에서 가족과
함께 해변가를 거니는 가장의 모습... 뭐라구요? 제가 있었던 곳이 엄청나게 돈많은
사람들만 사는 곳이라고요? 아니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단지 해변가에 가깝다는
것 말고는 지극히 평범한 중산층 사람들이 사는 곳이였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캐나다의 아저씨들 또한 늦은 시간까지, 그리고 주말에도
직장에 나가 일을 하여 더 많은 돈을 벌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여유로운 삶"을 선택하여 일찍 퇴근 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죠.
뭐가 다르냐... 우리나라는 그러한 선택을 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또한 맞벌이 부부들이 마음편히 자식들을 맡길 수 있는 시설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죠. 국가의 보조, 과연 기대할 만한 수준인지요...
제가 너무 푸념만 늘어놓았나요? 하지만 아직 30살도 채 안먹은 제 가슴 속의
대한민국은 온통 부정적인 이미지들로만 가득차 있습니다. 딱히 "이래서 대한민국을
사랑해!!"라고 할만한, 그런 긍정적이고 평화로운 생각들이 떠오르지가 않아요.
지역감정, 불안정한 노후, 부익부 빈익빈, 여성차별,
입시전쟁, 국가안보, 취업대란, 시끄러운 정치판...
창의성 있는 인재는 밟히기 쉬운...
더이상 계속하면 저만 이상한 사람 될 것 같아서 그만 하렵니다.
우연히 들른 채널("나 억울해요")에 지극히 공감할 만한 글들이 너무나 많아서...
오히려 그러한 점들이 더욱 가슴이 아파오는 군요.
- 국민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여야...
지금까지 저의 푸념들을 들으면 분명히 이런 리플 달릴 겁니다.
"니가 한게 뭐있어~ 국가를 위해~~~~~~~~~~~~~"
예... 기껏해야 2년남짓한 기간동안 군복무 한 것 빼고는 뾰족히
국가를 위해 헌신한 기억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하는 것은
"국가를 위해 헌실할 기회"를 달라는 겁니다.
『자, 미국 국민여러분,
조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自問해 보십시오』
"And so, my fellow Americans,
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 케네디의 취임 연설 중 -
이 글에 악플을 달려고 하시는 분들에게는 아무런 악감정 품지 않으렵니다.
그분들 또한 저와 똑같이 대한민국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일테니까요.
하지만 정치하는 아저씨들, 여러분들은 그런 말씀을 하시면 안됩니다.
케네디처럼 진정 국민을 위하는 사람이라는 판단이 선다면,
그 때 국민들에게 요구하십시오!
국민들에게 조국을 위해 헌신하라고 강요하지 마시고,
조국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주십시오!!!!
여러분, 대한민국에서 살기 좋습니까? 살만 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