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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가 들려주는 101가지 프로포즈 [1]

니르바나 |2003.01.06 13:27
조회 1,620 |추천 0

화이트 크리스마스

 

 

 

내 절친한 친구 A군과 B양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흔히 말하는 X알 친구다. 이 두 사람은 초등학교 아니, 유치원 시절부터 공공연하게 알려진 CC(?) 였는데 -유치원 아이들에게도 CC는 개념이 있다면 - 20년 가까이 지내오면서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헤어지기도 한 7∼8번 정도? 정말 말도 많고 탈 많은 커플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해, 드디어 사단이 벌어지고 말았죠.

A군이 B양의 생일날, 별 생각 없이

"축하해! 야~그러고 보니 내가 네 생일 챙겨준 것이 벌써 20년째다,,," 이 말이 화근이었습니다.

"20년 동안 챙긴 것이 억울했냐? " 이렇게 시작한 말다툼이 결국.....급기야 세계 2차 대전을 방불케 하는 피 튀기는(?) 전쟁이 되어 버렸답니다.

흠...이번에도 쉽게 화해할 것이라는 내 예상과는 다르게 두 사람의 냉전은 거의 1년 가까이 가버렸지 뭡니까. A군은 사과를 하고 싶었지만,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랐던거죠. 거의 매일같이 술(도대체가 실연 당하는 남자들은 왜들 그렇게 술을 찾는 건지...)을 마시고, 그 덕에 내 간도 고생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가 크리스마스 즈음에서 B양이 다른 남자를 만난다는 소문이 들렸답니다. 나이도 어느 정도 차고,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A군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더니 더 늦기 전에 B양을 붙잡아야 한다나요. .흠..어떻합니까. 친구인 죄로 내가 나서야죠. 역사적인 날은 바로 크리스마스 이브였답니다. 그 날도 A군을 만났죠. 그 좋은 이브날 남자 둘이서 이게 뭡니까...늘 가던 포장마차에 그날도 어김없이 출근부에 도장을 사정없이 찍었죠. 첫 잔을 받으면서 A군이 제게 말했습니다.

"올해도 크리스마스엔 눈이 안 오겠지? B, 그 애 소원이 크리스마스 아침에 눈이 쌓여 있는 걸 보는 건데..."

아!! 그때!! 전율 같은 것이 내 전신을 흔들더니 급기야 나의 뇌세포를 1000만 볼트의 전압으로 강하게 때리는 것이 아닙니까.

"너 방금 눈이라고 했냐?" "그래 눈이다,,C∼8 눈 말야. 너 눈 몰라? 하늘에서 내리는 눈 말야"

"눈이면 되는 거였군. 너! 차 갖고 왔지? 야, 가자!"

전 술도 안 마시고 친구를 끌고 나왔습니다. 친구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제 손에 끌려 나왔죠. 친구의 차에 탔습니다. 친구는 이게 미쳤나 하는 표정으로 절 보는 겁니다.

"어딜 갈려고 그러는데?"

"스키장! 야 빨리 밟어. 시간내 갖다 올려면 지금부터 서둘러야 해"

"스키장은 왜?"

''뻑!!'' 친구의 뒤통수를 강하게 강타!! 한 뒤 " 가라면 가!! 잘 되면 술 사!!! 알겠냐?"

스키장의 가는 길은 정말이지 험난했답니다. 왜 그리 차가 밀리는 건지...우린 겨우, 겨우 서울 근교의 S 리조트 스키장에 갔답니다. 친구는 그때까지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절 따라 왔죠.

"야, 빨리 굴려!"

"뭘? 뭘 굴려?"

"눈덩이! 얼른 시간 없어. 눈사람 만들어 야지..임마!"

"눈사람? 아..너!!"

다행히 A는 나의 친구답게(?) 머리가 잘 돌아가는 편이라 제가 의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 차렸습니다. 인공 눈으로 눈사람 만들어 보셨나요? 이게 정말 장난이 아니에요.

잘 뭉쳐지지도 않고..다행히 며칠 전에 내린 눈들이 적지 않게 녹지 않은 상태로 있어 3시간에 걸친 대 작업 끝에 사랑의 눈사람(?)이 완성되었답니다. 우린 그 예술 작품을 감상할 틈도 없이 눈사람을 친구 차의 짐칸에 실었죠. 참고로 친구 차는 K사의 미니버스였거든요. 그 다음 삽으로 차에 실을 수 있을 한 최대한 많은 눈을 퍼 담았답니다.

그 다음은? 뻔하죠. B양의 집으로 향했죠. 출발하자구∼!!! 근데요. 이것도 장난이 아니더군요. 눈이 녹을까봐 그 추운 겨울에 창문은 다 열고 거기다가 에어컨까지,,,A야 사랑 때문이라지만,,,도대체 난 뭐람.. 경험 해보지 못한 분들은 모릅니다. 그 추운 겨울에 창문 열고 에어컨 틀고 달리는 기분....거의 죽음이죠. 새벽 6시 가까이 되어서야 B의 집앞에 도착을 했죠.

자! 작전개시!!!

먼저, 눈사람을 대문 앞에 세워 놓고, 그 주위에 눈(그렇게 정성을 들였는데도 눈이 꽤 많이 녹았더군요)을 뿌리고....눈사람 몸통에 "사랑해"라고 글자까지 만들어 놓고,,,,

자, 준비끝!!

얼른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죠. 혹시 B의 다른 식구들이 보거나 하면,,안되니까요,,,

''삐리리릭~''

"여보세요?"

냉랭한 B의 목소리....

"나야, 잠시 나와줄래? 잠시면 돼. 너한테 줄 선물이 있어"

잠시 1분간 침묵....(흠,,정말이지 1분이 무척 길더군요. 체감시간이 거의 한시간?)

"알았어, 나갈게."

야호! 하마트면 이렇게 소리칠 뻔했다고 친구가 나중에 그러더군요. 아무튼 문이 열리고....''끼익~(제가 표현법이 이것이 한계랍니다)

B가 나왔죠....그리고,,,

대문 앞에는 커다란 눈사람,,, 그 가슴엔 "사랑해"란 문구가...
그리고 그 주위에 뿌려진 하얀 눈(사실은 조금 회색에 가까운)...
밤새 눈사람 만들고 눈 퍼 담고 하느라 옷이 다 젖은 A,,,,

"메리 크리스마스. 사랑해..그리고 미안해"

B의 눈가엔 눈물 한줄기가 흐르나 싶더니 그리곤 울음을 터뜨렸죠.
그 뒤엔,,,,말 안 해도 알겠죠?
전 그때 뭐 했냐고요? 차안에서 히터를 틀고 달, 달 ,달 떨고 있었죠.

그 다음해에 두 사람은 결혼했답니다.
그날의 ''사랑해''라는 말이 프로포즈가 되어서 말입니다.
지금은 뭐 나름대로 잘 먹고 잘 살고 있죠..
단지 부부 싸움 할 일이 있을 때면 꼭 절 들먹인다는 것 만 빼고,
나 아님, 결혼할 일이 없었다나요..하! 하! 하!

눈사람을 이용한 프로포즈, 낭만적이지 않나요?
작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프로포즈법이랄까요.. (*^-^*)
연인에게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선물하는 것, 정말 멋진 프로포즈 아닌가요?



♬프로포즈에 관한 TIP :

 

평소에 지나치면서 하는 말들을 유심히 귀 기울여 들으세요
작은 것 하나, 하나,, 그러다 보면 그 사람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를 알게 됩니다.
그가 무엇을 좋아하고
그리고 무엇을 바라는지....

 

 

니르바나 imuuri@hanmail.net

    http://www.freechal.com/simba01

 

    

이상민(니르바나)의 졸작

          <나를 울려버린 감동의 프로포즈> 中에

 

 

니르바나가 들려주는 101가지 프로포즈 [2]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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