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도서관, 안으로 들어서다
모든 활자는 이곳에 담겨
모든 책자는 살며시 품에 안긴다
책상 위에 펼쳐진 그 책자 위에
대학교, 도서관 책상 책자 바로 위에
검은 눈동자가 굴러다닌다
모든 활자가 담긴 작은 책자 위에
모든 책자를 떠받들어주는 책상
그리고 가장 높은 곳에서 검은 눈동자는
이리 저리 굴러다니며 그 길을 걷는다
어떤 활자도 시 한편 되지 못하고
어떤 책자 하나도
꿈을 이야기하지 못한다
어떤 책상 하나도 그것들을 떠받드는 것에 대하여
한 마디 불평없이 침묵하고 있었다
숨소리도 들이지 않는
이곳은 도서관이기 때문에
한 마디 저항없이 까맣게 밝히고 있었다
이리저리 굴러다니던
그 검은 눈동자가 찾던 것들은
숫자 뒤에 숨어 숨바꼭질
유능한 술래가 되기 위해
오늘도 우리는 검은 눈동자가 된다
어떤 활자도 시 한편 되지 못하고
어떤 책자 하나도
꿈을 이야기하지 못한다
어떤 책상 하나도 그것들을 떠받드는 것에 대하여
한 마디 투항으로
오늘도 우리는 대학교, 도서관은 조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