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하는 인생이 부유한 인생
항전(抗戰) 기간에 한 젊은 병사가 전쟁터로 가던 중 마침 강에 뛰어들어 자살하려던 부인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이 언덕으로 올라오자 그부인은 감사해 하기는커녕 오히려 죽게 내버려두지 않았다고 청년을 원망하였습니다. 청년이 그녀에게 자살하려고 한 이유를 자꾸 묻자 그녀는 마지못해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그녀와 남편은 다른 사람의 모함으로 감옥에 들어가고 집에는 병들고 연로하신 부모님과 먹을 것을 달라고 칭얼대는 어린 자식 셋이 남았답니다. 늙으신 모친의 병환을 치료하려고 그녀는 물건을 저당 잡히려 했지만 집안에 있는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어 하는 수 없이 몇 가질 안 되는 옷을 은전 한 닢에 저당잡혔습니다.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상인이 준 은전은 가짜였습니다. 막다른 길목에 몰리자 그녀는 차라리 죽음으로 이 찌든 고통을 벗어나 고자 했던 것입니다.
청년은 그녀의 말을 듣고나자 가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안됐군요. 제게 은전 한 닢이 있으니 가져 가셔서 가족을 돌보도록 하십시오. 또 다른 사람이 속지 않로록 가짜은전은 제게주십시오."
청년은 가짜은전을 받아 주머니에 아무렇게 넣고 싸움터로 갔습니다. 총알이 비오듯 쏟아지는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날 청년은 가슴에 총탄을 맞았습니다. 그러나 총알은 공교롭게도 가짜 은전에 맞아 은전만 움푹 패였을 뿐 청년의 목숨은 무사했습니다. 청년은 탄복하며 말했습니다.
"이 동전 한 닢이야말로 천금과도 바꿀 수 없구나!
어느날 염라대왕이 귀졸(鬼卒) 두 명을 불러 말했습니다.
"너희 둘은 전생에 선행을 베푼 탓에 이제 인간으로 태어날 자격이 갖추여졌다. 여기 두 집이 있으니 각자 태어나고 싶은 가정을 선택하도록 해라. 한 집은 평생 남에게 베풀기만 해야하고 다른 한 집은 남의 베풂을 받기만 하는 곳이다,......"
"염라대왕의 말이 채 끓나기도 전에 갑이라는 귀졸이 급히 무릎을 굻으며 말했습니다.
"염라대왕님께 아뢰옵니다. 한 평생 남에게 베풀기만 하는 인생은 고단 하니 저를 베풂을 받는 집에 태어나도록 해 주십시오,"
"그럼 다른 한 집은 누가 태어나겠느냐?"
"염라대왕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습니다.
"대왕님! 제가 태어나겠습니다."
충직한 을이라는 귀졸이 대답했습니다. 이리하여 두 귀졸은 기뻐하며 각자의 모태에 들었고, 탐욕스런 갑이라늘 귀졸은 거지의 집에 태어나 평생 다른 사람들의 동정과 베풂을 받고 살았으며, 남에게 베풀며 살기 바랬던 을이라는 귀졸은 귀한 가정에 태어나 평생 구제사업을 펴 보시 즐거움을 만끽했다고 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은 인색하고 탐욕스런 사람입니다.
보시를 베푸는 사람은 터럭만한 것도 잃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게 되니 보시하는 인생은 진정으로 부유한 인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