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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가던 날에

박현숙 |2006.04.07 22:34
조회 16 |추천 0

원우가 고딩이 되고  오늘 처음으로 소풍을 간단다

간 밤까지 아무말 없던 녀석이 

오늘 아침 늦게 까지 게으름을 피운다 싶더니 난데없이

"저 오늘 10까지 가면 돼요"

"응?? 왜에~"

"오늘 소풍가거든요 태종대로"

그러고는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 가 다시

단잠에 콜콜대는게 아닌가

이렇게 소풍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녀석에게는

엄마 역시 무관심으로 대처해 주는것이 약일거 같아서

"그래? 그럼 잘 다녀와라 엄마는 오늘 좀 바쁠거 같아"

그리고는 금요권찰회 모임때문에

아이 먼저 집을 나서 버렸다.

오늘따라 바닷물은 은빛으로 더 찰랑거린다.

시간이 지날 수록 무관심에  아이가 아파하겠다 싶어

문자를 보냈다.

((소풍은 재미있니? 다음부터는 미리미리 이야기 해서

  엄마아빠 사랑도 듬뿍받고 그래~ 점심은 먹고 와라

  엄마가 밥값줄테니까  근데 넌 어쩜 그리도 설레임이

  없니 쩝 ㅡㅡ;;))

((네 그럴께요 ㅋ))

아뭏튼 오늘 이 일을 계기로 좀 달라지리라 기대해 본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들 떠했던  녀석이었는데..

 

여느때보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나서

치즈김밥에 만두튀김..등등 어젯밤에 미리

주문받은 요구들이 기억나서  가방 한 가득 내 사랑을

채워 담느라 분주한 시간이다.

개선 장군처럼 현관문을 나서는 두 왕자에게 빨강색

모자를 씌워 주노라면 이 들은 양심껏

내게 롱뽀를 해 준다.     하루 해가 중턱을 지날 즈음

집으로 돌아 오는 빈 가방 속에는 어느 듯  맑고 맑은

하늘빛이 가득 담겨져 있겠지... 아이의 눈빛속에 묻어 올

싱그러움 때문에 나는 또 행복해 지리라

언덕배기에 상처 난 들풀 하나까지 사랑하며

살아가길 원하는 내 마음을 알런지 모를런지

햇살을 뒤로 하고 달려 가는 녀석들의 골목길은

거침없이 열려 진다.

오늘은 빛 바랜 사진첩을 꺼내 봐야겠다.

부끄럼이 많아서 늘 즐거운 시간에는 구석이 좋았었는데..

산등성이에 허리 구부러진 청솔이

아직도 그대로 있을까? 이끼 낀 바윗 틈을 돌면

작은 도랑에 징금다리가 있었는데

아!  하지만 그 추억 속에는

선생님들이 무척 어렸웠던 아픔들도 생각난다

훗날 대딩때를 빼고는 어릴때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내게  따뜻한 기억이 없었던 거 같다

만약 그 때 유대관계가 잘 이루어졌더라면

지금쯤 내 덕을 톡톡히 보시고 계실텐데~

몇일전 아이들의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다

 "저희 아이만 특별히 잘 봐 주시라는 말씀은

  저는 결코 드리지 않겠습니다 개 개인의 눈높이에

  관심있게 희망을 주신다면  그 사랑에 제가 물을 주고

  싹을 튀워서 제자중에 기장 멋진 제자가

  되도록 만들겁니다 그래서 이 다음 아이가 장성하면

  꼭 선생님을 찾아 뵙도록 할거예요!"

전선을 타고 온유한 미소가 전해져 왔다.

100점 먹는 아이보다  80점 먹는 아이가 더 좋다고

늘 강조하는 내가 어리석은지 몰라도

나는 내일도 글피도 이큐를 더 선호하는

엄마가 되고 싶다. 아!~ 오늘은 나도 소풍가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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