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을 '블렉데이'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기독교인들에게는 참 경건한 날이었습니다.
바로 성(聖)금요일이었거든요.
부활절 바로 직전의 금요일을 '성금요일', 또는 '수난일'이라고 하는데,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날을 말하는 겁니다.
그리고 사흘 후에 부활하셨기 때문에 부활하신 바로 그 일요일이 부활절이 됩니다. 부활절은 교회력에 따라 매년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는데, 보통 4월 셋째 주일 근처가 됩니다.
올해(2006년)는 바로 이번 주일, 4월 16일입니다.
그 날에는 -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 교회에서 달걀을 예쁘게 꾸며 나누어 줍니다. 달걀의 껍질을 깨고 병아리가 나오듯 예수님께서도 죽음을 깨고 다시 살아나신 것을 기념하는 의미입니다.
서양에서는 (왜 그렇게 연유되었는지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부활절 아침에 부활절 토끼가 바구니에 부활절 달걀을 담아서 문 앞에 두고 간다는 설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부활절 토끼를 기다린다지요.
이 부활절은 기독교에서 크리스마스와 거의 동격(?)으로 여기는 큰 축일입니다.
크리스마스가 예수님의 육적 탄생을 기뻐하는 날이라면, 부활절은 그분의 영적인 탄생을 기뻐하는 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니, 모든 다른 이들을 위해 죽으셨다가 다시 태어나신 날이니, 모든 사람들의 생명이 다시 살아난, 더 큰 의미의 탄생일이겠습니다.
저는 태어나 지금까지 교회를 다녔어요. 그리고 매년 활절 달걀을 받거나 만들어왔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친구 하나, 나 하나. 꼭 이렇게 두 개씩을 받아서 집에 들고 왔던 것이 생각납니다. 하지만 숫기 없고 내성적(?)이었던 저는 주일학교 선생님께서 꼭꼭 당부하셨던, 친구에게 달걀 건네주는 전도를 한 번도 하지 못한 아이였지요.
중,고등학생 때는 학생회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친구들에게 나누어 줄 달걀을 만들었습니다. 한때는 달걀을 예쁜 색으로 염색하는 것이 인기여서, 기독교 백화점에서 염료를 사 달걀을 염색하다가 손이고 바닥이고 알록달록 물든 것을 낄낄대며 보았던 때도 있었지요.
대학생이 되면서부터 이제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줄 달걀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 얼굴을 생각하며 하나씩 정성을 들이기도 했고, 어느 해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적당히 꾸며져 있는, 만들기 쉬운 재료들을 사다가 뚝딱 만들어 주기도 했어요.
한번은 옆 반 선생님과 함께 종이 재료를 이용해 달걀 두 개 넣을 작은 바구니를 아이 수 대로 모두 짜내기도 했지요. 손은 많이 갔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며 바구니를 들고 하루종일 교회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제겐 기쁨이었습니다.
유치부를 그만두면서 이제 다시 달걀을 받기만 하는 사람이 되었나 생각하고 보니 조금 서운하기도 했습니다만, 어젯밤엔 그런 걱정을 할 틈도 없이 언니와 어머니와 함께 달걀을 예쁘게 장식했습니다.
어머니는 운영하시는 가게 거래처 사람들을 주겠다고 만드시고,
언니는 기도모임에서 마니또를 맺은 친구를 주어야 한다고 정성을 들였습니다. 저는 누구를 주어야 할까 한참을 생각하다가 예쁜 달걀을 사진 찍어 이렇게 부활절을 알리는 글과 함께 홈피를 찾는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달걀을 변신하게 해준 재료들 ^^
그런데 달걀이 참 예쁘지요? 요 부활절 달걀이란 것도 이렇게 때에 따라 꾸미는 모양이 달라지는 것을 보니, 어느새 은박지나 셀로판비닐로 쌌던 소박한 달걀을 쥐었던 제 손도 그새 많이 자랐나 봅니다.
▲ 얘들은 마지막으로 선물용 포장을 마친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