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은 나의 알지 못했던 모습이 드러나는 장소” 커피 빛 목소리의 소울 뮤지션, 거미
오늘 트루 뮤직 라이브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세요.
거미: 제 노래 중에 여러분들이 많이 아시는 곡들 위주로 꾸몄어요. 그래서 몇 곡은 편곡도했어요. 이번 3집이나 2집에서 잘 못 들어보신 곡들도 있고 또 평소에 즐겨 부르는 곡도 한 곡 할 거랍니다.
“Killing Me Softly” 맞죠?
거미: 네.
3집 [Gummy 3]의 반응이 좋은데요, 베테랑 가수 선언을 본격적으로 한다는
인상이었습니다.
거미: 그렇게 봐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저는 3집이라고 해서 달라진 건 없어요. 좀 바뀐 게 있다면… 1집 때는 욕심만 많이 부렸던 것 같아요. 앨범을 빨리 발표하 싶단 생각에 쫓긴 느낌이었고, 2집 때에는 뭔가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면서 1집 때 경험한 것들을 적용했달까요. 이번 3집은 1, 2집의 결산이라고 할 수 있어요. 2집 때 시도한 것들을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셨어요. 그래서 기존의 이른바 ‘거미표’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 음악과, 제가 원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여러분들이 편히 받아들이실 수 있도록 만들어 봤어요. 그리고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마음이 많이 성숙해진 것 같아요.
준비기간은 더 짧았는데 더 편하게 나갔어요.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녹음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있으신지요
거미: 특별히 힘든 것도 없었구요, 에피소드도 없어요. 편한 마음으로 하루에 한 곡씩 딱딱 끝냈어요. 한 가지 있다면 타이틀 곡 정할 때 사장님과의 약간 의견차가 있었긴 했는데, 사장님 말씀에 결과적으로 동의했어요. 애초 저는 “어른 아이”를, 사장님께서는 “아니”라는 곡을 원하셨어요.
그런데 사장님이 그러시더라고요. ‘많은 가수들이 앨범이 거듭될수록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하고 그걸 드러내려고 하는데 대중 음악인이라면 무엇보다 대중들이 원하는 걸 잊어선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아니”가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알앤비 가수라고 알려져 있지만 다양한 스타일의 흑인음악을 하시는데 그런 면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곡은 뭔가요?거미: 2번 트랙 “Holic”을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해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음악으로 블루지하면서도 소울풀하죠. 힙합적인 느낌도 있고. 사실 제 노래 중 많이 알려진 게 힘들게 절규하면서 노래하는 게 많은데 저는 그런 것보다 절제된 표현 안에서 감정을 나타내는 걸 더 하고 싶어요. 그런 면에서 “Holic”이나, 저랑 잘 어울릴 것 같진 않지만 러브홀릭의 강현민 씨가 주신 “저기 가는 사람”을 좋아해요. 처음에 강현민 씨가 주셨다고 해서 데모를 듣기 도 전에 의아했는데 음악을 듣자마자 너무 마음에 들었고 저랑도 어울리는 것 같더라구요. 기존에 제가 부르던 노래랑 많이 다르지도 않구요.
"Trap"에서는 최초로 랩을 시도하셨는데 거미로서는 좀늦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반가웠습니다.
거미: 감사합니다. 힙합이라는 장르에 관심이 굉장히 많
아서 개인적으로 너무 하고 싶어해요. 그런데 그 노래의
경우 애초에 제가 하기로 결정이 되어서 한 게 아니거든
요. 그 노래의 작곡자가 제 친구이기도 한데 함께 놀면서
가이드 녹음을 하다가 친구가 ‘이 부분은 랩이 필요하다,
한 번 해 봐라’ 해서 그냥 해 봤는데 주위 분 반응이 좋더
라구요(웃음). 그래서 팬분들도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해
서 넣어본 거예요. 랩이나 힙합 하시는 분들은 우스워하
실지도 모르지만 팬들을 위해서 넣었어요.
“Secret”은 직접 작사, 작곡하셨는데, 감정표현이 가장 풍부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거미: 그 곡은 어느 날 밤,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다가 비가 오길래 만들어본 거예요. 그때 마음이 좀 우울했었는데 그 감정이 영감이 돼서…(웃음). 사실 이번 앨범에 자작곡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한 적 없거든요. 자신이 없어서요. 그래서 만들고 나서도 아무도 안 들려드렸어요. 한 한달 동안 혼자만 간직하고 있다가 프로듀서 분께 들려 드렸더니 수록할 만 하다, 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네가 작곡했으니 가사도 써 봐라’ 하시는 거예요. 처음 컨셉트는 그날 밤 기분도 그래서 컨셉트는 슬픈 내용이었는데 다시 프로듀서 분께서 ‘앨범 전체에
슬픈 노래가 너무 많다. 다른 내용을 써 봐라. 내가 처음 들었을 때에는 뭔가 끈적한 느낌을 받았으니까 그렇게 써 봐라’고 힌트를 주셨어요. 그래서 그렇게 썼는데 가사 내용이랑 곡이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한국 알앤비 가수계에서 본격적인 알앤비 여성 가수는 드물다. 최고 평가를 받고 있는데 부담이 되시지는 않으신지요.거미: 저에게 내려주시는 평가는 정말 과분하고 많은 부담이 가죠. 제가 이쪽 음악에 대해 아직 잘 알지도 못하고, 안지도 얼마 안 됐어요. 그래서 더 어깨도 무겁고. 다른 분들 잘 하시는 분들 보면 정말로 부럽다는 생각도 많아요.
알앤비 가수의 요건이 뭐라고 생각하세요?거미: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의 음악을 들으
며 자란 사람으로서 흑인 음악을 해도 어쩔
수 없이 한국적 감성이 묻어날 수밖에 없다
고 봐요. 제 경우가 그래요. 부모님들이
음악을 좋아하셔서 옛날부터 카페 음악이나
다른 음악들을 많이 듣고 자랐어요. 그래서
인지 알앤비를 한다고 해도 트렌디한 알앤비
보다는 올드한 게 좋더라구요.
그리고 또 제가 추구하는 건 엄밀히 말해서 알앤비라기 보다는 소울 쪽에 가까운 것 같아요. 흑인적 감성을 표현해낼 수 있는 기교도 중요하지만 저로서는 느낌과 감정에 더 비중을 두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러면서 한국의 가수로서 많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수가 되는 거겠죠. 어떻게든 그 음악을 우리 나라 정서에 맞게 표현을 한다는 것,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12월 3일에 '섬마을 소녀의 음악이야기'란 콘서트를 하시는데,
‘섬마을 소녀’란 말이 생뚱맞네요.
거미: 왜요, 잘 어울리죠(웃음). 제가 섬마을 소녀였어요. 어렸을 때 클래식 피아노를 배웠는데 살던 섬이 얼마나 작은지 학원도 없었어요. 그래도 배우고 싶은 마음에 배를 타고 두 시간을 나 가서 배울 수 있었거든요. 거기에도 피아노가 두 세대밖에 없어서 쉽게 배울 수는 없었죠. 그렇게 어렵게 음악 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도 분명히 그런 친구들이 있을 것 같아서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그런 친구들의 사연을 받아서 공연에 초대하고 피아노도 선물하려고요. 공연준비 하느라 바쁘고 힘은 들지만 그렇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기분은 너무 좋아요. 뭐, 공연자체가 ‘섬’ 스럽다거나(웃음) 한 건 아니니까 걱정 마시고요. 저에게 공연은 저도 모르는 저를 발견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방송에서, 카메라 앞에서 늘 보여드리는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 또 앨범의 많은 곡들 중 방송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노래들을 보여드리는 곳이죠. 그건 함께 즐겨 주시는 분들에게 달렸어요. 함께 즐겨주시는 분들이 없다면 저의 다른 면이 나올 수가 없겠죠. 그 분들이야 말로 제 에너지를 끌어내 주시니까요. 아주 재미있는 공연이 될 거예요.
머리가 아닌 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음악이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해… 리듬앤블루스로 돌아온 진솔한 목소리, 휘성
네 번째 앨범 [Love...Love..?Love...!]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기분 어떠세요.
휘성: 생각보다 잘 되고 있구나, 노력한 만큼 효과가 있구나, 싶어서 굉장히 좋았어요.
일종의 컨셉트 앨범으로서 ‘이별을 겪는 남자’의 감정이 앨범 전체에 흐르는데 감정 표현면에서 힘들지 않으셨나요.
휘성: 힘들었죠. 노래에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은 일단 한 사람의 개인적 경험과 무관하지 않거든요. 제가 자라면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하고, 보고 듣는 것, 이런 것들이 쌓여서 자연스럽게 표출이 되어야 하는데, 사랑과 이별이라는 경험에 대해 제가 가진 것을 꺼내놓고 또 그것이 요구하는 정서에 맞춘다는 것이 힘이 들었어요. 어느 정도까지는 나와야 좋다는 걸 느낄 수 있을 텐데 그 선을 잡기는 힘 들고그렇다고 대충 할 수는 없고, 그런 고민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결과에는 만족을 하시나요.
휘성: 어느 정도는 만족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정을 가지시고 있는 곡은 어떤 건가요?
휘성: 수록곡 하나 하나에 다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하나만 꼽으라면 “LoveShine”이라는
곡이요. 제가 제 앨범에 처음으로 넣은 자작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휘성: 이번 앨범을 예로 들면 흑인음악의 스타일들보다는
발라드 쪽에 치중을 했는데, 그 발라드도 흑인 음악의 일종인 리듬 앤 블루스라고 할 수 있겠죠. 제 경우, 알앤비는 이런 것, 알앤비의 스타일은 이러이러한 것, 하는 등등 장르의 개념에 구속을 받는 걸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저의 음악도 알앤비로 국한하고 싶지 않고요. 리듬 앤 블루스의 경우 가수들이 추구해야 할 바는 흑인들이 애초 리듬 앤 블루스라는 장르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봐야할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 알앤비를 표방한다고 하는 가수들 중에서, 물론 저까지 포함해서요. 그 정도로 리듬을 중시하는 가수들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볼 건 아니예요. 우리 나라가 그 장르를 받아들여 나름대로 우리만의 스타일로 변화시킨 거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굳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저 나름의 음악을 만들어가겠다는 고민을 하지만요
“일년이면” “Love Shine”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후속 곡은 어떤 곡을 고르셨는지요?
휘성: “울보”랑 “하늘을 걸어서” 중에서 한 곡을 생각하고 있어요. 일단 대중들이 듣고 좋아할 만한 그런 곡들이 채택되겠지요.
연말 계획은 어떠신가요?
휘성: 항상 연말 공연을 했었는데 올해에는 콘서트를 많이 해서 연말 콘서트는 일단 계획에 없습니다. 좀 쉬면서 재충전을 할 생각이예요.
그렇다면 휘성의 팬들에겐 오늘의 공연이 올해 마지막 공연이 되겠군요.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신다면?
휘성: 일종의 미니 콘서트라고 봐도 될까요. 예전에 소극장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또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었는데 조촐하나마 이번이 기회인 것 같습니다. 소극장 공연을 하면 저도 마음이 편하고 좀더 진솔한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아요. 팬분들도 방송의 개념이 아니라 작은 모임 같은 느낌으로 제 모습을 보고 즐기실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런 점에서 좋은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