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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거미&휘성

Budweiser |2006.04.18 16:56
조회 122 |추천 2
을지로 3가 MTV 공연장 밖은 공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거미와 휘성을 보려는 관객들로붐비고 있었다. 기타, 드럼, 키보드 같은 기본적인 록음악 공연의 스테이지 세트뿐만 아니라 일렉트릭 드럼과 아프리칸 드럼, 코러스 파트까지 갖추어진 스테이지 위로 후드점퍼에 카고 바지 차림의 거미가 올랐다.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사운드를 체크하는 가운데, “아니” “어른 아이” “Killing Me Softly”를 부르며 곧 있을 공연을 준비하는 그녀의 모습은 여유로워 보였다. 낮게 깔리는 검은 색 침전물 같은 그녀의 목소리는 리허설의 어수선한 시공간을 탁월한 ‘소울’의 빛깔로 채색하고 있었다. 거미의 리허설이 끝나고 오른 휘성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대위의 동선을 하나 하나 체크해 나가면서 감성 가득한 목소리로 “일년이면” “Love Shine”을 부르며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었다.

 

“공연은 나의 알지 못했던 모습이 드러나는 장소” 커피 빛 목소리의 소울 뮤지션, 거미

오늘 트루 뮤직 라이브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세요.

거미: 제 노래 중에 여러분들이 많이 아시는 곡들 위주로 꾸몄어요. 그래서 몇 곡은 편곡도했어요. 이번 3집이나 2집에서 잘 못 들어보신 곡들도 있고 또 평소에 즐겨 부르는 곡도 한 곡 할 거랍니다.

“Killing Me Softly” 맞죠?

거미: 네.

 

3집 [Gummy 3]의 반응이 좋은데요, 베테랑 가수 선언을 본격적으로 한다는
인상이었습니다.

거미: 그렇게 봐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저는 3집이라고 해서 달라진 건 없어요. 좀 바뀐 게 있다면… 1집 때는 욕심만 많이 부렸던 것 같아요. 앨범을 빨리 발표하 싶단 생각에 쫓긴 느낌이었고, 2집 때에는 뭔가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면서 1집 때 경험한 것들을 적용했달까요. 이번 3집은 1, 2집의 결산이라고 할 수 있어요. 2집 때 시도한 것들을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셨어요. 그래서 기존의 이른바 ‘거미표’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 음악과, 제가 원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여러분들이 편히 받아들이실 수 있도록 만들어 봤어요. 그리고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마음이 많이 성숙해진 것 같아요.
준비기간은 더 짧았는데 더 편하게 나갔어요.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녹음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있으신지요

거미: 특별히 힘든 것도 없었구요, 에피소드도 없어요. 편한 마음으로 하루에 한 곡씩 딱딱 끝냈어요. 한 가지 있다면 타이틀 곡 정할 때 사장님과의 약간 의견차가 있었긴 했는데, 사장님 말씀에 결과적으로 동의했어요. 애초 저는 “어른 아이”를, 사장님께서는 “아니”라는 곡을 원하셨어요.

  그런데 사장님이 그러시더라고요. ‘많은 가수들이 앨범이 거듭될수록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하고 그걸 드러내려고 하는데 대중 음악인이라면 무엇보다 대중들이 원하는 걸 잊어선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아니”가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알앤비 가수라고 알려져 있지만 다양한 스타일의 흑인음악을 하시는데 그런 면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곡은 뭔가요?

거미: 2번 트랙 “Holic”을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해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음악으로 블루지하면서도 소울풀하죠. 힙합적인 느낌도 있고. 사실 제 노래 중 많이 알려진 게 힘들게 절규하면서 노래하는 게 많은데 저는 그런 것보다 절제된 표현 안에서 감정을 나타내는 걸 더 하고 싶어요. 그런 면에서 “Holic”이나, 저랑 잘 어울릴 것 같진 않지만 러브홀릭의 강현민 씨가 주신 “저기 가는 사람”을 좋아해요. 처음에 강현민 씨가 주셨다고 해서 데모를 듣기 도 전에 의아했는데 음악을 듣자마자 너무 마음에 들었고 저랑도 어울리는 것 같더라구요. 기존에 제가 부르던 노래랑 많이 다르지도 않구요.

  "Trap"에서는 최초로 랩을 시도하셨는데 거미로서는 좀
늦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반가웠습니다.

거미: 감사합니다. 힙합이라는 장르에 관심이 굉장히 많
아서 개인적으로 너무 하고 싶어해요. 그런데 그 노래의
경우 애초에 제가 하기로 결정이 되어서 한 게 아니거든
요. 그 노래의 작곡자가 제 친구이기도 한데 함께 놀면서
가이드 녹음을 하다가 친구가 ‘이 부분은 랩이 필요하다,
한 번 해 봐라’ 해서 그냥 해 봤는데 주위 분 반응이 좋더
라구요(웃음). 그래서 팬분들도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해
서 넣어본 거예요. 랩이나 힙합 하시는 분들은 우스워하
실지도 모르지만 팬들을 위해서 넣었어요.

  “Secret”은 직접 작사, 작곡하셨는데, 감정표현이
가장 풍부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거미: 그 곡은 어느 날 밤,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다가 비가 오길래 만들어본 거예요. 그때 마음이 좀 우울했었는데 그 감정이 영감이 돼서…(웃음). 사실 이번 앨범에 자작곡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한 적 없거든요. 자신이 없어서요. 그래서 만들고 나서도 아무도 안 들려드렸어요. 한 한달 동안 혼자만 간직하고 있다가 프로듀서 분께 들려 드렸더니 수록할 만 하다, 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네가 작곡했으니 가사도 써 봐라’ 하시는 거예요. 처음 컨셉트는 그날 밤 기분도 그래서 컨셉트는 슬픈 내용이었는데 다시 프로듀서 분께서 ‘앨범 전체에

슬픈 노래가 너무 많다. 다른 내용을 써 봐라. 내가 처음 들었을 때에는 뭔가 끈적한 느낌을 받았으니까 그렇게 써 봐라’고 힌트를 주셨어요. 그래서 그렇게 썼는데 가사 내용이랑 곡이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한국 알앤비 가수계에서 본격적인 알앤비 여성 가수는 드물다. 최고 평가를 받고 있는데 부담이 되시지는 않으신지요.

거미: 저에게 내려주시는 평가는 정말 과분하고 많은 부담이 가죠. 제가 이쪽 음악에 대해 아직 잘 알지도 못하고, 안지도 얼마 안 됐어요. 그래서 더 어깨도 무겁고. 다른 분들 잘 하시는 분들 보면 정말로 부럽다는 생각도 많아요.

  알앤비 가수의 요건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거미: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의 음악을 들으
며 자란 사람으로서 흑인 음악을 해도 어쩔
수 없이 한국적 감성이 묻어날 수밖에 없다
고 봐요. 제 경우가 그래요. 부모님들이
음악을 좋아하셔서 옛날부터 카페 음악이나
다른 음악들을 많이 듣고 자랐어요. 그래서
인지 알앤비를 한다고 해도 트렌디한 알앤비
보다는 올드한 게 좋더라구요.

그리고 또 제가 추구하는 건 엄밀히 말해서 알앤비라기 보다는 소울 쪽에 가까운 것 같아요. 흑인적 감성을 표현해낼 수 있는 기교도 중요하지만 저로서는 느낌과 감정에 더 비중을 두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러면서 한국의 가수로서 많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수가 되는 거겠죠. 어떻게든 그 음악을 우리 나라 정서에 맞게 표현을 한다는 것,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12월 3일에 '섬마을 소녀의 음악이야기'란 콘서트를 하시는데,
‘섬마을 소녀’란 말이 생뚱맞네요.

거미: 왜요, 잘 어울리죠(웃음). 제가 섬마을 소녀였어요. 어렸을 때 클래식 피아노를 배웠는데 살던 섬이 얼마나 작은지 학원도 없었어요. 그래도 배우고 싶은 마음에 배를 타고 두 시간을 나 가서 배울 수 있었거든요. 거기에도 피아노가 두 세대밖에 없어서 쉽게 배울 수는 없었죠. 그렇게 어렵게 음악 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도 분명히 그런 친구들이 있을 것 같아서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그런 친구들의 사연을 받아서 공연에 초대하고 피아노도 선물하려고요. 공연준비 하느라 바쁘고 힘은 들지만 그렇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기분은 너무 좋아요. 뭐, 공연자체가 ‘섬’ 스럽다거나(웃음) 한 건 아니니까 걱정 마시고요. 저에게 공연은 저도 모르는 저를 발견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방송에서, 카메라 앞에서 늘 보여드리는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 또 앨범의 많은 곡들 중 방송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노래들을 보여드리는 곳이죠. 그건 함께 즐겨 주시는 분들에게 달렸어요. 함께 즐겨주시는 분들이 없다면 저의 다른 면이 나올 수가 없겠죠. 그 분들이야 말로 제 에너지를 끌어내 주시니까요. 아주 재미있는 공연이 될 거예요.

  머리가 아닌 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음악이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해… 리듬앤블루스로 돌아온 진솔한 목소리, 휘성

네 번째 앨범 [Love...Love..?Love...!]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기분 어떠세요.

 

휘성: 생각보다 잘 되고 있구나, 노력한 만큼 효과가 있구나, 싶어서 굉장히 좋았어요.

일종의 컨셉트 앨범으로서 ‘이별을 겪는 남자’의 감정이 앨범 전체에 흐르는데 감정 표현면에서 힘들지 않으셨나요.

휘성: 힘들었죠. 노래에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은 일단 한 사람의 개인적 경험과 무관하지 않거든요. 제가 자라면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하고, 보고 듣는 것, 이런 것들이 쌓여서 자연스럽게 표출이 되어야 하는데, 사랑과 이별이라는 경험에 대해 제가 가진 것을 꺼내놓고 또 그것이 요구하는 정서에 맞춘다는 것이 힘이 들었어요. 어느 정도까지는 나와야 좋다는 걸 느낄 수 있을 텐데 그 선을 잡기는 힘 들고그렇다고 대충 할 수는 없고, 그런 고민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결과에는 만족을 하시나요.

휘성: 어느 정도는 만족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정을 가지시고 있는 곡은 어떤 건가요?

휘성: 수록곡 하나 하나에 다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하나만 꼽으라면 “LoveShine”이라는
곡이요. 제가 제 앨범에 처음으로 넣은 자작

  곡이라서 저로선 의미가 깊어요. 또 제가 평소에 굉장히 원해 왔던 스타일의 노래이기도 해요. 알앤비 가수로 알려지셨는데 알앤비 가수의 요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휘성: 이번 앨범을 예로 들면 흑인음악의 스타일들보다는
발라드 쪽에 치중을 했는데, 그 발라드도 흑인 음악의 일종인 리듬 앤 블루스라고 할 수 있겠죠. 제 경우, 알앤비는 이런 것, 알앤비의 스타일은 이러이러한 것, 하는 등등 장르의 개념에 구속을 받는 걸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저의 음악도 알앤비로 국한하고 싶지 않고요. 리듬 앤 블루스의 경우 가수들이 추구해야 할 바는 흑인들이 애초 리듬 앤 블루스라는 장르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봐야할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 알앤비를 표방한다고 하는 가수들 중에서, 물론 저까지 포함해서요. 그 정도로 리듬을 중시하는 가수들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볼 건 아니예요. 우리 나라가 그 장르를 받아들여 나름대로 우리만의 스타일로 변화시킨 거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굳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저 나름의 음악을 만들어가겠다는 고민을 하지만요   “일년이면” “Love Shine”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후속 곡은 어떤 곡을
고르셨는지요?

휘성: “울보”랑 “하늘을 걸어서” 중에서 한 곡을 생각하고 있어요. 일단 대중들이 듣고 좋아할 만한 그런 곡들이 채택되겠지요.

    연말 계획은 어떠신가요?

휘성: 항상 연말 공연을 했었는데 올해에는 콘서트를 많이 해서 연말 콘서트는 일단 계획에 없습니다. 좀 쉬면서 재충전을 할 생각이예요.

그렇다면 휘성의 팬들에겐 오늘의 공연이 올해 마지막 공연이 되겠군요.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신다면?

휘성: 일종의 미니 콘서트라고 봐도 될까요. 예전에 소극장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또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었는데 조촐하나마 이번이 기회인 것 같습니다. 소극장 공연을 하면 저도 마음이 편하고 좀더 진솔한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아요. 팬분들도 방송의 개념이 아니라 작은 모임 같은 느낌으로 제 모습을 보고 즐기실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런 점에서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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