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영화를 보려고 할 때 드는 생각은, "으흠, 보고 싶기는 한데 내가 볼 시기를 놓친 거 같아. 지금은 때가 아니야."거나 "어차피 클래식영화니까 지금 아니어도 볼 기회는 많어~"이다. Once upon a time in America도 나에게는 이런 영화였다. 항상 포스터로는 가까이 했지만 그저 거기서 머물고 마는. 그런데 재밌게도 클래식 영화의 불가해한 점은 보기를 꺼려하는 이유가 뚜렷하지 않듯이 가까이 하게 되는 이유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분명히 올 해 가을의 어느 순간부터 였던 듯한데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약간은 유행에 뒤떨어지는 카페의 한 벽면을 장식하고 있어야 할 것만 같았던 저 사진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던 이유가.
세상에 발을 들이면서 힘을 키워나가던 어설픈 아이들의 맨해튼 브릿지 아래에서의 행진이 옛날 옛적 미국에서 벌어지던 치열한 삶의 한 부분임을 알게 된 후의 기분은 참 "따뜻하고 안타깝다". 그저 잘 만들어진 품질의 갱스터 영화일 수도, 흥행이 잘 되지 않는 1900년대 초기의 미국사회를 다룬 시대극일 수도 있었던 영화는 진정한 미국의 `성장기`라고 할 수 있는 시대를 관통한 인물들을 보여줌으로써 짧았던 이들의 역사만이 가질 수 있는 드라마틱한 `인생들`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렇게 매력적인 역사를 가질 수밖에 없던 미국(정확히는 뉴욕)의 모습이 이 순간만큼은 멋지게 보였다. 미국이 갖고있는 지금의 위용이나 모습이 아닌 그 곳에서 살던 사람들의 모습이.
영화의 장점을 뚜렷이 꼽을 수 없는 영화는 참으로 오랜만이다. 그만큼, 영화를 보는 내내 감동하는 이 영화 만큼의 다른 작품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저 영화의 짜임새가 좋아서, 스토리가 탄탄해서,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서, 혹은 시대재현이 완벽해서 좋아한 건 아니다. 굳이 이 영화를 막연하게 좋아하는 이유를 대자면, 아마 내가 오랜만에 유년시절 만큼이나 순수하고 열정적인 자세로 영화를 봐서이거나, 최근의 `기술영화`들에 지친 탓일 거다.
고전 문학작품이 가지는 힘처럼, 클래식필름이 주는 감동은 화면에 대한 촌스러움이나 이야기에 대한 진부함의 `우려`(실상 진부한 적은 거의 없다) 들을 아예 기억하지 못하게 할 만큼 내 정신을 마비시킨다.
* 1. 깡패미화 아니니 걱정할 필요 절대 없삼. 분명히 그들의 직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 행위 자체를 보여주진 않는다. 언제나 중요한 건 `관계`.
2.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기 위한 도구라지만, 아무래도 여성의 입장에서는 혐오스러울 수 있는 장면이 있다. 하지만 마초적인 영화라고 보긴 어려움.
3. 이 영화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깡패영화". 까페에서 보던 이 장면의 포스터가 그런 오해를 증폭시킨 듯한데, 영화를 본다면 이 장면이 갖는 서정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