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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덕구스의 어머니....

김덕규 |2006.04.21 23:45
조회 108 |추천 0
17. 덕구스의 어머니....

나 덕구스의 모친 황 미려 여사는 지역사회의 안녕과
불균형한 소득의 재분배를 위해 일조하시는 나름대로 이름이
알려지신 저명 인사이시다.

동대구 GS 클럽의 회장직과
효목고 교장을 역임하시고 계신다.

독자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GS 클럽과 효목고 교장을 잠시 설명한다면
GS는 GO STOP의 약자이고
효목고 교장은 효목동 부설 고스톱학교 교장을 뜻한다.

그렇다.
고스톱을 위해 태어나셨고
평생을 고스톱 정신과 함께 살아오신
나의 어머니... 황 미려 여사

낙장불입과 똥비네배의 정신을 생활의 예로 삶고
폭탄과 설사 무더기 제거시 피 한장을 기꺼이 내어 주는
아름다운 상부상조 협동정신을 삶의 근본으로 삼으시며
일타 십 이피의 이상을 꿈꾸며 설레는 맘으로
고스톱 판을 찾아 오늘을 나서시는 나의 어머니...
황 미려 여사...

당신의 이름 그대로 아름답고도 화려한 삶을 사신다.

버스로 10분 이내거리에 있는 투전판이라면
언제 어느 곳이든지 12분 이내 원정 갈 채비가 되어있고
꾼들과 헤어 질 때는 개평 오백원씩을 버스비로
기꺼이 내어 주시는 인자하신 나의 어머니...황 미려 여사...
월수입 30만원 보장을 꿈꾸며 오늘도 어느 동네 구석진 곳
이름없는 고 스톱 판에서
'GO!GO! 쓰리고!!'를 외치시는 모습이 나의 두 눈에는
선하게 보인다.

어느 날 이었던가??
내가 쓴 글로 인해 화장품 셋트와 숟가락 셋트가 방송국에서
함께 날아 오던날 ...여동생의 혼수품 걱정을 덜어 주셨다며
기쁨에 겨워 홍삼 엑기스 두 숟가락과 달걀을 풀어 만들어
주신 '홍삼계란탕'(어설픈 삼계탕)을 야식으로 받아 먹고,
난 어머님의 자애로움에 보답하고자 밤 새워 글을 썼고
이틀만에 60만원 짜리 퀸 싸이즈 침대를 상품으로 받아
어머님의 품에 안겨 드렸었다.
그 다음 더 큰 선물들을 안겨 드리고자 하던 나의 욕심은
나의 창작력에 느닷없이 태클을 걸었고 심한 딜레마에
자빠져 더 이상의 작품활동을 못하고 방황하던
칠흑같이 어두운 어느 날 밤


나의 어머님은 국방색 군용 모포 한장과 코주부 화토
한 모를 두 손에 고이 쥐시고 나 덕구스의 방문을
조용히 여셨다.

"덕구스!! 요즘 너의 개그가 왜 이리도 썰렁해졌는지
모르겠구나..."
"어서 지필묵을 준비하거라....!! "

난 아무 말 없이 신문지를 뒤적여 전단지를 찾아 모아
깨끗한 뒷 면지를 바닥에 쭈~욱 깔아 놓고
'왔다 노래방'의 개업기념 볼펜 한 자루를 고이 꼬~옥 쥐었다.
그리고 부엌으로 달려가 도토리묵 한 사발도 가져다 놓았다.
어디에 쓰는 묵인고??? 울라라 이게 아닌가벼.....??

군용담요를 두 번 접어 한쪽 모서리에 고이 올라앉으시며
코주부 화토의 케이스를 조용히 열어 젖히시더니...

"덕구스야!! 나는 지금부터 화토패를 뗄테니 넌 창작개그를
한번 써 보거라..."
하시며 삼파장 형광등불을 끄셨다.


한참후....
어머님이 불을 켰을 때
처음과 달라진 것 없는 나의 백지 전단지와는 달리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오와 열을 정확히 맞추어 놓으신
어머님의 화토장을 보고 난 그저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이윽고 어머님이 말씀하셨다.
"내가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내가 이름없는 동네 고스톱 판을 나섰을 때
월수입 50만원을 생각 했었더라면 우리가계의
주 수입원이 된 오늘날과 같은 불로소득은 없었을 것이다...."
"프로는 물질을 탐해서 절대 안 된다."
"헛 된 물욕은 너의 창작력에 하등의 도움이 아니 될지니
앞으로는 물욕을 버리고 더욱 개그에 정진하길 바란다."

그 날밤 나의 어머님 황 미려 여사의 가르침은
나 덕구스의 창작개그에 정신적 지주가 되어 오고 있다.


덕구스의 어머님께....


어머니 GO하고 싶어요...

Rap)
어려서 부터 우리집엔 판이 벌어졌었고
남들 다하는 윳놀이는 한번도 한 적이 없었고
고스톱 치러가신 어머니가 집에 없으면
언제나 혼자서 끓여 먹었던 홍삼계란탕
그러다 홍삼계란탕이 너무 지겨웠어
맛있는 것 좀 먹자고 대들었었어
그러자 어머님이 꾼 들을 불러 모으셨어
대라를 뜯어서 만들어 주신
홍삼삼계탕 하나에 너무나 행복했었어
하지만 어머님은 왠지 드시질 않았어
매일 꾼들과 먹는 홍삼삼계탕이 싫다고 하셨어
매일 먹는 홍삼계란탕에 질렸다고 하셨어

야하이야아하야 그렇게 판 벌리고
그렇게 쓰리고하고 피박도 씌우고
야하이야아하야 그렇게 판 벌리고
싹쓰리도 하고 하지만 다시 싸고(설사)

Rap)
중학교 1학년때 도시락 다 까먹고 다같이
함께 모여 고스톱판 벌였는데
부잣집 아들녀석이 나에게 화를 냈어
총알이 그게 뭐냐며 나에게 뭐라고 했어
창피했어 그만 눈물이 났어
그러자 그 녀석은 내가 운다며 놀려댔어
참을 수 없어서 얼굴로 날아간 내 화톳장에
고스톱판에 계시던 어머님은 또다시 학교에
불려오셨어 아니 또 끌려오셨어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거라며 광 판돈 줬어
그 녀석 어머니께 고개를 숙여 광 판돈 줬어
우리 어머니가 (광 판돈 주셨어)

야하이야아하야 그렇게 고스톱 치고
그렇게 쓰리고 하고 피박도 씌우고
야하이야아하야 그렇게 고스톱 치고
싹쓸이도 하고 하지만 다시 싸고

Rap)
아버님 없이 마침내 우린 해냈어
마침내 도박장을 세우게 되었어
그리 크진 않았지만 행복했어
주름진 어머니 눈가에 눈물이 고였어
어머니와 내 이름에 앞 글자를 따서
도박장이름을 짓고 고사를 지내고
밤이 깊어 가도 아무도 떠날 줄 모르고
사람들의 도박은 계속되었고
새벽녘이 다 되서야 돌아갔어
피곤하셨는지 어머님은 어느새
깊이 잠이 들어 버리시고는 (깨지 않으셨어 담날 오후까지는)

난 당신을 존경했어요 한번도 말은 못했지만
사랑해요 이젠 편히 쳐요 우리집 쪽방에서 영원토록

야하이야아하야 그렇게 도박장 차리고
그렇게 고스톱치고 날밤도 새고
야하이야아하야 그렇게 도박장 차리고
너무나 편하게 치고 오광도 한번 하고.....

그동안 월수입 30만원을 보장해주신
이름모를 동네 아주머니들께 이 글을 드립니다....
아주머니들의 도움으로 살찐 ---덕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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