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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미운 댓글, 삭제하면 불법인가?

최영호 |2006.04.27 06:30
조회 4,604 |추천 8
 

댓글의 법률적 성격


댓글은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블로그나 카페 등에 등록된 다른 사람의 글에 덧붙여 그에 관한 의견이나 별도의 의사를 표현하는 덧글을 말한다.


필자도 블로그를 시작한지 5개월 가량되고 필자의 블로그와 다른 사람의 카페에 글을 올린 것이 150여개 가까이 되다보니 댓글을 쓸 수 없도록 한 필자의 블로그에도 자신의 의견을 표시하려는 분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다른 방법으로 필자에게 의견을 표하는 분들도 있었고, 카페에 올린 글에 대하여는 많은 분들이 좋은 댓글을 적어주셨다.


(필자의 글 “기분은 좋으나 걱정은 태산”또는 “블로그에 미친 사나이” 참조)


 그동안 여기저기 많은 블로그와 카페에 올려진 댓글을 살펴보니 처음의 글(포스트)을 올린 사람의 글이나 사진 등에 대하여 잘 읽거나 감상하였다는 뜻으로 감사의 뜻을 표하거나 같은 취지로 동조한다거나 더 좋은 의견을 부가하여 원래의 글을 돋보이게 하는 댓글도 있었고,


 포스트를 작성한 사람이 여러 시간에 걸쳐 정성과 노력을 들여서 쓴 글임에도 자신의 사상이나 의사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놀고있네!”, “열우당 꼬붕이구먼”, “딴나라당이구먼!” 이렇게 한 마디 아니면 “당신은 어디에서 온 xxx냐?"라는 등 단 한 줄의 글로 글을 쓴 사람의 가슴에 못을 박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떤 포털의 “한류xx”라는 카페는 하루 접속자가 10,000명이 넘는 날도 있는데 그곳에는 참여자들끼리 심각한 의견대립을 보여 댓글로 상대방에게 심한 욕설까지 하면서 말싸움을 하거나 상대방의 글을 삭제하여줄 것을 카페지기에게 요구하는 등 심각한 현상까지 보여 카페지기가 댓글 달린 글에 대하여 당초에 포스트를 작성한 사람이 댓글을 포함하여 포스트 전체를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하여 참가자들에 대하여 의견수렴을 하기에 이르렀다.


(필자의 글 “댓글, 함부로 쓰지마세요!” 참조)


 거참, 새로운 사회현상이 일어나니 희한한 법률문제도 생기는구나!


 인터넷은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므로 기본적으로 인터넷에 등장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모두 자유스럽다.


  블로그건 카페이건 글을 올리는 사람이 자유스러운 것처럼, 댓글을 쓰는 사람도 원래의 글(포스트)을 올리는 사람이 표현한 의사나 사상에 대하여 동조를 하건 칭찬을 하건 비난을 하건 비평을 하건 보는 사람의 자유에 속한다.


 블로그나 카페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탈에서 글을 올리는 사람이 댓글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 댓글을 달지 못하도록 하는 경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러한 기능이 없거나 있더라도 본래의 글을 올리는 사람이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한 때에는 댓글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모두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초로 글을 올린 사람은 자신을 비방하거나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댓글을 삭제할 수 있을까?


 일반 물건의 경우에는 주물과 종물의 이론, 부합의 이론에 따라 종물은 주물에 부합하여 별도의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이론에 따라 댓글에는 별도의 권리를 주지 않는 것이 옳다고 볼 수도 있다.


 반대로 원래의 포스트와 댓글은 전혀 별개의 것이므로 포스트 작성자가 다른 사람의 댓글을 삭제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이론도 있을 수 있다.


 그 이론에 따라 원래의 포스트를 작성한 사람이 댓글을 지울 수 없다면 원래의 포스트 자체를 삭제하는 것은 무방한가?


 그 경우에 만약 원래의 포스트를 삭제하면 그에 딸린 댓글도 함께 삭제되어도 불법이 아닌가?


 댓글이 딸린 글에 대하여는 원래의 포스트를 작성한 사람도 그 포스트를 삭제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부당한 것인가?


 히야! 이거 단순한 문제가 아니네....


 문제가 복잡해지면 단순히 생각하자!

언제든지 복잡한 법률문제는 원칙에 입각하여 생각하면 쉽게 해결될 수 있다.


1. 댓글이 없는 경우


 포털의 서비스 자체가 댓글을 허용하지 않은 경우와 처음 포스트를 작성한 사람이 댓글을 허용하였더라도 댓글을 쓴 사람이 없는 경우에 포스트 작성자가 그 포스트를 삭제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2. 포털서비스 자체가 댓글이 가능하도록 강제한 경우


 포스트 작성자는 댓글을 허용하고 싶지 않은데 포털서비스 자체가 댓글이 가능하도록 강제한 경우에는


 포스트 작성자가 댓글을 달지 말아줄 것을 요청하거나 작성자의 다른 글 등 전체 취지로 보아 댓글을 허용하지 않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면 댓글을 삭제할 수 있을 것이다.


3. 댓글 작성을 허용한 경우


가. 댓글이 순전히 포스트 작성자를 상대로 한 경우


 댓글이 포스트의 글을 읽고 포스트 작성자에 대하여 의사를 표하거나 포스트의 내용에 대하여 감정을 표시하여 포스트 작성자를 상대로 작성한 것인 경우에는 오프라인에서 포스트 작성자에게 편지를 보낸 경우와 같이 포스트 작성자가 마음대로 삭제할 수 있다.


  댓글의 내용이“잘 봤습니다(‘즐감’이라고 합디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등 단순한 감정의 표시에 불과하다면 댓글을 쓴 사람은 포스트 작성자가 자신의 글을 보았다면 더 이상 댓글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묵시적 의사표시를 한 것이므로 포스트의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하여도 무방할 것이다.


나. 포스트를 보는 모든 사람들을 상대로 작성한 경우


(1) 댓글과 무관하거나 광고를 위하여 작성된 경우


 댓글의 내용이 포스트의 내용과 전혀 무관하거나 광고를 위하여 이용된 경우에도 이를 삭제하는 것은 무방하다.


 포스트의 작성자가 댓글을 허용한 취지는 자신의 글에 대하여 다른 사람이 특정한 목적으로 이용할 것을 승낙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 불법,부당한 댓글


 댓글이 원래 포스트 작성자의 인격을 해치거나 비방할 목적으로 작성되었다면 그 행위가 반드시 명예훼손이나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이를 삭제할 수 있을 것이다.


 포스트 작성자가 글을 게시하면서 댓글을 허용한 것은 그러한 불법, 부당한 내용의 댓글을 다는 것까지 허용한 것은 아니므로 삭제하는 것이 용인되어야 할 것이다.


 댓글의 내용이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훼손을 하거나 단순히 “미친 x" 등 모욕에 해당하고 불특정 또는 다수를 상대로 하여 전파의 가능성이 있는 것일 경우 댓글의 작성자는 형사처벌과 함께 손해배상을 하여야 함은 물론이다.


(3) 정당한 비판이나 토론을 위한 것인 경우


 댓글의 내용이 원래의 포스트에 올려진 글의 내용에 대하여 정당하게 반론을 제기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잘못된 판단을 차단하기 위하여 포스트의 내용을 비판하는 경우에는 쉽게 결론을 내기 어렵다.


 이러한 경우 댓글을 쓰는 사람도 표현의 자유를 인정받아야 하므로 이를 포스트 작성자가 임의로 삭제하는 것은 일응 부당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포스트 작성자는 포스트 자체로서 댓글 작성자에게 토론을 하자고 제의한 것도 아니고 댓글로 반론을 달 것을 요청한 일도 없으므로 모든 경우에 댓글을 삭제할 수 없다고 하기도 어렵다.


 왜냐하면, 포스트는 기본적으로 작성자의 표현의 자유를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고, 이에 반론을 가지거나 이를 비판할 의사를 가진 사람은 포스트에 대한 댓글이 아니라 자신의 글로 별도의 포스트를 작성하면 족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오프라인에서 개인 간에 보낸 편지는 일단 편지를 받으면 편지를 보낸 사람의 소유가 아니라 받은 사람의 소유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각하면 된다.

 

 결국, 정당한 반론이나 비판을 위한 댓글은 포스트 작성자라 하더라도 함부로 삭제하여서는 안되겠지만,


 포스트 작성자가 댓글로 인하여 포스트의 내용이 손상된다고 생각하거나 댓글로 인하여 포스트의 내용의 부실함을 알게되어 포스트의 내용을 수정, 보완, 정리하거나 포스트의 게재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포스트를 삭제할 경우에는 이와 함께 댓글이 삭제되는 것도 허용되어야 할 것이다.


 또 포스트 작성자가 댓글이 포스트를 표현하는데 방해가 되어 결국 자유로운 표현의 자유를 행사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댓글의 작성자에게 정당한 사유를 제시하여 삭제를 요청하였는데 댓글의 작성자가 이를 거절한 경우에도 댓글을 삭제할 수 있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댓글을 작성한 사람은 위 포스트의 내용을 인용하여 별도의 포스트로 자신의 표현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댓글이 작성되어 있다고 하여 포스트 작성자가 포스트를 삭제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에는 포스트 작성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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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응 정리를 하기는 하였으나 위 이론은 필자의 독자적인 견해로서 아직 댓글의 법적 성격에 관하여는 이론이나 판례가 정립되지 않았으므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댓글로 인한 피해가 점점 심각해져가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불필요한 댓글을 남발하여 가뜩이나 살벌하고 열받는 일 많은 이 나라에서 무용의 분쟁을 만들어 귀중한 시간과 정열과 돈(변호사 선임비?)를 날리는 일이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06. 4. 26. 최영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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