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노의 다이아몬드는 끝없이 펼쳐진 평지위에 곰보 자국처럼 패인
수많은 물웅덩이에서 한알씩 건져 올려지고 있었다.
작은 웅덩이마다 열두서너 살 정도의 아이들이 수십명씩 따개비처
럼 붙어 있다. 가까이 가서 보니, 그 비싼 다이아몬드를 캐는 데 필
요한 도구라고는 달랑 삽과 둥근 채반뿐이었다. 채굴 방법도 아주
간단하다. 웅덩이 안의 진흙을 삽으로 떠서 채반에 놓고 물에 살짝
담근 다음, 쌀 씻듯이 손으로 문질러 작은 돌을 가운데 모이게 한 후
다이아몬드가 있는지 세심하게 살피는 거다. 아이들은 90도 각도로
몸을 꺾고 고인 물 안에서 하루 열시간 이상, 수백 번씩 같은 일을
반복한다. 일한 대가로 하루 한끼를 얻어먹는다고 한다. ... 아이들
의 어깨며 등허리가 노랗게 곪은 좁쌀 모양의 부스럼 투성이다.
(중략)만약 다이아몬드를 발견했다 해도 그건 아이들이 일하는 동
안 그늘에 앉아 노닥거리며 이들을 감독하는 관리자와 광산 소유주
에게 돌아가고, 아이는 찾은 다이아몬드 값의 몇 만분의 1도 받지
못한다고 했다....(중략)..현장 관리인의 말에 의하면 십대 후반의
아이들 대부분은 소년병이었다고한다. 우리가 만난 모하메드도 그
랬다. 한 열다섯쯤 되었을까. 여느 사춘기 남자아이처럼 수줍어서
내 얼굴도 똑바로 못 쳐다보는 아이였다. 전쟁중 부모를 잃고 갈 곳
이 없어 반군에 들어갔단다. 사람을 죽여보았냐니까 너무나 당연히
그렇단다. 성폭행도 방화도 수없이 했고 민간인 팔다리도 셀 수 없
이 잘랐단다. 그 사람들에게 미안하지 않냐니까 반군 지도부가 강제
로 마약을 먹이고 명령에 불복종하면 죽인다고 협박해 어쩔수 없었
다고 한다. (중략) 이렇게 생계를 위해, 혹은 강압적으로 내전에 말
려든 십대 반군 소년병의 수가 약 4만5천 명이다. 그렇다면 반군이
10년간 썼던 무기와 탄약과 마약은 도대체 어디서 난 것일까. 답은
바로 다이아몬드다. 반군들은 무력으로 코노지역 등에서 다이아몬
드의 소유권과 채굴권을 장악하고 캐낸다이아몬드를 라이베리아의
불법 다이아몬드 거래상들에게 팔아 마약을 사서 수백명의 '인간노
새'에게 일인당 100킬로그램 이상의 짐을 지워 시에라리온으로 가
져온다. 이렇게 확보한 군사 물자로 막강한 군사력을 갖게 된 반군
은 순식간에 시에라리온 전역을 점령하면서 마음껏 못된 짓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중략)
'" 어느날 새벽 한 무리의 군인들이 우리 마을에 쳐들어왔어요. 내
나이 또래 되는 반군들이 총을 들이대면서 우리 마을 남자들을 한
줄로 세워서는 나무 등걸 밑으로 끌고 갔어요. 그러고는 한 사람, 한
사람 손목을 나무 등걸에 올려놓고는 코코넛 따는 칼로 내리쳤어요.
잘린 손목들에서 솟아나온 피가 나무 등걸 주위에 흥건했어요.먼저
손목이 잘린 사람들은 땅바닥에 쓰러져 몸부림치며 울부짖었죠. 내
차례가 왔을 때 나는 속으로 기도햇어요. 내 손목이 단칼에 잘려 나
가게 해달라고. "
(중략)다이아몬드는 수십 단계를 거쳐서 가공되고 세공되고 예쁘
게 세팅이 되어 세계도처의 고급 보석상 진열대에 놓인다. 상당 부
분은 이미 변치 않는 사람의 정표나 결혼 예물이 되어 누군가의 손
가락에 끼워져 있을 것이다. 전 세계 다이아몬드의 5%남짓이 우리
나라에 팔린다니 한국 사람 손가락도 예외는 아닐 거다.
(중략)"다이아몬드 반지 보다 사랑의 시가 적힌 예쁜 공책이 훨씬 좋다. 자작시면 더 좋고,"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