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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속삭임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신종훈 |2006.04.29 00:15
조회 138 |추천 0

月光の囁き

 

감독 : 시오타 아키히코

출연 : 미즈하시 켄지, 츠구미

100분. 1999년(2006년 국내개봉). 일본

 

(스포일러 있음. 이 영화는 내용을 모르고 보는게 더 좋습니다.)

 

 

달빛 속삭임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최근 을 보며 동성애도 사랑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리고 이 영화 은, 상대에게 고통을 줌으로서 성적 쾌감을 얻는 사디즘(sadism)과 반대로 수치심과 고통을 당함으로써 성적 쾌감을 받는 마조히즘(masochism) 커플간의 사랑도 사랑일까? 라는 의문을 가지게 한다.

 

  흔히 말하는 변스러운(=변태스러운) 소년과 그것에 적응해 더 변스럽고 잔혹해지는 소녀. 하지만 그 아이들을 마냥 비냥할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이 변스럽지만 너무나도 순수하기 때문이다. 아무런 가식없이 상대방을 좋아하기에 그 소년, 소녀의 변태짓이 변스럽게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공감을 하지도 않았다. 그저 잔인할 따름이더라.

  잔인하지만 순수한 사랑이라... .

 

  문득 김기덕의 영화가 보고싶어진다. 김기덕과 동문인 한 대학교수(나는 그 교수처럼 공부안하는 듯이 보이는 교수는 못봤고, 그래서 학문적으론 내심 경멸까지 했다. 지금은... 그에게 영화학의 일부분을 배웠다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기억도 가지려 하지 않는다)의 말처럼 '영화를 막 찍어내는' 김기덕의 영화가 보고싶어진다.

  김기덕의 필름들에서도 간혹 잔인함과 순수함이 보이기 때문일거다.

 

  하지만 후반부의 그림들과 이야기를 보고서도, 단지 잔인하고 변태스러운 아이들의 병적심리상태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너 죽어, 라는 소녀의 말 한마디에 자살하기위해 폭포로 몸을 던지는 소년.

  소년의 자살시도 실패 후, 한 쪽 눈을 못쓰게 된 소년과 같아 지기 위해서 자신의 멀쩡한 한 쪽 눈을 실명시켜 버리는 소녀.

 

  이것은 사랑일까? 아니면 사랑이 왜곡된 것일까?

 

 

  적어도 이건 확실한 듯 하다.

 

  1. 나는 동성애를 인정하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동성애를 옹호하지는 않는다.

  2. SM에 대해서도 이해하긴 힘들지만, 내가 인정하기 힘들다해서 그들을 단순히 정신병자로 몰아부치긴 싫다.

  3. 사랑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누구와 사랑하고 싶어하지는 알겠다.

 

 

  "나 이런 시간을 좋아해."

  도로의 선을 따라 걸으며, 레이디 제인은 양손을 뒤로 잡고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 그림자를 밟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뒤를 따랐다.

  "낮은 금방 끝나잖니? 밤도 금방 찾아오잖니? 그렇지만 너무 아름다워. 우리 마음도 그런 것일까? 금방 변해버릴까?"

  "마음이라니?"

  "야자키, 너무해. 내가 장미꽃을 보낼 때 분명히 말했잖아."

  나는 우뚝 멈추어 서서 카메라를 눈에다 대고, 좋아, 라고 말하고, 해, 를 덧붙이면서 셔터를 눌렀다. 부끄러운 듯 레이디 제인은 미소 지었지만, 그 완벽한 미소는 석양에 지워져, 필름에는 남지 않았다.

 

 

  천사 레이디 제인, 마츠이 카즈코와의 사랑은 1970년 2월, 비가 내리던 일요일에 그녀의 일방적인 변심으로 끝나고 말았다.

  천사에게 연상의 남자친구가 생긴 것이다.

  그 남자친구는 규슈대 의학부에 입학한 사람이었다. 천사는 도단에 입학하였다. 우리는 기치조지를 중심으로, 싸늘한 관계가 되고 나서도 몇 번 데이트를 했다. 이노가시라 공원에 벚꽃이 질 무렵, 천사는 남자친구와 결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날 밤 나는 산토리 위스키 한 병과 백포도주 반 병과 적포도주 한 병을 마시고, 카레라이스와 소고기 덮밥을 두 그릇씩 비운 다음, 밤중에 플루트를 마구 불다가 같은 연립주택에 사는 야쿠자에게 뺨을 왕복으로 네 대나 맞았다.

  내가 소설가가 되고 나서 몇 번 편지가 있었고, 전화도 한 통 받았다. 전화가 왔을 때, 나는 보즈 스캑스의 을 듣고 있었다.

  "아, 보즈 스캑스로구나?"

  "응, 그래."

  "아직도 폴 사이먼 좋아하니?"

  "아니, 이젠 듣지 않아."

  "그러니? 나는 아직도 듣고 있는데"

  "잘 지내?"

  천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전화 이후, 편지가 왔다.

  보즈 스캑스가 흐르고, 야자키 씨의 목소리를 들으니, 문득 고교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나도 보즈 스캑스를 좋아하지만, 듣지 않아요. 작년부터 올해에 걸쳐 좋지 않은 일만 일어났어요. 그래서 지금은 자주 톰 웨이츠를 들어요. 괴로운 일들을 잊어버리고 싶지만, 정말로 괴로운 일을 잊기 위해서라면 다른 삶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녀의 편지 마지막에는 폴 사이먼의 노래 가사가 타이핑되어 있었다.

  Still crazy after all these years...... .

  레이디 제인은 브라이언 존스의 쳄발로 소리 같은 느낌으로 살아갈 것이다.

 

  ㅡ무라카미 류. 『69』가운데

 

 

  소년과 소녀, 영화안이 아닌 영화밖의 소년과 소녀들이 그렇게 살도록 내버려 두자. 소설속의 야자키와 레이디 제인이, 소설밖 현실속에선 무라카미 류와 그의 첫사랑으로 그렇게 살아가고 있듯이. 사람들의 사랑의 빛깔에 대해서 내버려 두자. 핑크빛이 아닌 사랑도 환상적인 사랑일 수 있고, 빨간색이 아닌 사랑도 정렬적인 사랑일 수 있다.

 

  그러니 당신이 어떤 사랑을 하던지 간에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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