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보다 막대사탕을
더 좋아했을때
우유보다 더 하얀 치스는
우리집 강아지였다
엄마랑떨어져 살았던 몇년동안
작고초라하게 주눅들어있던 내게
치스는 엄마이자 아빠였고
친구였다
남들앞에선 엄마가 보고 싶다고
눈물을 보이는게
자존심이 상했지만
치스 앞에서는 얼마든지 울 수있었다
하지만 ,
시간은 모든걸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치스는 엄마가 돌아온 그날부터
우리엄마가 아니였고
주희라는 예쁜 친구가 생기고 나서부터
내친구가 아니였다
더이상 사랑받지못한 작고조그마한
우유에 퐁당
빠졌다 나왔던 치스는
시골로간지 며칠 되지않아
독사에게 물려죽었다
아무도모르는 시골에서
우유를 닮은 치스는 그렇게 별이 되었다
중학교 1학년
집에서 키우던 병아리 삐약이가
내동생 발에 밟혀 죽었다
엄마인줄 알고
쫄쫄쫄
따라다니다가
7시간을 울었지만
내장이 다 보이는 병아리는 내가 좋아하는
노란털이 아니라 만지고 싶지도 않아서
외면해버렸다
역시.
눈물의 이유는 사랑이아니라
아쉬움이였다
고1
주머니에 600원이 남아있었다
그돈으로 길가에 있는
꼬꼬를 사왔다
일주일이 안되
꼬꼬도 죽어버렸다
죽기전 꼬꼬약을 사러 약국까지 울며 뛰어갔던
그 길목에서까진
꼬꼬를 정말 사랑했는 지도 모르겠다
다음날.그다음날이 되도 나아질기미는
보이지 않고 굴굴거리는 꼬꼬를 보고있자니
지긋지긋했다
어짜피죽을건데
차라리 지금죽으면
그냥울고 끝내면 되잖아
친구를만나고온 그날
꼬꼬는 혼자 죽었다
근린공원 노란꽃밑에
꼬꼬를 묻고 오는 길목에서
내 소원대로
난 울었다
미안해서가 아니라
옆에있는 친구에게 불쌍해보이고 싶어서
아마
그럴거다
꼬꼬보단
내가더불쌍해 보이는 '영화'를 찍고싶어서
고2 6월 28일
작고 검정얼룩이 있는
흰 고양이를 키우게 됬다
작고 귀여워서
좋았다
이름을 유키라 짓고 이뻐해 줬다
발정이 났다
중성화를 시켜 유키의 자궁을 드러냈다
배를 얼기설기 꼬매고
아무것도 먹지못하고 몇일동안
마취의 부작용으로 구토만 해대는
유키를 보며 생각했다
어쩔수없잖아..
나랑 살려면..
그렇게 유키와
만난지
1년이 다되간다
유키는 야생의 본능을 잃어
밖에나가는걸 무서워 한다
산들거리는 바람이나
눈처럼 흩날리는 벚꽃이나
소나기나
별이나
..
사료와 물
깃털이달린 장난감
쇼파위에서의 낮잠
한명뿐인
친구가 오길 기다리는
그 지루한 시간들
이것이 전부인
32평의 공간에서
유키는 1년이 다 되는 기간동안
행복했을까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유키는 내옆에서
무기력한 잠을 자고 있다
하나뿐인 친구를 만들고 싶었던 내 욕심으로
결국 난
너에게 하나밖에 없는 친구가 되었지만
나는 너에게
무엇을
해준걸까
난 아직 온전히 상대방을 사랑할 자신이 없다
사람은 이기적이다
근린공원 낭만고양이 영심이나
우리동네 검정고양이 꼬마
오래된 터줏대감 강아지 영감아저씨
그리고 유엔아이의 신참 강아지 깜시
사육되고 있는
수많은 동물들과
그안에 유키
어떤것이 더 그들을 위한것일까
그래
상대적인거야
라고 ...
합리화
유키는 자면서 무슨 꿈을 꿀까
마음만은
아프리카 세렝기티초원에서
열심히 쥐를 잡고 있니?
내가널
정말 사랑하고
사랑하는걸까?...
앞으로 너와나의 시간속에서 내가 널 온전히 사랑할수 있을까?
유키야
미안해
치스야 미안해
삐약이도
꼬꼬도
모두다 미안해
2006.5.3
새벽3시37분
성지연
IN아틀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