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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배운 것은 반드시 써먹어라.

김희달 |2006.05.07 10:27
조회 96 |추천 0

     요사이 대학을 가야하는 지 나에게 묻는 학생들이 많다.

     "대학같은데 꼭 다닐 필요가 있을까요?"

     "빌게이츠, 스티브 잡스, 맷 데이먼 다 대학 중퇴했는데요."

      물론 이런 질문들은 내가 대학 다닐 때도 했던 고민이기에, 이렇게 질문하는 학생들에게 나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금방 말한 사람들처럼 성공하고 삶에 대해 만족할 수 있으면 지금이라도 당장 대학 그만두어라."

     나는 학교 다니는 것을 매우 즐긴다.  허나 학교가 싫을 때도 분명 있었다.  그런 내가 대학을 포기하지 못한 이유는 나에게 진지한 삶을 가르쳐주신 교수님이 계셨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시절부터 대학시절 불교 교리에 심취해 있던 나는 중이 되려고 몇번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었다.  어릴 적부터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헤르만 헤세 (요새 젊은이들사이에서 인기있는 파울로 코엘류의 "The Alchemist"(연금술사)와 같은 철학적인 책들을 즐겨 읽었던 나는 정상적인 삶을 거부하고, 은둔하고 싶었다.  속세는 나에게 너무 재미없고, 더럽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실로 복잡하고 피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들로 가득차 있으며, 피하기보다는 이를 맞딱드려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야한다.  이를 나에게 가르쳐주신 분은 바로 뉴욕대학교 Finklestein 교수님이다.  프린스턴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신 교수님은 유태인이면서 우리에게 히틀러의 자서전인, "Mein Kampf"를 읽게 하셨고, "공산당선언"을 읽게 하심으로써 공산주의의 잘못된 점을 제대로 이해하게 하셨으며, 논리와 이성으로써 감정에 호소하는 자들의 유혹에 빠지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툭하면 학생시위에 참여하다 경찰서로 끌려간 것도 한두번이 아닌 가난한 교수님은 회계사 친구로부터 연수입이 자전거수리공보다 ($15,000) 적다고 놀림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 교수님으로부터 배운 매우 중요한 가르침은 배운것은 써먹어라는 것이다.  다른 교수님과 달리 책을 단순히 읽고 내용만 이해시키기보다 배운 내용을 실제 우리 삶에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 가를 예로 들어 보여주셨다.  예를 들어, 히틀러의 "대중은 우매하며 이들의 감정에 호소하라"라는 말이 현대사회의 광고에 얼마나 많이 이용되는지를 보여주셨다.  그리고는, 일기를 매일 쓰게 하셔서 우리가 학습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가 또, 어떻게 적용시키는가를 한명한명 꼼꼼히 읽어보시고 확인하셨다.

     한번은 채플린의 모던타임즈를 보여주시고는 동물들처럼 우루루 공장에 들어가 기계처럼 일하다 직업병까지 갖게 되고, 시위에 참여하다 영창신세까지 지게 되는 한 평범한 소시민의 삶을 통해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을 꼬집으셨다.  많은 학생들은 두 부류로 나뉘어 토론을 했다. 

     "부는 대대로 내려오며, 부자는 더욱더 부자가 된다.  자본주의 사회의 계층간 차이는 더욱더 벌어져 언젠가는 폭동이 일어나거나, 결국 멸망한다.  이것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부분의 학생들은 부는 계승되며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며 가난한 자는 더욱 가난해진다고 했다.  그래서 이런 공평하지 않은 세상을 평등하게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교수님도 이쪽 편이셨고, 오직 나만 반대편에 섰다.

     "부는 계승됩니다.  록커펠러나 케네디를 보세요.  1대에서는 사업을 하거나 투자를 해서 돈을 많이 벌었지만, 2대, 3대에 와서 뭘하는 지도 모릅니다.  단지, 잘난 선조덕에 돈을 펑펑 써대면서 계속 호의호식하고 놀죠."

     "사회계층간 차이는 더욱더 심해집니다.  새로운 세금정책이 나오면 가난한 자들은 방법을 몰라 더욱더 정부의 세금횡포에 시달리지만, 부자들은 오히려 이를 잘도 피하지요."

     "지난번 대선때의 로스 페로를 보세요.  그는 대통령이 되면 자기재산의 큰 일부를 기부하겠다고 했죠.  진정 미국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겠죠.  하지만, 그는 수십억달러의 재산을 가지고 있고, 또 매년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이면서 실제 그는 세금으로 수입의 1%로도 내지 않아요.  힘들게 맥도날드에서 일하면서 $300를 버는 고등학생이 사회보장연금(Social Security)으로 거의 50%을 세금으로 낸다는 걸 가만하면 말도 안되는 일이죠."

      "부자는 돈을 벌어서 아이들을 좋은 환경에서 교육시키죠.  그리고, 그 부는 영속됩니다.  현재 뉴욕시장인 쥴리아니를 보세요.  그는 마치 뉴욕을 위해 많은 일을 한 것 같지만, 뉴욕시 공교육은 엉망이예요.  얼마나 그러면 자기 자식은 비싼 사립학교를 다녀요?"  실제 뉴욕공립초중고등학교에서 교생실습을 나간 나로써는 이를 공감한다.  당시만 해도 뉴욕시내의 공립학교들은 당시 한국의 학교들보다 (개발도상국) 열악했다.  공장같은 학교에 운동장도 없는 공립학교들이 수두룩했다.

     "여러분들은 그럼 이 비싼 대학(NYU는 사립이다) 에서 다닐께 아니라, 요기 옆 내가 가르치는 뉴욕 시립대(CUNY) Hunter College에서 싸게 수업받지 그래요?  학비도 더 저렴하고, 나는 똑같은 수업을 하는데요?  이 학교의 네임벨류때문인가요?"  여기에 교수님이 덧붙였다. 

     이에 학생들은 아무말도 못했다. 

     "하지만, 가난했다가 부자가 된 사람은요?"  어릴때 정식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성공한 사람들도 있잖아요?" 내가 반박했다.

     그날의 토론은 공산주의자들의 승리였다.  열세인 나는 졌지만, 패배를 인정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어릴적부터 아버지께서 가르치신 것과는 너무 달랐을 뿐더러, 부유한 부모님의 도움으로 비싼 학교에 오게된 이들이 부모님의 힘들게 이뤄놓은 성공을 아무것도 아닌양 비난하는 게 싫었다.  나는 다음주 토론을 이기기 위해 많은 연구를 했다.  많은 사람들과도 이에 토론도 했으며, 경제 잡지도 보게 되었다.  그러던 중, 나는 아주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Rice University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한 한국인 경제연구원이 쓴 책에 나온 Fortune 잡지의 기사였는데, 이는 30년전의 세계100위권 안에 들어있던 기업들이 오늘날에는 30%밖에 남아있지 않았으며, 한국도 이와 거의 다를바 없었다.  대한민국 건국당시 잘나가던 기업들은 시멘트, 쌀, 직물과 연관된 산업들이었다.  그러나 30년이 지나서 이들중 70%는 100위밖으로 나가떨어진다.  이 말은 부는 절대 영속 되지 않으며, 오히려 회전한다는 걸 의미한다.  즉, 가난한 자는 열심히 노력해서 부자가 되고, 타성에 젖어있는 부자는 다시 가난하게 된다는 것이다.  부모님이 부유하지 못하다고 해서, 부모를 탓할 게 없고, 부모님이 부유하다고 해서 고마워할 게 없다.  가난한자는 부모로부터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난을 물려받고, 한군데 모든것을 집중할 수 있기에 오히려 많이 다양하게 아는 부자들보다 오히려 더 쉽게 부자가 될수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열심히 일하며 준비하는 나인것이다.

     그 다음주 토론이 시작되자 나는 자랑스럽게 그 책을 펼치며, "부는 영속되지 않는다."라는 것을 3분에 걸쳐 멋지게 연설을 했고, 다들 뒤로 놀래 자빠졌다.  공산주의자들은 그날 한마디도 열지 못했고, 교수님도 반박하지 않으셨다.  나의 완벽한 승리였다.

      대학에서 뭘 배우느냐고?  두가지를 배운다.  한가지는 지식과 기술을 배운다.  대학에서는 전공을 정하여 배움으로써 직업과 생활에 필요한 지식와 기술을 쌓는다.  나머지 한가지는 사고력증진이다.  대학에서는 생각하는 능력을 키움으로써 현실대응능력은 물론 지혜를 배워나가도록 한다.

      대학생활을 막 시작한 학생들과 현재 대학생들에게 다음을 당부하고 싶다.  대학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라.  대학생은 실수를 해도 용서를 받는다.  그리고, 많이 생각하라.  대학에서 배운 것들을 어떻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지 고민하라.  뭘하고 살까가 중요한게 아니라 인생을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배운 것을 잘 생각하여 현실에 맞게 써먹을 때 한걸음씩 발전하며, 성공에 한걸음 더 가까워지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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