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은근스럽게' 대추리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다.
전경은 물론이고, 군인까지 파견될 정도의 커다란 시위현장임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이리도 언론에 공개가 되지 않는지, 나는 사실 상식적인 차원에서 이해가 힘들다.
이런 의아함을 지닌 채, 우연히 아는 사람이 올린 대추리 답사기를 읽었다. 분명 그 글은 유린 당하는 대추리 사람들의 인권을 중심으로, 폭력적 진압을 시도하는 정부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써 내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 글에 보이는 '믿지 못할 현실'보다 더욱 더 믿기지 않는 것은 그 글에 달린 댓글들이었다.
댓글들은 하나같이 다 '쭉쩡이'들이었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분명 글은 대추리 사람들이 폭력과 강제성으로 일관된 진압에 유린 당하는 인권을 중심으로 쓰여있는데, 댓글들은 대추리 사건의 배경정도의 것들로 비아냥 거리는 글들이 대부분이었다.(반미사상, 사회주의, 전경과 시위와 같은...) 의문이 들었다. 그들은 글을 읽긴 읽은 것일까? 단지 종종 대하던 투쟁에 관한 글을, 습관적인 행동으로 대처해 버린 것은 아닐까?
그 곳에 글을 올린 치들처럼, 나도 유치하게 한 문장 보태야겠다. 나는 반미주의자도, 사회주의자도, 보수주의자도, 진보주의자도, 혁명분자도, 빨갱이도 아니다. 이 중 그 무엇이 되기에도 소양이 부족한 평범하기 그지 없는 학생이다.
그러나 한가지만은 분명히 아는 학생이다. 대추리 사람들이 안타깝다. 대추리 사람들이 당하는 폭력이 안타깝고, 시위를 진압하며 거칠게 달아오를 전경과 군인들의 감성이 안타깝다. 대추리 사람들이 무슨 큰 죄를 지었길래 짐승처럼 폭행당해야하며, 전경과 군인들은 무슨 권리를 지녔길래 사람들을 군홧발로 짖밟을 수 있는 것일까.
사상과 국가라는 편협한 시야에서 눈을 거두고, '사람'이라고 하는 두 글자를 통해 대추리 사람들을 바라보자. 그들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바라보자. 그들의 눈물을 외면해야만 하는 전경과 군인들을 바라보자. 이게 무슨 난리란 말인가. 이게 무슨 웃지도 못할 괴로운 희극이란 말인가.
언젠가 가족에게 '평택에 가보고싶다'고 얘기했다가 말머리만으로도 호되게 욕을 먹었다. 그러나 나는 평택에서 투쟁을 하기 위해 그곳에 가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언론이 말하지 못한다면, 직접 가서 내 눈으로 그곳의 실상을 확인하고 싶었다. 단지 그 뿐이었다. 그리고 그 날은 이해할 수 없는 현실을 또 한번 느끼게 된 날이 되기도 했다.
왜 언론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걸까?
왜 대추리 사람들은 탄압받아야 하는 걸까?
왜 나라는 그곳에 군대를 투입했을까?
또 왜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것일까?
왜 사람들은 언제나 시위현장에 대해 무관심할 수 있고, 부정적일 수 있는 것일까?
그저 대추리 사람들이 안타깝다.
그들을 진압하는 이들은 가련하다.
이들을 움직이는 자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