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비리의사 입니다. 내과를 2년째 전공하고 있는 27세 의사입니다. 정말 성심 성의껏 돌봐드렸고 그래서 친하다고 생각했던, 어느 암환자의 보호자 할머니... 암환자인 환자가 힘이 없고 영양 상태가 안 좋은데다 죽을 반밖에 못 드셔서 영양제 처방이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데 어느날 저한테 오셔서는 언성을 높이시더군요. "왜 밥먹는 사람한테 영양제를 줘서 비보험으로 되게 만들어요!" 그만 할말을 잃어버렸습니다,,,,,, 대체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기사를 보니 의사들이 1조 4천억 남은 돈으로 수가 올려달라고 했다더군요. 흠,, 나도 의산데...... 그런제 저는,,,,,, 보험 수가 올려달라고 행여나 생각한 적도 없습니다. 맨날 응급실서 뼈 골 빠지게 욕 얻어먹어가며 일해 봤자 돌아오는건 더 큰 욕밖에 없는데 언강생심 무슨 수가 인상입니까. 하루에 24시간 당직 서가며 받는, 세금 떼고 2600만원 연봉이나 삭감 안 당하면 다행이게요. 그런데 한 가지 억울한 건 죽 반밖에 못 먹는 암 환자한테 4000원짜리 영양제 처방했다고 삭감시키고 비보험으로 돌려서 "과잉 진료 비리 의사"로는 만들지 않아 줬으면 좋겠군요. 더불어 그렇게 아낀 돈 암환자한테 돌려준다니 선심 많이 써서 좋겠습니다. 그래서 얘긴데 그 돈 말이죠. 이렇게 써보면 어떨까요? 백혈병이나 림프종의 새로운 치료제로, 효과가 좋으나 값이 100만원에 가까워 엄청나게 까다로운 보험 적용 기준을 가지고 있는Rituximab이라는 항암제, 혹 심근 경색 환자들에게 한 혈관당 2개 이상 들어가면 보험이 안되어 결국엔 그 비용이 500-1000만원에 이르는 관상 동맥내 스텐트,, 등에 대한 보험 적용을 좀 더 폭 넓게 하는데 말입니다. 아니, 하다 못해 4000원짜리 영양제에 대한 보험 적용이라도 좀 넓게 하는게 어떨까요. (이런 예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 현재는 이런 것에 대해서 보험 처리한다면 의사는 "비리의사"로 전락하고, 만약 비보험 처리한다면 환자가 "거덜나버리는" 황당한 상황이랍니다.) 제발 수가 인상 같은 거 안 해줘도 되니까 병원에서 환자들이랑 보험가지고 실랑이나 좀 그만하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시간에 환자 얼굴을 한 번 더 본다면,,, 환자분들이 훨씬 좋아하실텐데요. ///////////////////////////////////////////////////////////// 저는 착한 의사입니다. 비리 의사분은 아직 너무 젊고 어린 사람인 것 같네요. 저도 젊고 어렸을 때는 비리 의사였지만, 지금은 착한 의사입니다. 환자를 위해 최선의 진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의대생, 전공의 시절을 거쳤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침이 의학적 지침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곧 깨달았습니다. 대학에서 교수님들이 가르치던 의학적 진리는 심사평가원에 근무하는 공무원의 전화통화보다도 못한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암환자가 식사를 하면 영양제를 주면 안됩니다. 그러면 삭감당하고 비보험으로 청구하면 비리 의사로 찍힙니다. 잘못하면 TV에 방영될 수도 있죠. 년말이면 심심치 않게 나오는 부당청구 의사로 찍힐 수도 있습니다. 배가 고프시겠지만 어쩌겠습니까? 착한 의사로 살아남으려면 배고픈 환자라도 방치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열심히 칼로리 계산해서 영양제도 놓아드리고 했지만 조금 지난뒤 그런 짓을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수많은 삭감 통보와 이의 신청을 해 보지만 환자가 죽을 먹을 수 있는데 왜 영양제를 불필요하게 주느냐는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의 회신에 무릎을 꿇어야죠. 위궤양 환자가 와도 절대 좋은 약을 쓰지는 못합니다. 내시경을 하지 않으면 왜 그렇게 좋고 비싼약을 쓰느냐는 것이 우리나라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의 규정입니다. 저는 환자가 속이 쓰리고 아파도 감히 좋은 약을 처방하지 않습니다. 속이 좀 더 쓰리시겠지만, 착한의사로 남기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일입니다. 어느 외과 선생님이 개업하셔서 진료하신 환자분이 쓸개에 염증이 생겨서 쓸개 제거 수술을 하셨는데 왜 감히 개업의가 쓸개 제거 수술을 하냐고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말하고 삭감했다고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침을 잘 따라야 좋은 의사가 되고 착한 의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 건강이 좋아질런지는 의문스럽죠. 전에는 졸업후에도 최신 의학을 습득하기 위해서 각종 학회나 연수강좌에도 부지런히 다녔지만 지금은 부질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최신 의학기술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절대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냥 저희들은 지침대로 진료하여야만 한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비리 의사같은 분이 많을수록 국민 건강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민단체나 정부가 있는한 저같은 착한 의사들이 더 많이 생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