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좀 전에 심심해서 파도타기를 눌렀다가
일촌 이름들을 하나씩 훑어보게 되었는데
그들도 그렇게 생각하는진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 서로 일촌의 의미가 없어져버린 사람들도 꽤 있었어.
일촌 상위등록 리스트에서 자주 안가게 되버린 사람들을
제외해 버리면서 이런 생각의 발동이 걸려버렸나봐.
오늘 보니까 싸이 일촌이 178명이나 되던데. 기분? 그냥 썩, 그래.
물론 더 많은 사람들이 허다하겠지만 매개체가 싸이라는 걸 생각해봤을때 어쩌다 이렇게까지 많아졌지. 이젠 서로 왕래도 없는데. 이러면서 어떤 식으로든 정리를 시도할 때가 됐다는 생각은 어렴풋이 들더라.
예전에 언젠가 한 번은 맘 먹고 전화번호를 싹 지워버린 적도 있었지.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연락조차 안 하는 사람들을 지워나가면서 내 마음 속에서도 하나 둘 정리 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아니면 어떤이에 대한 복잡한 심정을 스스로 감당 못한 채 그런식으로 해결하려 했는지도 모르고.
난 번호를 썩 잘 외우진 못하니까...
한때는 200개를 웃돌던 폰전화번호부였지만
얼마 전 a/s센터 실수로 전화번호 자체가 날라가버려서 오늘 아침까지 7개였다가 지금은 약간 늘어나서 38개뿐.
나 그 때 직원이 괜찮으시냐고 죄송하다고 쩔쩔맬 때, 속으론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했어. 푸하하..
근데 고작 이 38개가 현재 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숫자라는 게. 어떻게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그렇네.
그래서 말인데, 이상해.
나이를 먹을수록 나한테 있어서 소중한 사람들이 점점 줄고 있는 것 같아. 상위등록 리스트에 들었다는 건 그만큼 소중한 사람이라는 의미인데, 그 중 한 서너명을 취소한 것 같아... 그 사람하고의 관계를 의식하고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이름을 보니 낯설어서 어 이사람이 여기 왜 있지? 하고 취소했을 뿐인데, 마음은 영 씁쓸하네.
시간이 흘러서 자기 자리에 정착하게 되면 다 좋아질 줄 알았어.
하지만 전혀, 인생은 단조롭고 일상적이면서도 너무나 막연해.
언제 어떤 일이 생길 줄 모르겠더라고. 또 너무 바쁘고...
연락을 안하게 되버린 사람들,
한 때는 웬만큼 아끼고 아껴주던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사실 아쉽긴 하지만
시간이 벌여놓은 그 사람들과의 공백을 뭘로 매꿔야 하나 고민하고 앉아있는 건 솔직히 우습고 부질없는 일일 뿐이잖아..
아니, 그들 중 몇몇만큼은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싶지. 그치만 어디 그게 말처럼 쉽니. 그런 건 한 쪽만 원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사람이 어떻게 해볼 문제도 아니더라구. 해보니까 알겠던데 뭘...
2006년 처음 시작하면서 다짐했던 게,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도 물론 중요하지만
지금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과의 인연을 계속계속 쭉쭉 이어나가자는 거였는데. 실수만 연발하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슬퍼.
치. 아무도 모를꺼야. 내 마음은.
이것도 나만 생각하는 쓸데 없는 공상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