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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랑과마주치던 날

김하나 |2006.05.23 08:34
조회 45 |추천 4


*그 남ㅈㅏ* 그녀와 걸어가다가 신촌 그 복잡한 길 위에서 예전에 사귀던 친구를 만났어요。 뭐 이젠 친구죠。 헤어질 땐 너무 밉고 야속해서 다신 안 보려고 했는데 또、뭐、보니까 반갑더라구요? 솔직히 상황이 나한테 유리했죠。 그 친구는 혼자 있었는데 나는 마침 예~쁜 내 애인이랑 같이 있었으니까。 유치한 거 알지만 자랑하게 되더라구요 "어、여기 내 여자 친구야。 되게 예쁘지!" 내친김에 인심 좋게 두루두루 안부까지 물었죠。 "부모님은 다 잘 계씨지? 동생은 그 때 재수했는데 아、합격했어? 잘됐네。 그 강아지、똘똘이도 잘 있고?" 그러고 나서 돌아서는데 와、어찌나 어깨에 힘이 들어가던지。 '너 아니라도 나 잘산다。' 야릇한 통쾌함도 느꼈지만 그것보단 지금 내 옆에 그녀가 있다는 게 그렇게 든든하더라구요。 괜히 막 고맙고、또、 '내가 너를 만나려고、 쟤한테 막 상처받고 그랬구나。' 그래서 어느새 스르르 풀려 있는 깍짓손에 힘을 팍 주고 결심했죠。 '이제 나는 너만 있으면 된다! 너는 절대 안 놓친다!' *그 ㅇㅕ자* 오늘、우연히 그 사람 예전 여자 친구를 봤어요。 사귄 사람 있었다는 거 알았지만 신경 안 썼거든요。 없었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거니까。 그런데 막상 만나니까 좀 그랬어요。 잘은 모르지만 그냥 가볍게 사귄、그런 사이는 아닌 것 같더라구요。 그 집 가족들 소식에、강아지 안부까지 아직 나한테는 그런 말 한 번도 해준 적 없는데 우리 아빠가 뭐 하는지、엄마가 어떤 분인지 제대로 물어 본 적도 없거든요。 순간、김이 샌달까 화가 난달까 나도 모르게 잡고 있던 깍짓손을 풀어 버렸어요。 곧 다시 잡히긴 했지만 내 손엔、다시 힘이 들어가지 않았죠。 그 사람이 그 여자를 완전히 못 잊었다거나 그런 의심을 하는 건 아니에요。 아마、내가 가 보지 못한 곳에 가 본 그 여자에 대한 질투 같은 거겠죠。 그런 걸 내게 다 보여 준 남자 친구에 대한 서운함이기도 할 테고。 보이지도 않는 상대를 질투하는 거랑 내가 본 사실을 질투하는 건 좀 다른 것 같아요。 잠이 잘 안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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