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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을 목격한 소녀.

이은선 |2006.05.26 12:07
조회 60 |추천 0

네모난 꽃가지에 매달린 태양 조각에 한 쪽 꽃잎이 창백하게 색이 바랜 시간.

이른 새벽에 너덜 너덜, 투덜 투덜 걷는 머리 위로 떨어지는 반듯한

그림자가 태양과 같은 방향으로 자빠져, 좀처럼 움직이려 하지 않는 환경 미화원이 울리는 종소리 시간.

 

석회가루 한 가득 머금은 종달새가

"죽었어. 움직이질 않아. 마네킹이야."

컹컹 짖는 소리에 개인 줄 알았던 남자가 자신을 보는 듯한 종달새의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랬던 이 시간에.

 

"저 빌딩 그림자가 죽였어."

봉숭아를 손톱에 물들인 꼬마 계집이 야무지게 빌딩을 향해 소리치다가... 그러다가...

그림자를 끌어내서 저 멀리, 냇가,

졸달새가 지저귀는 숲으로 데려가는 계집의 찢겨지고 아물기를 몇 십번 거듭한 딱딱한 발 뒤굼치.

 

눈을 감고

 

그림자가 숨쉬는 소리. 나뭇잎이 바스럭 거리는 소리.

그림자가 콜록 거린다. 천천히 태양 반대 편에 서서 기지개를 켜고 있는 그의 메마른 숨소리. 갓 난 아이의 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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