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이다.
내 기대(?)와는 달리 월드컵대표팀이 통쾌한 승리를 이루어낸 바로 몇 시간 후인 지금이 내 생일이다.
생일이다.
점심을 어제 마신 술에 대한 숙취를 달래기 위해 라면을 끓여먹고 다 차지 않은 배를 달래려 밥통에 밥을 찾다가 '취사' 버튼을 누르지 않고 출근한 엄마의 건방증에 애써 쓴 웃음을 지어야했던 그 다음날이...
온 종일 '취사' 버튼을 누르지 않은 엄마에 대한 짜증에 밤 늦게 들어온 엄마에게 절대 가족끼리 나누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어기고, 다 똑같은 놈들이라며 선거를 외면하는 엄마를 붙잡고 이번만큼은 '민주노동당'을 찍어달라고 애원하다가 결국 싸움으로 번진 어제와 오늘을 넘나드는 그 시각이...
생일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대표팀의 출정식이기도 한 마지막 평가전을 TV중계로 지켜보며, 웃기는 얘기지만 난 눈물을 흘렸다.
애국이나 붉은 악마라는 정체도 불분명한 감성에 기댄 월드컵 마케팅에 입각한 TV광고를 보며 울컥대는 나의 '싸구려 애국'에 어이 없어 흘린 눈물이 반이요.
경기 시작 몇 시진 전부터 시청앞 광장에 모여 한 방송사의 월드컵 마케팅에 너도나도 휘둘려 미쳐돌아가는 사람들을 '생중계'로 브라운관을 통해 지켜보며 흘린 눈물이 또 반이다.
제 나라 국가대표팀이 이기는 경기를 지켜보며 즐겁지 않을 국민이 세상에 어디 있겠냐만은...
2006년 독일월드컵을 보름 남짓 앞둔 대한민국은 2002년 한ㆍ일월드컵에서 보여준 그 놀라운 국민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재현할 힘을 가진 것 같아 씁쓸하다.
2002년 지방선거를 외면했듯 2006년 지방선거를...
2002년 떠나보낸 효순이ㆍ미선이를 대신할 2006년 평화의 땅 '평택'을...
너무나 쉽게 '잃어'버리는 대한민국 국민의 저력을 말이다...
그래... '우리는 대한민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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