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월의 마지막날.
인천 터미널에서 무작정 강화행 직행버스에 가슴을 실었다.
차표에 강화행이라는 목적지가 분명히 적혀 있었다만 목적지가
김포가 될지, 강화가 될지 나역시 모른다.
그냥 엉덩이를 의자 앞으로 깊게 내밀고 머리를 등받이에 깊게
쳐박고 창밖에 스치는 삐딱한 봄을 보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다.
얼마쯤 지났을까? 한시간 삼십분동안 작은 호흡과 눈껌빡임만을
허락하던 가슴은 검지손가락에서 살살 피어올라 고소한 니코틴향
으로 내가 흡연자란 사실을 자각시켜주기 시작했고 내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창밖에는 끝없이 펼쳐져있는 누런 바탕과 간간히
스치듯 지나치는 파란 팻말에는 '김포(GIMPO)'라고 친절하게
한글과 영문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여기서 웃음나는건 난 김포의
첫 영문이니셜이 'K'라고 생각했는데 분명 'G'라고 써있는 팻말은
한참동안 내 머리속을 어지럽혀 놨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소문으로만 듣던 '김포대학'건물을 지나칠때에는 우리학교가
너무 멋지단 생각이 들었고 입가엔 웃음이 곱절로 일었다.
이런저런 미소와 침묵의 두시간이 흘러서 강화대교를 들어섰다.
아주 잠시 가슴과 맞닥들인 봄햇살의 짜디짠 바다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곧 종착역인 강화터미널이 눈앞에 들어왔다.
사천오백원짜리 구멍난 차표를 내고 내리는데 뭐가 아쉬웠는지
마지막으로 내렸다. 주린 배를 '삼각김밥'과 '바나나우유'와
'THIS+' 연짝 두까치로 채우고 주위를 살폈다.
두시간동안 따스하게 데워놓았다 식어버린 자리가 그리워서
였을까?
터미널 주위를 30분쯤 서성이다 다시 터미널을 돌와가서 4500원
짜리 표를 사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또 다시 맞닥들일 '바다'와
입가를 웃음짓게 할 '김포대학'과 머리속을 어지럽게 할 'GIMPO'
팻말에 맞서서 절대 동요하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강화발인천행'
직행버스에 가슴이 아닌 머리를 실었다...
여행이람은 거창하고 그냥이람은 어처구니 없었던 바퀴 걸음...
가슴을 담고 달린 버스의 끝에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머리를 담고
달린 버스의 끝에는 뭐가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으... 피곤하다.
PS. 그동안 모두들 잘 지내셨는지요?^^
간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