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동 ( 동북아평화연대 사무처장)
2006년 6월 서울에서는 연해주 고려인 농업정착지원 캠페인 본부(이하 캠페인 본부)가, 7월 3일에는 연해주 현지 미하일로프카 우정마을에서 농업정착지원 센터가 준공식을 갖게 된다. 국제적으로도 그렇고 민족의 중요한 사안이 걸린 시기에 한국의 시민사회가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되어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현재 러시아 극동은 전반적으로 인구 감소 문제로 고민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대책을 모색하는 중이다. 극동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한반도와의 협력 필요성을 곳곳에서 제기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와 경계인 흑룡강성의 수분하와 동영에 각각 1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인 자유경제구역을 건설 중이며, 우수리스크 인근에만 300여개의 중국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 우정마을 앞에도 100ha 면적의 생산 및 상업 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중국인력의 이주가 계획, 실행 중이다. 크레모바의 프림코 농장 2지구 한가운데에는 5동의 커다란 돈사 단지가 건설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배후의 사료농사와 함께 그 규모를 확대해 가고 있다.
고려인들은 우수리스크의 소비재와 농산물, 중고 자동차 유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제품은는 중국 농산물이나 중국 소비재 그리고 일본 중고 자동차일 뿐이다. 한국과 연계한 산업이나 농업에서의 성공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정부는 최근 몇 년 동안 철도와 에너지 라인, 농업 등에서 중요한 기회를 쥐었지만 거의 실행하지 못하였다. 시민사회의 추동으로 진행된 고려인 140주년 이주 기념관 건축 사업도 이미 결정해 놓은 정부 예산을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아직도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 동북아시대를 목소리 높여 외치면서도 가장 중요한 '시기'와 '공간'을 흘려보내고 있는 것이다.
동북아평화연대(동평)은 1999년 이주정착민을 돕기 위한 자매결연 사업을 시작으로 연해주 고려인들과 인연을 맺게 되어 현지에 '연해주 동북아 평화기금'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연해주 물결운동'을 추진하여 왔다. 2004년 재외동포재단의 고려인 이주 정착지원 사업의 정기적 지원과 고려인 이주 140주년을 발판으로 우수리스크에 '고려인 이주 140주년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고려인 학교 부활에 참여하여 이 지역을 고려인 정착할 수 있는 문화, 교육, 역사, 복지의 터전으로 만들어가는 데 기여하여 왔다. 문화와 교육의 기반을 마련한 이후 2004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고려인의 자활과 농업정착을 위한 사업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2005년 들어서는 고려인들의 경제 자활을 위하여 한국에서 농업기술을 도입, 연해주 우정마을에서 실험을 하기 시작했으며, 고려인 농촌 정착을 위하여 크레모바에 주택지원 및 농업자금 대출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농업 센터의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캠페인 본부와 농업센터는 앞으로 고려인들의 농업 이주 정착을 확대하는 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2006년도에는 크레모바와 아시노브카에 30가구의 정착을 마무리하게 될 것이고, 2007년에는 약 6억원 규모로 5개의 농촌 마을에 100가구를 이주 정착시키는 지원 활동을 할 것이다.
여기에는 주택지원과 농업자금 대출 뿐만 아니라 마을센터 운영을 통한 한글교육과 문화활동, 의료지원 등 종합적인 활동이 벌어질 예정이다. 만약 한국 정부가 예정대로 고려인 동포 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돕는다면 이 규모는 훨씬 늘어갈 것이고, 연해주에서 고려인 농업의 기회는 그만큼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역사를 만들어가는 일을 할지도 모른다.
한국의 시민사회는 2005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고려인의 농업 정착에 힘을 모아 왔다. 자연농업협회가 농업기술 전수에, 아름다운가게가 4000만원을 지원해 8가구의 주택구입과 대출을, 사회연대은행이 4000만원으로 10가구의 대출과 대출지도 활동비를 , 동평 회원이 주택과농기계 지원을, 재외동포재단이 동평의 사업을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청년 자원봉사 단체인 코피온은 충분하고 지속적인 자원 봉사자 파견, 아시노브카 농촌마을에 마을 센터 건설과 10가구의 주택 결연을 약정하였고, KBS 6시 내고향과 와 삼성은 연해주 현장에서 모든 사업을 지휘할 50평 규모의 농업지원센터를 짓고 있다.
그리고 그런 힘들이 모여 캠페인 본부를 결성하게 된 것이다.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여러 가지 우연적인 요소와 필연적인 과정이 결합되어 이런 흐름을 만들어 내게 된 것 같다.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살면서 한국을 보면 한국은 차서 넘치는 사회이다, 연해주 땅에 비해 50배가 넘는 인구밀도를 가지고 있으며, 살아가기에 너무나 힘든 경쟁구도를 가지고 있다. 교육과 부동산 문제의 본질은 작은 공간에 넘치는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생기는 문제로 보인다. 넘치는 에너지의 건강한 출구를 찾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치의 국제적 안목의 후진성, 우리사회 리더 그룹의 전략 부재로 그 에너지들이 나아갈 길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 보면 한국은 모두 월드컵 응원이라는 1회적 이벤트 같은 것에 열광하면서 에너지를 소모하든지, 대부분은 종교를 통하여 에너지를 표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연해주라는 사회로 한국 사람들의 관심을 돌릴 수 있을까 회의했지만 지금 보면 방학 중에 봉사 활동이라도 하려고 나오려는 사람들로 넘친다. 그 건강한 에너지들이 흐를 장을 준비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아쉽다. 중국과 러시아 등 동북아시아 현지에서 활동하는 순수 비종교 NGO가 아직도 동평 밖에 없음이 그 반증이라 하겠다.
이러한 와중에 다행스럽게도 민족의 중요한 사안이 걸린 문제에 건강한 NGO들이 모여서 함께 에너지를 모울수 있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하겠다. 각 단체들이 궁극적인 목적을 실현하는데 에 힘을 모아 멋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를 바란다. 이 경험이 앞으로 동북아 시대의 과제를 풀어 가는데 주요한 경험이 될 것임은 두 말 할 필요가 없겠다.